조병식의 자연치유 11 – 치유는 마음에서 시작해 마음으로 완성
가파도
1. 암의 첫 번째 원인은 스트레스
내가 여러 자연치유법 중에 정신요법을 자연요법 다음으로 앞에 둔 이유는 자연치유법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다른 치유법을 아무리 잘해도 이걸 못하면 백약이 무효다.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좋은 음식 먹고, 좋은 약 먹고, 좋은 공기 마시고 아무리 좋은 걸 다 해도, 마음을 잘못 다스리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암을 만드는, 암을 키우는 가장 큰 원인 두 가지를 들면, 음식물과 스트레스다. 외국의 한 암전문가는 “암은 정신질환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암과 스트레스의 연관관계는 여러 보고서를 통해 밝혀져 있는데, '정신적 스트레스가 폐암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는 보고서가 나왔으며, 유방암이 밝고 명랑한 여성보다 우울한 여성에게 많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나는 입원 시 환자의 성격과 스트레스를 조사하고 있는데, 그 동안의 결과를 보더라도 이 사실은 명확하다.
내가 만난 암환자들 대부분은 마음의 병이 있었다. 거의 90% 이상이다. 처음부터 실토하시는 분도 있지만, “나는 특별히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았다. 성격도 원만한 편이다”라고 둘러대시는 분들도 가끔 있다.
암환자의 성격에는 공통점이 있는데,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스트레스를 잘 받는 성격이다. 너무 외곬인 성격, 남달리 책임감이 강하면서도 병적일 만큼 결벽성이 있는 완벽주의 성격, 너무 예민하고 급한 성격이다. 완벽주의는 흐트러진 것을 보지 못하고, 예민한 성격은 어떤 자극에 대해서 대충 넘어가지 못하고 이런저런 신경을 너무 많이 쓴다. 급한 성격은 일의 진행을 찬찬히 두고 보지를 못한다. 그러니 스트레스를 상대적으로 많이 받게 된다.
두 번째는 스트레스를 쌓아두는 성격이다. 내성적인 성격으로 자기표현을 잘 하지 못하는 편이다. 이런 분들은 성격 좋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데 스트레스를 받는데도 싫은 소리를 못해서 마음속에 꾹꾹 쌓아두기 일쑤다. 그때그때 풀지 못하니 스트레스가 쌓여서 마음의 병이 되는 거다.
세 번째는 화를 잘 내는 다혈질적인 성격이다. 화를 잘 내다보니 몸에 충격을 자주 주게 된다. 이런 분들은 간이 좋지 못한 경우가 많다.
네 번째는 사고가 경직된 데다 낙관적이고 긍정적이기 보다 부정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성격이다. 매사에 부정적이니 마음이 밝지 못하다.
다섯 번째는 욕심이 많은 성격이다. 식탐, 물욕, 명예욕 등 욕심이 많다 보니 몸과 마음을 혹사시키는 경우가 많다.
스트레스 내용이나 대상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면, 부부관계, 여자는 고부 갈등, 남자는 직장에서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경제 문제도 포함됐다.
이 결과를 보면 마음의 상처는 주로 가장 가까운 사람들끼리 주고받는 것을 알 수 있고, 현대인이 받는 스트레스의 가장 큰 부분은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비인간화하는 사회에 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2. 스트레스는 이렇게 암을 만든다.
스트레스는 어떻게 암을 만들까?
한마디로 설명하면, 스트레스가 우리 몸의 자율신경 체계와 호르몬 체계에 혼란을 일으키고, 그것이 문제가 돼서 면역체계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면, 면역이 떨어져서 암을 키우게 된다.
구체적으로 세 과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이 긴장하는데 교감신경의 긴장으로 인해 활성산소가 대량 발생해 세포가 파괴되고, 파괴된 세포는 재생되고, 이렇게 파괴와 재생이 반복되면 세포의 증식 유전자에 이상이 생겨 암세포가 만들어진다.
신진대사나 생식 등 생명 유지와 종족 보존에 관계가 있는 여러 기관과 그것들을 구성하고 있는 각종 세포에 분포해 기능을 조절하는 신경계를 자율신경계(또는 식물신경 · 생명신경)라고 하는데,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두 종류가 있다. 이 둘은 서로 길항작용을 한다. 즉, 우리가 긴장할 때 우세한 신경이 교감신경이고, 우리가 편안할 때 우세한 신경이 부교감 신경이다.
교감신경이 흥분하면 동공이 커지고 심장의 맥박수가 늘며 혈압이 오르지만, 소화기능은 반대로 억제된다. 반대로 부교감신경이 흥분하면 동공이 작아지고, 맥박 수가 감소하고, 소화 기능은 활발해진다.
교감신경의 긴장은 먼저 활성산소를 대량으로 만든다. 활성산소는 정상 세포를 파괴하는 폭탄인데, 과도한 활성산소의 발생이 문제를 일으킨다. 이 과정이 곧 '산화스트레스'로 쉽게 말하면, 스트레스를 받으면 세포를 파괴하는 독소가 우리 몸에 많이 생긴다는 의미다.
두 번째, 교감신경의 긴장은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켜 조직에 노폐물과 발암물질을 쌓게 한다. 골목을 가는데 끈 풀린 큰 개가 앞에서 으르렁거리고 있거나 어떤 미친놈이 몽둥이를 들고 설치는 상황에 직면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머리가 삐쭉삐쭉 서고, 얼굴이 붉어지면서 심장이 쿵쾅거리고, 식은땀이 나지 않겠는가? 교감 신경이 우세하게 될 때 이런 현상이 생기며, 혈관은 수축한다. 혈관이 수축하면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는다.
혈액순환이 잘 안 되면 우리 몸속에 노폐물과 독소가 그만큼 많이 쌓이고 발암물질이 쌓이면 당연히 암세포를 많이 만들게 된다.
세 번째는 림프구 수를 감소시켜 암세포를 감시하는 기능을 떨어뜨린다. 배설, 분비 능력 또한 떨어져 그 결과 암세포의 증식을 허용한다.
백혈구 중에서 60% 정도가 과립구(호중구)이고 30% 정도는 림프구인데 이 림프구는 변이세포, 암세포를 파괴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면역세포이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이 림프구가 줄어들고 반면에 과립구가 늘어난다. 그러니 암세포를 감시하고 파괴하지 못해 당연히 암세포를
키우게 된다.
이 세 과정을 통해서 암세포가 생기고 자라게 된다. 곧 스트레스, 마음의 병이 암을 키우는 원인이 된다.
이 과정은 내가 지난 5년 동안 수도 없이 많이 확인했다.
처음에 입원한 분들은 대부분 몸과 마음이 긴장된 상태에 있다. 그러면 몸에 노폐물, 독소가 많고, 기혈 순환이 좋지 못한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혈액검사 결과를 보면 림프구 저하를 보인다. 그러던 분이 긴장을 풀고 몸과 마음이 이완되면 해독도 잘 되고, 기혈 순환도 잘 돼, 림프구도 증가하게 된다. 물론 다른 요법들과 어우러져 그런 결과가 나타나지만, 이완의 기능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지난달에 백혈구, 림프구가 많이 증가해 정상화된 환자가 한 달 뒤에 한 혈액검사 결과 림프구 수가 뚝 떨어진 사례가 있다. 매우 의아해서 그 환자를 조사해 보니, 다른 이유는 없었고 심리 상태가 좋지 않았다. 불안감과 고민에 쌓여 있었다.
이처럼, 환자의 심리 상태가 면역 상태를 좌우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3. 암보다 더 무서운 불안감과 공포심
암 진단을 받고 나면 여러 심리 상태를 거친다. “아니야, 이런 일은 있을 수 없어” 슬픔과 부정, “어떻게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단 말인가” 울화와 분노, "00 때문에 내가 이 지경이 됐어” 원망과 미움이 그것이다. 삶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에 우울증에 빠지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다시 삶의 의지를 다지고 투병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그런데 가장 벗어나기 어려운 것이 병에 대한 불안감과 공포심이다.
치유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 불안감부터 해소해야 한다.
암이 생겼다고 결코 바로 잘못되지는 않는다. 충분한 시간을 주기 때문이다.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같은 병은 바로 저 세상으로 가는 경우가 흔하고, 교통사고의 경우에도 그렇지만 암은 충분히 시간을 준다. 초기나 중기에 발견하신 분들은 1년에서 몇 년 정도까지 시간이 있고, 늦게 발견하더라도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간이 있다.
물론 잘못 관리하고 치료하면 그 시간을 단축시킬 수도 있지만, 관리만 잘하면 얼마든지 억제해서 시간을 연장해 극복할 수 있다. 암이 사망률 1위지만, 암을 극복한 사람들도 많지 않은가? 최근에는 의학의 발전으로 5년 생존율도 꽤 늘었고, 암을 치료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게
시되고 있다.
그러니 암에 대해서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
암보다 더 무서운 것은 오히려 불안감과 공포심이다. 이것이 암보다 생명을 더 단축시킨다는 사례도 종종 보게 된다. 건강하게 생활하시던 어르신이 암 선고를 받고 나서부터 시름시름 앓다가 몇 달도 지나지 않아 돌아가시는 경우를 보았는데, 그 어르신의 생명을 단축한 것은 암이 아니라 암에 대한 공포심이었다.
불안감과 공포심에서 벗어나지 않고서는 절대 암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없다. 기 싸움에서 진다면, 그 싸움의 결과는 더 볼 것도 없지 않은가? 암 선고를 받은 후, 치유를 위해서는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것이 최우선이다.
우선 현재의 환경에서 벗어나야 한다. 환경오염 물질과 스트레스에 찌들어 있는 도시를 탈출해야 한다. 또한 스트레스를 받는 대상이 주로 가까운 사람들이지 않던가. 일단 도시와 직장, 집을 벗어나서 생활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환경은 자연이 최고다. 우리는 자연에서 편안함을 느끼게 돼 있다. 산과 숲의 맑은 공기를 호흡하며 푸른색을 보고, 깨끗한 물을 마시고, 숲속의 향기를 맡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자연은 우리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물질들과 큰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4. 마음을 비워야 한다.
고민이 많은 사람들은 자연 속에 들어와 있어도 가족들 걱정, 미래에 대한 걱정이 끊이지 않는다. 또한 과거에 대한 후회와 회한,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에 대한 미움과 원망, 이런 것들에게 끊임없이 괴롭힌다.
두 번째 과제는 이런 감정과 생각을 비우는 것이다. 스트레스의 원인은 환경에도 있지만 더 큰 원인은 자기 자신에게 있다. 현명하게 풀지 못하고 쌓아두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쌓아둔 것들을 비워야 한다. 마음을 비우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돌이켜 보아야 한다.
암을 만든 내 마음속의 욕심과 집착, 원망과 미움, 지워지지 않는 마음의 상처들, 풀어지지 않는 긴장감, 부정적인 생각들, 어떤 것이 나를 괴롭히고 있는지, 이것으로부터 내가 자유로울 때까지 돌이켜보고 또 돌이켜보아야 한다. 나는 이것을 '필름 돌리기'로 명명했다. 자신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를 열 번쯤 돌려보면, 횟수를 거듭할수록 욕심과 집착, 원망과 미움, 두려움은 점점 사라지고 이해와 용서, 사랑하는 마음, 평화로움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게 될 것이다. (조병식 / 『조병식의 자연치유』 / 왕의 서재).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