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pe888 2022. 6. 3. 07:35

 

 

 

사돈 관계는 너무 어렵고 조심스럽다. 오죽했으면 속담에 "사돈네 안방 같다"는 말이 나왔을까? 사돈 간은 워낙 어려운 사이라서 먼 이웃만도 못한다는 말도 있다. 그만큼 어려운 자리다. 사돈은 평생 삼가 조심할 자리인데 요즈음 사돈 관계는 너무 가까워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다.

남편과 아내 두 사람의 친가(親家) 아버지끼리 서로 사돈이고, 친가 어머니끼리 서로 사돈이다. 안과 밖의 계열이 다른 경우를 두고 바깥사돈과 안사돈이라 말한다. 바깥사돈과 안사돈의 경우는 내외법(內外法)이 있기 때문에 서로 말하지 아니함이 정중한 예(禮)를 지키는 것이다. 사돈끼리 말하기에는 서로가 <저……습니다. > 말인 '공경말‘을 꼭 사용해야 한다.

친하게 지내는 벗끼리 사돈이 될 경우도 있다. 그럴 경우에는 지난날에 서로 사용해 왔던

'하게말‘을 버리고 '공경말'을 사용해야 한다. 또 지난날 친분과 나이 차이로 한쪽은 '하게말'을 사용했고, 한쪽은 '공경말'을 사용해 왔던 두 사람이 사돈이 되었을 경우에도 지난날 사용해 왔던 말하기를 버리고 서로가 <저……습니다.> 말인 '공경말’을 사용해야 한다.

요즈음 바깥사돈이 안사돈을 보고 '사부인', 안사돈이 바깥사돈을 보고 '사돈어른'이라고 하는 말은 잘못된 말이 아닐까. 없는 호칭을 억지로 붙이다 보니 어색할 따름이다. 서로 내외법에 의해 말하지 않음이 예(禮)를 지키는 것이다. 남자계열이든 여자계열이든 사돈끼리는 서로가 <저……습니다.> 말인 공경말을 사용해야 한다.

혼인으로 맺어진 집을 사가(査家)라고 한다. 남자계열에서 두 사가(査家) 사이에서 자기보다 윗세대 어른을 사장(査丈)이라고 하며, 부름말은 '사장어른‘이 된다. 즉 사돈의 아버지·할아버지를 '사장어른'이라고 불러야 된다.

사장되는 이의 형과 아우가 모두 '사장'이다. 사장(査丈) 되는 분의 사촌 형과 아우는 곁사장이 되지 않는다. 여자계열에서 사돈의 시어머니·시할머니를 '사장어른'이라고 불러야 된다.

곁사돈이란 형이 자기 사돈을 맞이함에 있어서 아우가 그 곁에 앉아 있게 되는 것과 아우가 자기 사돈을 맞이함에 있어서 형이 그 곁에 앉아있게 되는 것을 곁사돈이라 한다. 남자계열의 경우 형과 아우가 사돈에게는 곁사돈이 되고, 사돈의 형과 아우가 자신에게 사돈이 된다. 며느리의 숙부, 사위의 숙부들이 곁사돈이 되고, 며느리의 종숙, 사위의 종숙들은 겉사돈이 될 수 없다. 양쪽 숙부들끼리는 서로 곁사돈이 되지 않는다. 곁사돈끼리 서로 <저……습니다.> 말인 '공경말‘을 사용해야 한다. 부인계열의 곁사돈끼리 말은 <저……습니다. > 말인 '공경말'을 사용해야 한다. 며느리의 친정 숙모들과 사위의 숙모들이 자기 곁사돈이다.

사하생(査下生)에게 사용해야 될 말은 남자계열의 사하생은 사돈의 아들딸 며느리를 사하생(査下生)이라 한다. 남자계열이란 말하는 이나 듣는 이가 모두 남자다. 사하생이라도 자기 자신과 벗 나이(여덟 살)일 경우는 사하생에게 <나....습니다.) 말인 ‘삼가말’을 사용해야 한다. 아홉 살이 적은 사하생부터 그 아래에게는 '하게말'(이제 오시는 길인가. 우리 사돈 근력이 좋으신가)을 사용해야 한다.

부인계열 사하생(査下生)이란 말하는 이나 듣는 이가 모두 여자다. 여자 사하생의 경우는 나이에 관계없이 모두 '나... 습니다.‘ 말인 '삼가말'에다 '시’라는 말을 사용해야 한다. (우리 사돈 근력(筋力)도 그만 하십니까?)

남녀 혼선 사하생이란 말은 남자사장(査丈)에 여자사하생, 부인사장에 남자사하생의 경우를 말한다. 엄격히 말하면 내외법이 적용되는 일이어서 말할 일이 없기도 하나 때론 말할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사장은 (나... 습니다. 말인 '삼가말'을 사용해야 한다. 남녀 사하생들끼리는 서로 부름말과 걸림말이 없으니 <저....습니다. > 말인 공경말을 사용해야 한다. '사형(査兄)'이라는 부름말은 없다.

사돈 관계는 아들이나 딸을 매개로 해서 맺어지기 때문에 자신의 언행과 상대의 대접 정도가 곧바로 자녀에게 영향을 미치는 관계로 매우 어렵고 조심스러운 관계이다. 그런 의미에서 서로가 어렵고 서먹서먹해서 조심스러운 장소를 "사돈네 안방 같다."고 하며, 자주 접촉하면 서로 단점을 알아 험담이 생길 우려가 있어서 "사돈집과 뒷간은 멀수록 좋다."라는 속담이 나오지 않았을까? (손세현 / 『한국수필』 2022년 5월 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