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탈무드 5

hope888 2014. 9. 25. 13:06

탈무드 05

81. 섹스

'야다(YADA)라는 말은 히브리어에서는 '섹스'또는 '상대를 알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성서에서의 예를 보면, 아담은 이브를 알고 난 후에 아이를 낳았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여기에서 '안다'는 말은 성 관계를 맺었다는 뜻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사랑은 곧 아는 것'이라는 말도 자주 사용되고 있는데, 사랑하는 것은 함께 잠자리를 하는 것으로 풀이해도 무방할 것이다.

 야다 즉 섹스는 창조의 행위이므로 이것 없이는 결코 자기 완성을 이룰 수 없다.

섹스는 평생 동안 오직 한 사람의 상대에게만 쓰여지지 않으면 안된다.

섹스는 자연의 한 부분이므로 성행위 자체가 원칙적인 측면에서 부자연스러울 것은 없다.

섹스는 철저하게 개인적인 관계에서 맺어져야 하며, 친숙한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자신을 억제할 수 없는 곳에서는 섹스를 하지 말아야 한다.

아내의 허락없이 강제로 아내와 섹스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아내가 거절하는데도 힘으로 강요하는 것은 금하게 되어 있다.

 

82. 돈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는 세 가지는 번민과 불화와 비어 있는 돈지갑이다. 이 가운데서도 특히 큰 상처를 내는 것은 빈 돈지갑이다.

몸이란 마음에 의존하게 마련이고, 마음은 돈지갑에 의존하게 마련이다.

무릇 돈이란 상업에 이용되어야지 술을 마시는 데에 허비되어서는 안된다.

돈은 악도 저주도 아니다. 돈은 인간을 축복해 주는 고마운 것이다.

돈이란 하나님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선물을 살 수 있게 기회를 안겨 준다.

돈을 차용해 준 사람에게는 화를 내지 말고 참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부유함은 견고한 요새이고 빈곤은 폐허와 같다.

돈과 물건은 거저 주는 것보다는 빌려주는 편이 더 낫다. 돈이나 물건을 거저 얻으면 얻은 사람이 준 사람보다 아래의 입장이 되지만, 빌려주면 서로 동등한 입장에 서기 때문이다.

 

83. 가정

진정 서로 사랑하고 있는 부부라면 칼날만한 좁은 침대에서도 함께 휴식할 수 있지만, 서로 증오하고 있는 부부라면 폭이 10미터나 침대라도 좁다.

이 세상에서 누구보다도 행복한 사람은 현명한 부인을 가진 남자이다.

남자가 결혼을 하게 되면 그 때부터 죄가 늘어난다.

이유없이 아내를 학대하지 말라. 하나님은 지금도 당신 아내의 눈물 방울을 빠짐없이 세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병마 중에서도 마음속의 병만큼 더 괴로운 것은 없다. 또한 갖은 죄악 중에서도 악처만큼 더 나쁜 것도 없다.

이 세상에서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은 젊어서 결혼하여 함께 고생해온 늙은 아내이다.

남자에게 있어서의 집은 아내이다.

아내를 선택할 때는 겁쟁이가 되어야 한다.

여자와 서로 말을 나누어 보지 않고 결혼하는 것은 옳지 않다.

아이들을 키울 때 차별을 두어 가르치는 것은 안된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에는 엄하게 꾸짖어 가르치고, 다 자란 뒤에는 작은 일로 꾸짖지 말라.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엄하게 가르쳐야 하지만, 두려워하게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아이들을 나무랄 때는 한번만 호되게 꾸짖어야 한다. 잔소리처럼 계속 나무라면 좋지 않다.

아이들은 부모의 언행을 흉내내게 마련이다. 성격은 그래서 말투로 알 수 있다.

아이들과 어떤 약속을 하였다면 반드시 그 약속은 지켜야 한다. 만약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당신은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가르치고 있는 셈이다.

가정 안에서 부도덕한 행위를 하는 것은 마치 과일에 벌레가 생기는 것과 똑같다. 어느 사이에 잘못이 번져나가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자기 아버지를 존경하지 않으면 안된다.

아이들이 아버지가 앉는 자리에 앉는 것은 옳지 못하다. 아버지가 다른 어떤 사람과 언쟁을 벌이고 있을 때, 자식들은 다른 사람의 편에 서서는 안된다.

자식들이 아버지를 존경하고 순종하는 것은 아버지가 자식들을 위해 의식주를 해결해 주기 때문이다.

 

84.  술

술이 머리에 들어가면 비밀은 밖으로 새어 나온다.

시중꾼의 자세가 공손하면 나쁜 술이라도 좋은 술이 된다. 악마가 인간들을 찾아다니기에 바쁠 때는 술을 대신 보낸다.

포도주는 처음엔 포도와 같은 맛을 내지만 오래되면 될수록 맛이 좋아진다. 지혜도 이와 같이 해가 지날수록 갈고 닦여진다.

아침에 늦게 일어나고 낮에는 술에 취해 있으며, 저녁에 쓸데없는 잡담으로 하루를 보내는 사람은 자기 자신의 일생 모두를 헛되게 만들고 만다.

포도주는 금, 은그릇에서는 잘 담가지지 않지만, 지혜로 만든 그릇에 담그면 아주 잘 만들어진다.

 

85. 여자

어떤 남자나 여성의 빼어난 아름다움에는 오래 버틸 수가 없음을 알아야 한다.

여자가 가지고 있는 질투심에는 한가지 원인밖에 없다.

여자는 자기의 외모를 무엇보다도 소중하게 생각한다.

여자는 특히 남자보다도 육감에 뛰어나다.

여자는 남자에 비해 정이 많다.

여자는 불합리적인 신앙에도 잘 빠진다.

순수하지 못한 동기에서 시작된 사랑은 그 동기가 사라짐과 함께 소멸해버린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다른 사람의 충고를 들으려 하지 않는다.

여자가 한 잔의 술을 마시는 것은 좋은 일이나, 두 잔을 마시게 되면 품위를 잃는다. 그리고 석 잔을 마시면 부도덕해 지고, 넉 잔을 마시면 마침내 자멸하고 만다.

사람은 정열 때문에 결혼하지만 그러나 그 정열이란 결혼보다는 오래 지속하지 못한다.

하나님이 처음 창조한 남자는 남녀의 성을 같이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남자의 몸에 여성 호르몬이, 여자의 몸에 남성 호르몬이 있는 것이다.

남자가 특히 여자에게 잘 유혹되는 것은, 하나님이 남자의 갈비뼈로 여자를 만들었으므로 자기가 잃어버린 것을 되찾으려 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처음 여자를 창조할 때, 남자의 머리로 여자를 만들지 않은 것은 여자가 남자를 지배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또한 남자의 발로 여자를 만들지 않은 것은 남자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남자의 갈비뼈로 여자를 만들어 놓음으로써 여자가 늘 남자의 마음 가까이 있게 하였다.

 

86. 우정

만약 벗이 싱싱한 채소를 가지고 있으면 거기에 필요한 고기를 보내 주어라.

설령 벗이 너에게 꿀처럼 달게 대하여도 너는 그것을 모두 핥아먹어서는 안된다.

 

87. 세 명의 자매

옛날에 세 자매를 둔 사람이 있었다. 세 자매는 모두 예뻤으나, 그들은 제각기 한가지씩 결점을 가지고 있었다. 큰딸은 게으름뱅이이고, 둘째 딸은 훔치는 버릇이 있고, 셋째 딸은 험담하는 버릇이 있었다.

한편, 아들 삼형제를 둔 어떤 부자가 있었는데, 세 딸을 모두 자기네 집으로 결혼시키지 않겠느냐고 청해 왔다. 세 자매의 아버지는 자기 딸들이 가지고 있는 결점을 그대로 말하자. 부자는 그런 점은 자기가 책임지고 그것을 고쳐 가겠다고 장담했다. 이렇게 하여 세 자매는 시집을 가게 되었는데, 시아버지는 게으름뱅이 첫째 며느리에게는 여러 명의 하녀들을 고용해 주었고, 남의 것을 훔치는 버릇이 있는 둘째 며느리에게는 큰 창고의 열쇠를 주어 무엇이든지 갖도록 해 주었다.

 그리고, 남을 헐뜯기를 좋아하는 셋째 며느리에게는 매일같이 오늘은 험담할 것이 없느냐고 물었다. 어느 날 친정 아버지는 딸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여 사돈집을 찾아갔다. 큰딸은 얼마든지 게으름을 피울 수 있어 즐겁다고 말했고, 둘째딸은 갖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지 가질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셋째 딸은 시아버지가 자기에게 남녀 관계를 꼬치꼬치 묻기 때문에 귀찮다는 대답이었다.

 그런데 친정 아버지는 자기 셋째 딸의 말만은 믿지 않았다. 왜냐하면 셋째 딸은 시아버지까지도 헐뜯고 욕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88. 하나님이 맡기신 보석

 어떤 랍비가 안식일에 예배당에서 설교를 하고 있을 때, 갑자기 그의 두 아이가 집에서 죽고 말았다. 아내는 아이들의 시체를 이층으로 옮긴 뒤 흰 천으로 덮어 주었다.

마침내 랍비가 집에 돌아오자 아내는 '당신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어요. 어떤 사람이 저에게 귀중한 보석을 잘 보관해 달라고 맡기고 갔는데, 어느 날 갑자기 그 주인이 나타나 맡긴 보석을 돌려 달라고 했어요. 그럴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랍비는 어렵지 않다는 듯이 '말할 것도 없이 맡은 보석은 주인에게 돌려주어야 되겠지.' 그때 아내가 울먹이며 말했다.

 [실은 조금 전에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기셨던 귀중한 보석 두개를 찾아 가지고 하늘로 돌아갔어요.]

랍비는 아내의 말을 알아듣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89. 어떤 유서

 예루살렘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어떤 현명한 유태인이 자기 아들을 예루살렘에 있는 학교에 유학시켰다. 그런데, 아들이 예루살렘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사이에 부친은 중병에 걸려, 죽기 전에는 아들을 못 볼 것 같아 유서를 남겼다. 유서의 내용은 자기의 모든 재산을 한 하인에게 물려주고 아들이 원하는 것 한 가지만은 아들에게 주도록 하라는 내용이었다.

마침내 부친이 세상을 뜨자 그 집 하인은 자기에게 행운이 돌아왔음을 기뻐하며 예루살렘의 주인 아들에게 달려가 부친이 돌아가셨다고 전하였다. 그리고 유서를 보여주자. 아들은 매우 놀라고 크게 슬퍼하였다.

 아버지의 장례를 마친 아들은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 것인가를 곰곰이 생각한 끝에 그는 랍비를 찾아가 전후 사정을 설명하였다.

[아버지는 어째서 재산을 조금도 남겨 주시지 않았을까요? 지금껏 나는 아버지를 실망시킨 적이 없는데요.]

아들이 불평을 하면서 돌아가신 아버지를 원망하자 랍비는 [천만에 그렇지 않소. 당신 부친께서는 매우 현명한 분으로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하셨소. 이 유서를 살펴보면 부친의 마음을 잘 알 수가 있소.]

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들은 '하인에게 모든 재산을 물려주고 자식에게는 아무 것도 남겨 주시지 않았습니다. 자식에 대한 애정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분이 한 어리석은 행동으로밖에는 생각되지 않습니다.'하고 원망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당신도 부친과 같이 현명하게 머리를 써야 하오. 당신이 부친의 참뜻을 이해한다면, 당신에게 훌륭한 유산을 남긴 것을 알 수 있을 것이요.]

만일 여러분들이 아들의 경우라면 유서의 참뜻을 어떻게 이해하겠는가? 랍비는 이렇게 설명했다.

[당신의 부친은 운명할 때 당신이 집에 있었기 때문에, 하인이 재산을 가지고 도망치거나, 재산을 다 탕진해 버리거나, 심지어는 자기의 죽음마저도 당신에게 전하지 않을 것을 염려하여 모든 재산을 하인에게 주신다고 한 것이오.

모든 재산을 하인에게 주게 되면, 그는 기뻐서 당신에게 달려가 그런 사실을 알릴 것이고, 재산도 소중하게 간직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오. [하지만 그것이 내게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아들이 묻자, 랍비는 답답하다는 듯이 말했다.

[역시 젊은이라 지혜가 모자라는군요. 하인의 재산은 전부 주인에게 속한다는 사실을 당신은 모르오? 당신의 부친께서는 당신이 원하는 것 한 가지만은 당신에게 물려준다고 분명히 말씀하셨소. 그러니까 당신이 그 하인을 소유한다고 하면 그것으로 모든 재산은 당신의 것이오. 이 얼마나 현명하고 애정이 깊은 생각이오.]

뒤늦게 아버지의 참뜻을 깨달은 젊은이는 랍비가 가르쳐 준 대로 한 다음, 그 하인은 해방시켜 주었다. 그 후 젊은이는 항상 '역시 나이 많은 사람의 지혜는 따라갈 수가 없다'고 말하곤 하였다.

 

90. 붕대

법률이란 마치 약(藥)과도 같은 것이다.

옛날에 어느 임금이 상처를 입은 아들에게 붕대를 감아 주면서 말하기를 [얘야! 앞으로 이 붕대가 풀리지 않도록 조심해라. 이 붕대를 감고 있는 동안만은 먹거나 뛰거나 물에 들어가도 아프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붕대를 풀어 버리면 상처가 더 심해질 것이다.]라고 타일렀다.

사람도 이와 비슷한 것이다. 사람의 마음속에는 악한 쪽으로 치우치려는 성질이 있으나, 법률을 지키고 벗어나려 하지 않는 한 결코 성질이 나쁘게 바뀌는 일은 없다.

 

91. 옳은 것의 차이

알렉산더 대왕이 이스라엘에 왔을 때 어떤 유태인이 대왕에게 물었다. [대왕께서는 우리가 가진 금과 은이 갖고 싶지 않으신지요?]

그러자 알렉산더 대왕이 대답하기를, [나는 금과 같은 보화는 많이 가지고 있어서 그런 건 조금도 탐나지 않소. 다만 당신들 유태인들의 전통과 당신들의 정의는 어떤 것인지 알고 싶을 뿐이오.]하고 말했다.

알렉산더 대왕이 그곳에 머물고 있는 동안에 두 명의 사나이가 어떤 일을 상담하기 위하여 랍비를 찾아갔다.

내용인즉 사람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넝마더미를 샀는데, 그 넝마 속에서 많은 금화가 발견되었다. 그래서 그는 넝마를 판 사람에게, [나는 넝마를 산 것이지 금화까지 산것은 아니요. 그러니 이 금화는 마땅히 당신 것이오.]라고 말했다. 그러나 넝마를 판 사람은 그것을 산 사람에게 [나는 당신에게 넝마더미 전부를 판 것이니, 그 속에 들어 있는 것도 모두 당신 것이오.]라고 말했다. 그러자 랍비는 한참을 생각하고 나서 판정을 내렸다.

[당신들에게는 각기 딸과 아들이 있으니, 그 두 사람을 서로 결혼시킨 후, 그 금화를 그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옳은 사리일 것이오.]

그리고는 알렉산더 대왕에게 물어보았다. [대왕님, 당신의 나라에서는 이런 경우 어떤 판결을 내리십니까?] 그러자 알렉산더 대왕은 아주 간단하게 답하였다. [우리 나라에서는 두 사람을 함께 죽이고 금화는 내가 갖소. 이것이 내가 알고 있는 정의요.]

 

92. 포도원

한 마리의 여우가 포도밭 주위를 돌면서 어떻게 해서든지 그 속으로 숨어 들어가려 하고 있었다. 그러나 울타리 때문에 도저히 안으로 기어 들어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여우는 궁리 끝에 사흘을 굶어 몸을 마르게 한 뒤에 가까스로 울타리 틈 사이로 들어가는데 성공하였다. 포도밭 안으로 들어간 여우는 맛있는 포도를 실컷 따먹고 다시 포도밭에서 나오려고 하니, 배가 불러 몸이 빠져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여우는 할 수 없이 다시 사흘 동안을 굶어서 몸을 마르게 한 후에야 겨우 빠져 나올 수가 있었다.

이때 여우가 '배가 고프기는 들어 갈 때나 나올 때나 매 한가지이군'하고 말했다.

인생도 이와 같아서 사람은 누구나 빈손으로 태어났다가 죽을 때 역시 빈손으로 돌아가게 마련이다.

사람이 죽으면 이 세상에 가족과 명성과 선행의 세 가지를 남기게 되는데, 선행 이외의 것은 과히 대단한 것이 못된다.

 

93. 복수의 증오

어떤 남자가 '자네가 가지고 있는 칼을 좀 빌려주게'하고 상대에게 부탁했다.

그러나 상대는 '싫다'고 한마디로 거절하는 것이었다. 며칠이 지난 뒤 이번에는 반대로 앞서 거절했던 그 남자가 찾아와 [자네의 말을 좀 빌려주게]하고 부탁하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자네가 가지고 있는 칼을 좀 빌려주게나" 그러자 상대는 '싫다'고 역시 한마디로 거절하였다. 며칠이 지난 뒤 이번에는 반대로 앞서 거절했던 그 남자가 찾아와 '자네의 말을 좀 빌려주게나' 하고 부탁하자 먼저 그 남자는 말을 빌려주면서 말하는 것이었다.

[자네는 자네가 가지고 있는 칼을 내게 빌려주지 않았으나, 나는 자네에게 내 말을 빌려주겠네.] 이것은 증오인 것이다.

 

94. 선과 악

 지구를 휩쓸었던 대홍수 때 세상의 갖가지 동물들이 노아의 방주로 몰려들어 구해 주기를 애원하였다. 이때 <선>도 급히 방주로 달려 왔으나 노아는 <선>이 배에 오르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나는 짝을 갖춘 자만을 태운다'고 하며 냉정하게 선을 박대하였다. 그래서 <선>은 다시 숲으로 돌아가 자기의 짝이 될 상대를 찾았다. 마침내 <선>은 <악>을 데리고 배로 돌아오게 되었는데, 이 때부터 <선>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악>이 있게 되었다.

 

95. 일곱 번째의 사람

어떤 랍비가 말하기를 '내일 아침에 여섯 사람이 모여 이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튿날 아침이 되자 일곱 사람이 모였으나 초청하지 않는 사람이 하나 있었던 것이다. 랍비는 그 불청객을 가려내기 위해 '여기에 있을 필요가 없는 사람이 있으니 그 분은 당장 돌아가시오.'하고 말했다. 그러자 그들 중 누가 생각해 보아도 그 자리에 꼭 있어야 할 유능한 사람이 벌떡 일어나서 나가 버렸다.

그 사람은 왜 그렇게 했을까? 그는 초청을 받지 않았는데도 잘못 알고 나와 있던 사람이 굴욕감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하여 자신이 나갔던 것이다.

 

96. 언약

 아리따운 소녀가 가족과 함께 여행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소녀는 혼자서 산책하다가 그만 길을 잃고 어느 우물가에 이르게 되었다.

그녀는 갈증이 심하여 두레박줄을 타고 내려가 물을 마셨는데 다시 올라가려고 하니 올라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도움을 청하기 위해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때마침 그곳을 어떤 청년이 지나다가 울음소리를 듣고 그녀를 구해 주었다. 이 일을 계기로 두 사람은 곧 사랑을 맹세하게 되었다.

그런 일이 있은 뒤 청년은 다시 길을 떠나게 되어, 소녀와 작별을 하기 위해 만났다. 그들은 서로가 사랑을 성실히 지킬 것을 약속하였고 결혼할 수 있는 날까지 언제까지라도 기다리자고 굳게 언약했다.

그래서 젊은이는 자기들 약혼의 증인이 되어 줄 누군가를 찾아보자고 이야기하고 있을 때 족제비 한 마리가 나타났다가 숲 속으로 사라졌다.

[지금 지나간 저 족제비와 우리 옆에 있는 이 우물이 증인이에요.]

두 사람은 그렇게 믿고 서로 헤어졌다. 그후 몇 년의 세월이 지났다. 그녀는 서로의 약속을 지키며 그 젊은이를 기다렸지만 그녀를 떠난 젊은이는 딴 여자와 결혼하여 아이도 낳고 약속을 잊은 채 즐겁게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엔가 아이가 풀밭에서 놀다가 그만 잠이 들었는데 그때 족제비가 나타나 그 아이의 목을 물어 죽였다. 부모들은 매우 슬퍼하였다.

그러나, 그 일이 있은 후 그들 사이에는 또 아이가 태어나 옛날처럼 행복한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 아이는 걸어다닐 수 있을 만큼 자랐는데 우물에 비친 갖가지 그림자들을 들여다보다가 그 아이마저 그만 우물에 빠져 죽고 말았다.

 젊은이는 그때서야 문득 옛날 그녀와의 언약이 생각났고, 그때 두 사람의 증인이 족제비와 우물이었다는 사실도 생각해 내었다. 그는 아내에게 그때의 이야기를 하고는 헤어지기로 하였다.

그리고 젊은이는 약속한 소녀가 있던 마을로 돌아왔는데, 약혼녀는 그때까지 약속을 지키며 혼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내 두 사람은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았다.

 

97. 가정과 화평

메이어라는 랍비는 설교를 잘하기로 유명하였다. 그는 매주 금요일 밤이면 예배당에서 어김없이 설교를 했는데 몇 백 명씩 한꺼번에 몰려들어 그의 설교를 들었다.

그들 가운데 메이어의 설교 듣기를 매우 좋아하는 여인이 있었다. 다른 여자들은 금요일 밤이 되면 안식일에 먹을 음식을 만드느라 바쁜데 그 여자만은 이 랍비의 설교를 들으러 나왔다.

 메이어는 긴 시간 동안 설교를 했고 그 여인은 그 설교에 만족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남편이 문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가 내일이 안식일인데 음식은 장만하지 않고 어디를 쏘다니고 있느냐며 화를 내며 물었다. [도대체 어디를 갔다 왔어!]

[예배소에서 메이어 랍비님의 설교를 듣고 오는 길이에요] 그러자 남편은 몹시 화를 내며 소리쳤다. [그 랍비의 얼굴에다 침을 뱉고 오기 전에는 절대로 집에 들어올 생각은 하지도 말어!] 집에서 쫓겨난 아내는 할 수 없이 친구 집에서 머물며 남편과 별거하였다. 이 소문을 들은 메이어는 자기의 설교가 너무 길었기 때문에 한 가정의 평화를 깨뜨렸다고 몹시 후회했다. 그리고는 그 여인을 불러 눈이 몹시 아프다고 호소하면서 '남의 타액으로 씻으면 낫게 된다는데 당신이 좀 씻어 주시오'하고 간청하였다. 그리하여 여인은 랍비의 눈에다 침을 뱉게 되었다.

제자들은 랍비에게 '선생님께선 덕망이 높으신 데 어째서 여자가 얼굴에 침을 뱉도록 허락하셨습니까?' 하니 랍비는 이렇게 말했다.

[가정의 평화를 되찾기 위해서는 그 보다도 더한 일이라도 할 수 있다네.]

 

98. 지도자

뱀의 꼬리는 항상 머리 뒤에 붙어 머리가 가는 대로 따라 다니게 마련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꼬리가 화가 나서 머리에게 불만을 터뜨렸다. [어째서 나는 항상 네 꽁무니만 무조건 따라다녀만 하고 나는 항상 네 마음대로 나를 끌고 다닐 수 있는 거지? 이건 공평하지 못한 일이야. 나도 분명히 뱀의 한 부분인데도 항상 노예처럼 네게 달라붙어 끌려 다니기만 해야 된다니 이건 너무 부당해.]

그러자 머리가 당연하다는 듯이 대꾸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바보같이? 너에게는 앞을 볼 수 있는 눈도 없고, 위험을 알아차릴 귀도 없고, 행동을 결정할 두뇌도 없잖니, 나는 결코 나 자신만을 위해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 너를 생각해서 끌고 다니는 거야. 알겠니?] 꼬리가 큰 소리로 비웃으며 말했다.

[그런 말은 지겹도록 들어 왔어. 폭군이나 독재자들도 자기를 따르는 자들을 위하여 일한다는 구실로, 제 마음대로 하고 있는 거야.] 이렇게 응수하자 머리는 할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정 그렇다면 네가 한번 내가 하는 일을 맡아볼래.]

그러자 꼬리는 매우 좋아하며, 신이 나서 앞에 나서서 먼저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얼마 가지 못하여 뱀은 곧 도랑으로 떨어졌고, 머리가 천신만고 끝에 뱀은 간신히 도랑에서 기어올라올 수 있었다. 또 얼마를 기어다니다가 꼬리는 그만 가시투성이인 덤불 속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그러나 꼬리가 가시덤불을 빠져나오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가시에 점점 더 찔려서 옴짝달싹할 수가 없었다. 이번에도 뱀은 머리의 도움으로 상처투성이가 되어 간신히 가시덤불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다.

또 다시 꼬리가 앞장서서 나가다가, 이번에는 불길 속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몸이 점점 뜨거워지고 갑자기 앞이 캄캄해졌다. 뱀은 두려움에 떨기 시작했다. 다급해진 머리가 필사적으로 탈출하려 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몸은 불타고, 머리도 함께 죽어 버렸다.

머리는 결국 맹목적인 꼬리에 의해서 희생되고 만 것이다. 그러므로 지도자를 선택할 때에는 항상 머리와 같은 자를 선택해야지 꼬리와 같은 자를 선택해서는 안된다.

 

99. 세 가지의 행위

 예루살렘에 거주하는 사람이 여행 도중에 병이 들고 말았다. 그는 자기는 이제는 소생할 가망이 없다고 판단하여 여관 주인을 불러놓고 말했다.

[나는 이대로 그만 죽을 것 같소. 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예루살렘에서 내 가족이 찾아오면, 내가 가지고 있던 물건들을 내주시오. 그러나 찾아온 식구들이 세 가지 현명한 행동을 하지 않으면 내 물건들을 절대로 내주지 마시오. 나는 여행을 떠나기 전 내 아들에게 만일 내가 여행 중에 죽게 된다면 내 유산을 물려받기 위해서는 세 가지 현명한 행동을 하도록 일러두었습니다.]

투숙한 나그네는 죽었고 여관 주인은 유태인의 의식에 맞게 매장해 주었다. 동시에 마을 사람들에게 그의 죽음이 알려졌고, 물론 예루살렘에 있는 아들에게도 소식이 전해졌다.

 예루살렘에 있는 아들이 부음을 전해 듣고 서둘러 부친이 돌아가셨다는 마을로 찾아왔다. 그러나 그는 부친이 묵었던 여관을 알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부친이 그 여관을 아들에게 알려 주지 말라고 유언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아들은 자신의 지혜로 그 여관을 찾아낼 수밖에 없었다.

 그때, 나무장사가 땔나무를 가득 싣고 지나가고 있었다. 아들은 나무장사를 불러 땔나무를 산 다음, 그 나무를 예루살렘에서 온 나그네가 죽은 여관으로 가져다 달라고 말하곤 그 나무 장사가 가는 대로 따라갔다.

 여관 주인이 자기는 땔나무를 산 일이 없노라고 말하자. 나무장사는 '아닙니다. 지금 내 뒤를 따라오고 있는 사람이 이 나무를 사서 이리로 가져다 달라고 한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것이 아들의 첫 번째 현명한 행동이었다. 여관 주인은 그를 반갑게 맞아들인 다음 저녁식사를 대접했다. 식탁 위에는 다섯 마리의 비둘기 요리와 한 마리의 닭요리가 올라와 있었다.

식탁에는 그 밖에도 주인 부부와 두 아들과 두 딸, 이렇게 모두 일곱 사람이 자리를 같이 했다. 주인이 '이제 음식을 모두에게 나누어주시오' 라고 그에게 말하자, 그는 '아닙니다. 주인께서 나누어주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사양하였다.

주인은 이렇게 말했다.

[아닙니다. 당신이 손님이니까, 당신이 좋을 대로 나누어주시지요.]

그래서 그는 음식을 나누어주기 시작했다. 먼저 비둘기 한 마리를 두 아들에게 주고, 또 한 마리는 두 딸에게 그리고 또 한 마리는 주인 부부에게 주고, 나머지는 자기 몫으로 놓았다.

이것이 그 아들의 두 번째 현명한 행동이었다.

주인은 매우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어서 그는 닭 요리를 나누기 시작했다. 먼저 머리는 떼어 주인 부부에게 주고, 두 다리는 두 아들에게 주고 두 날개는 두 딸에게 준 다음 큰 몸통은 자기 몫으로 놓았다.

이것이 그 아들의 세 번째 현명한 행동이었다.

마침내 주인은 화가 치밀어 야단을 쳤다.

[당신네 고장에서는 이렇게 합니까? 당신이 비둘기를 나눌 때에는 참았으나 닭을 나누는 것을 보니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소, 도대체 이게 무슨 짓이오!]

그러자 젊은이는, [나는 처음부터 음식을 나누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주인께서 나에게 간곡히 부탁하시어 최선을 다해 나누어 드린 것뿐입니다. 그러면 그렇게 나누어 드린 이유를 말씀드리지요. 주인과 부인과 비둘기 한 마리를 합하면 셋이고, 두 아드님과 비둘기 한 마리를 합하면 셋이고, 두 따님과 비둘기 한 마리를 합하면 셋이고, 나와 비둘기 두마리를 합하면 셋이니, 매우 공평하게 나눈 것입니다. 또 주인 부부께서는 이 집안의 우두머리이므로 닭의 머리를 드렸고, 두 아드님은 이 집안의 기둥이므로 다리를 주었고, 두 따님은 언제라도 날개가 돋쳐 시집을 갈 것이므로 날개를 준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배를 타고 여기에 왔고, 다시 배를 타고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배처럼 생긴 몸통을 가진 것입니다.

이제 빨리 우리 아버님의 유산이나 내 주십시오.]

 

100. 성 윤리

어떤 젊은이가 한 아가씨에 대한 깊은 사랑에 빠져 병이 들어 자리에 눕게 되었다. 의사가 젊은이를 진찰해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이것은 당신의 소망이 이루어지지 못하며 상사병이 된 것이므로 그 여인과 성관계를 가지면 나을 게요.] 그래서 젊은이는 랍비에게 의사가 이렇게 말했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상담했다. 랍비는 절대로 그와 같은 성 관계를 가져서는 안된다고 말하였다.

젊은이는 그렇다면 그 여자가 벌거벗은 알몽뚱이로 자기 앞에 서서 자신의 우울한 마음을 풀어 병을 낫게 할 수 있다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랍비는 그것도 역시 안된다고 말했다.

젊은이는 다시 그렇다면 자기와 그 여자가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마주 서서 이야기라도 하는 것은 어떠냐고 물었다. 그러나 랍비는 그것조차도 안된다고 말했다.

물론 <탈무드>에는 그 여인이 결혼한 여인인지 처녀인지는 나타나 있지 않다. 그러나 그 젊은이와 다른 사람들까지도 어째서 랍비께서는 그 모든 것을 그처럼 강경하게 반대만 하느냐고 묻자 랍비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인간은 마땅히 정숙해야 하므로 순결한 사람이 서로 사랑한다고 하여 성 관계를 가져도 좋다고 한다면, 사회의 규율은 무너지고 말 것이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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