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야기/영화이야기 21

콘택트

원제: Contact 감독: 로버트 제멕키스(1997년, 미국) 원작: 칼 세이건 등장인물: 조디 포스터(앨리 애로웨이), 매슈 매코너헤이(파머 조스), 톰 스케릿(드럼린), 존 허트 (해든), 제일스 우즈(마이클 키츠) 배경: 20세기, 미국 상영 시간: 150분 (12세 관람가) 만일 우주에 인간들뿐이라면 공간의 낭비가 아닐까? 할리우드 SF영화에 등장하는 외계 생명체는 침략적 존재로 그려지기 일쑤입니다. (1987)을 만든 독일 출신의 폴 버호벤 감독은 1990년대 말의 한 인터뷰에서 “미국은 필사적으로 적을 찾고 있다. 과거엔 공산주의자였고, 그 이전엔 나치였다. 하지만 지금은 싸울 구체적 대상이 없다. SF 영화 속 외계인이 무시무시하게 그려지는 건, 정치적으로 볼 때 매우 당연한 일이다!"라고..

맨 인 블랙(MIB)

원제: Men in Black 감독: 배리 소넨펠드(1997년, 미국) 등장인물: 토미 리 존스(K), 윌 스미스(J), 린다 피오렌티노(로렐 박사) 배경: 21세기 미국 상영 시간: 98분 (12세 관람가) 수상: 1983년 아카데미 특수분장상 믿거나 말거나, 지구에는 이미 외계인이 살고 있다니까? 검은 양복에 검은 선글라스, 검은 시계, 검은 총, 온통 검은색으로 차려입고 있는 포스터 속의 두 남자. 이들은 대체 무슨 일을 하고 다니기에 검은색으로 자신을 감추는 걸까요? 까마득히 먼 우주로부터 별빛 가득한 밤하늘을 가로지르며 마침내 지구 대기권으로 들어온 잠자리 한 마리가, 도로의 차들을 피해 날다가 트럭 유리에 부딪혀 죽는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됩니다. 달리는 트럭의 짐칸에 ‘히스패닉' 노동자들이 웅..

천년여우 여우비

감독: 이성강(2006년 한국) 음악: 양방언 등장인물: 손혜진(여우비 목소리), 류덕환(황금이 목소리), 공형진강 선생님 목소리) 배경: 21세기, 한국 상영 시간: 85 분 (전체 관람가)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SF 애니메이션 이솝우화 속 여우는 꾀 많고 교활한 동물이지만,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에서 여우는 지혜의 상징으로 그려집니다. 한국에서 여우는 어떤 존재일까요? 전설 속의 구미호는 '꼬리가 아홉 개 달린 여우‘라는 뜻으로, 예쁜 여자로 둔갑하여 지나가는 나그네를 유혹하고 간을 빼 먹는 요망한 존재입니다. 하지만 한 세대 전 인기를 끌었고 2009년 리메이크된 TV드라마 에선 구미호가 좀 더 인간적으로 그려지며, 오히려 인간이 구미호보다 더 무섭고 교활하게 그려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화성 침공

원제: Mars Attacks! 감독: 팀 버튼 (1996년, 미국) 등장인물: 잭 니컬슨(데일 대통령, 아트), 글렌 클로스(부인), 매네트 베님 (바버라), 피어스 브로스넌(케슬러 박사), 내털리 포트먼(태피 데일) 배경: 20세기 미국 상영 시간: 106분 (15세 관람가) 노래 한 곡이 지구를 구하다. 2004년 초 쌍둥이 무인 탐사선 ‘스피리트'와 '오퍼튜니티'가 화성에 착륙했습니다. 그에 이어 2008년 화성에 안착한 ’피닉스'는 화성 지표면에 물이 흐른 흔적을 사진으로 지구에 전송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들 탐사선의 주된 임무는 화성의 환경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가를 규명해 내는 것입니다. 탐사선이 보내온 화성 소식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로 미 항공우주국 사이트는 연일 붐볐으며, 미국에서..

인디펜던스 데이

원제: Independence Day 감독: 롤란트 에머리히 (1996년, 미국) 등장인물: 월 스미스(스티븐 대위), 빌 풀먼(미국 대통령), 제프 골드블럼 (데이비드), 메리 맥도널(영부인), 랜디 퀘이드(러셀) 배경: 20세기 후반, 미국 상영 시간: 145분(전체 관람가) 미국 독립기념일이 지구의 해방일이라고?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이 인류의 해방일이 될 것이라 부르짖는 는 나 (팀 버튼, 1996)과는 다른 빛깔의 SF 영화입니다. 영화 속에서 적의 동태를 파악하고 맞서 무찌르는 이들은 전부 미국인으로, 심지어 대통령이 손수 전투기를 몰고 외계인을 박살내러 가기도 합니다. 이 영화는 미국의 패권주의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으며, 2차 대전 이후부터 항상 세계의 경찰, 빅 브라더 역할을 하..

E.T.

원제 E.T: The Extra-Terrestrial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1982년, 미국) 배경: 20세기 미국 등장인물: 헨리 토머스(엘리어트), 드루 배리모어(거티), 로버트 맥노턴(마이블), 디 윌리스 스톤(엄마) 상영 시간: 115분(전체 관람가) 수상: 1983년 골든글로브 최우수작품상, 아카데미 특수효과상 및 기술상 호기심에서 친근감, 텔레파시로까지 이어진 외계 생명체와의 우정 밤하늘에 떠 있는 수많은 별들 가운데 과연 생명체가 사는 별이 있을까요? ‘E.T’란 인간과 똑같은 모습은 아닐지라도 지구 밖에서 문명을 이루고 사는 지적 생명체의 존재를 가정하고 붙인 이름입니다. 외계 생명체 이티와 지구 어린이 엘리어트의 우연한 만남부터 작별까지를 담아낸 영화 〈E.T.)는 1982년 개봉 당..

천하장사 마돈나

감독: 이해영 · 이해준(2006년, 한국) 등장인물: 류덕환 (오동구), 이상아(동구 엄마), 김윤석(동구 아빠), 백윤식(씨름부 감독), 이언 (씨름부 주장), 박영서(종만), 초난강 (일본어 선생님), 문세윤 · 김용훈 · 윤원석(씨름부 삼인방) 배경: 21세기, 한국 상영 시간: 116분 (15세 관람가) 시나리오 자문: 김비 천하장사처럼 씨름을 하고 마돈나처럼 춤을 추는 소년의 고군분투 정체성 찾기 장애는 말할 나위 없고 피부색, 인종, 국적, 나이, 성별, 외모, 학벌, 이념 등 차별의 근거가 많기도 한 우리 사회, 이 모든 잣대들로 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요? 는 아직 우리 사회에서 편하게 얘기하기 어려운 성적 소수자의 인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시종일관 따뜻..

<다섯 개의 시선〉 중 배낭을 멘 소년

감독: 정지우 (2006년, 한국) 등장인물: 이진선(진선), 오태경(현이), 김춘기(노래방 주인), 김기천(택시 기사) 배경: 21세기, 한국 상영 시간: 27분 (15세 관람가) 새터민은 '먼저‘ 온 미리입니다. 평화(平和)의 한자를 자세히 뜯어보면, 평등하게(平) 곡식(禾)이 입(口)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마디로 더불어 ‘밥'인 셈입니다. 영화 (박광현, 2005)에서도, “어찌 이리도 마을이 평화로울 수 있느냐?"는 인민군 장교의 물음에 촌장은 '뭘 마이 미기야 대(뭘 많이 먹여야 돼).”라고 대답합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먹는 문제는 평화·인권과 직결되는 듯합니다. 우리가 흔히 탈북자라 부르는 새터민의 인권도 이렇게 아주 단순한 시각으로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대홍수와 기근..

<여섯 개의 시선 중> 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

감독: 박찬욱 (2003년, 한국) 등장인물: 라마 한찬 마야(찬드라 꾸마리 구룡), 오달수(경찰서장), 김익태(정신과 의사), 백지원(부녀 보호소 직원), 이재용(출입국 관리사무소 직원) 배경: 20세기, 한국 네팔 상영 시간: 28분 (12세 관람가) 무관심과 무능, 안일함이 빚어낸 총체적 비극 믿거나 말거나, 이 영화는 정신병자로 오인 받아 육 년 남짓 정신병원에 갇혀 있었던 네팔인 여성 노동자 찬드라 씨의 실화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이 영화는 화면 대부분을 찬드라 씨의 시점 숏으로 찍고, 감독 자신이 직접 인터뷰를 하는 형식으로 찬드라 씨와 관련된 가해자들의 모습을 촘촘히 화면에 엮어 냅니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찬드라 씨는 실제 모습으로 등장하지 않고, 목소리도 다른 네팔 여성이 대신 연기한 것입..

<여섯 개의 시선> 중 대륙횡단

감독: 여균동 (2003년, 한국) 등장인들: 김문주, 가족, 이웃집 아주머니, 친구, 행인, 경찰 배경: 21세기, 한국 상영 시간: 14분 (12세 관람가) 장애인 이동권은 인권 (자유 평등 · 존엄)의 기본 여섯 개의 시선은 2003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기획한 옴니버스 영화로, 현재 한국의 인권 차별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작품입니다. 임순례 · 정재은 · 박광수 · 박진표 · 박찬욱· 여균동 등 여섯 명의 감독이 인권이라는 주제에 각자의 방식으로 접근하여, ‘그녀의 무게’ ‘그 남자의 사정' ’대륙횡단‘ '신비한 영어나라' '얼굴값' '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 이렇게 여섯 편의 에피소드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중 여균동 감독의 '대륙횡단‘은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어 선 굵은 목판화처럼 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