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동방파제 대다수 섭식장애 환자가 가족에 의해 병원에 가게 된다고 한다. '끌려간다'라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내가 내 발로 병원에 찾아갔다. 결정적으로 치료를 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나의 또 하나의 강박인 결벽증 때문이었다. 나는 초등학생 때부터 주부습진이 있었다. 손을 너무 자주 씻고 보습을 충분히 해주지 않아서 생긴 것이다. 집안일도 하지 않는 초등학생의 손가락 살갗이 전부 갈라질 정도였다. 각종 미디어에서도 그렇고 가정에서 부모들도 손 씻기의 중요성을 늘 강조하지 않나. 그래서인지 어릴 때부터 세균에 대한 어떤 강박증이 생겼고 무언가를 만지고 나면 손을 씻어야만 직성이 풀렸다. 결벽증이라고 하면 예능 프로그램에서 흔히 보듯 유난히 정리 정돈이나 청결에 집착해 물건의 각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