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구월중학교 김종현 교장은 '효가 살아야 모두가 산다'는 교육 모토를 내세우며 효자인증 프로그램, 세안식 및 세족식, 사제동행프로그램(대안학급, 우리누리 상담실 운영, 미인대칭비비(미소 · 인사 · 대화 칭찬 - 비난 · 비판 · 불만) 운동, 구월학력 JUMP UP3 등을 실시해 구월중만의 교육 문화를 만들어냈다. 3년째 이어온 ‘효자인증제’는 경기도는 물론 전국적으로도 벤치마킹의 대상이 될 만큼 교육적 효과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효를 21세기의 교육 화두로 내세운 김 교장을 만나 그의 32년 교직 인생을 들어 보았다.
1. 孝가 살아야 모두가 산다.
구월중, 대한민국 미래를 여는 ‘혁신학교' 선정
삼국유사 효선편(孝善篇)에는 가난한 아들이 부모를 봉양하기 위해 자식을 파묻으려다가 석종(石鐘중을 얻어 부모에게 효도한다는 내용이 전해진다. 이 송순매아 설화는 전형적인 희생효행형 설화로 우리 선조의 효사상을 잘 나타난다.
효행은 인류의 근본을 이루는 덕목이다. 고구려의 태학(太學)이나 신라의 국학(國學)에서도 효 사상을 가르쳤으며, 삼국사기에는 효녀 지은·향덕·설씨녀 등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소설이나 삼강행실도, 효자도 등에도 부모를 공경하고 그 뜻을 받들어 섬기는 효를 최고의 덕목으로 삼았다. 우리나리뿐만 아니라 인도의 전 동자 설화, 일본의 사요히메 이야기 등 아시아권에서는 효에 얽힌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인천 구월중학교(http://guwol.icems.kr/) 김 교장은 ‘효가 찾아야 모두가 산다’는 교육 모토를 내세우며 “효(孝)를 바탕으로 세계로 나아가는 구월인”을 육성해 화제가 되고 있다. 효를 기본으로 한 실천중심의 인성교육으로 유명한 김 교장은 ‘효자인증 프로그램’을 통해 구월중만의 차별화된 교육 이념을 완성했으며, 4년간 43개의 세분화된 프로그램을 실행해왔다.
효교육 프로그램은 창의재량 활동 시간을 활용한 효교육, 효행학습장 기록, 효자인증제 실시, 부모님 초청 세족식, 효행체육대회 및 각종 효 관련 교내대회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월중 학생들은 “저는 효자입니다”라는 인사말 나누기를 통해 효행심을 내면화하고 이를 실천했으며, 인성교육을 통해 학습 역량을 높였다. 김 교장은 사랑으로 엮어 가는 사제동행프로그램(대안학급)과 전문상담교사를 활용한 우리누리 상담실 운영, 미인대칭 비비불(미소·인사 대화·칭찬·비난·비판·불만)운동, 구월학력 Jump UP, 꿈, 보람, 만족의 해피플랜, 평생독서 10365, Lets bridge to the world 등을 실시해 구월중만의 교육 문화를 만들어냈다. 혁신적인 교육관과 모범적인 인성교육으로 주목을 받아온 구월중은 서울신문이 선정한 ‘2010년 교육혁신대상’을 수상한데 이어 지난 2월 한국일보가 선정한 ‘2010 대한민국 미래를 여는 혁신학교’로 선정되었다.
2. 32년 외길 인생, 효를 21세기의 교육 화두로 내세운 김 교장
“우리나라에 대표적인 효 소설인 ‘심청전’의 주인공인 심청은 1,700년 전 곡성군 오곡면 송정마을에서 태어난 실존 인물입니다. 산사람을 제물로 바쳐야만 배가 무사히 지날 수 있다고 믿었던 인당수(印塘水)도 모두가 사실을 토대로 한 논픽션(nonfiction)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가 90세가 넘는 할머니께 효도하는 것을 보며 자랐어요. 명절 때에도 24시간이 걸리는 고향길을 빠지지 않고 꼭 찾아갑니다. 한국의 전통 윤리 사상 중 으뜸인 효행심을 가슴에 새기게 하기 위해 등교시간부터 모든 인사를 효자인사로 통일했습니다. ‘저는 효자입니다' 라는 인사말을 통해 언행일치의 효과를 거두고, 효에 대한 기대 심리와 동기 유발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도록 합니다.”
32년 동안 교직에 몸담아 온 김 교장은 “학생들에게 공모를 통해 아들이 노부모를 없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효((孝, HYO: Harmony of young & old) 배지를 제작했다”며 “효자 인사법은 부모님과 이웃 어르신들에게 효도하고, 꼭 효자가 되었다고 다짐하는 교육효과를 불러 일으켰다.”고 말했다. 효를 21세기의 교육 화두로 내세운 김 교장은 1979년 교직에 첫 발을 내디뎠다. 여수중·구봉중·율촌중·이수중·부일여중·학익여고·옥련중 교사를 지냈으며 만수중·청량중 교감, 서도고 교장 등을 역임했다. 2006년 구월중학교 교장으로 부임한 그는 서도고 교장으로 재직하던 시기에 서도초·중·고 진입로를 넓혀 20여 년간의 민원사항을 해결했으며, 서도 주민 효도 잔치로 화합을 도모했다.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서도의 2개 교회에 CGN TV 2대를 설치하고 서도초·볼음초·서도중·볼음중·서도고 등 5개 학교 겸임교장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냈다.
교장으로서는 드물게 개인 홈페이지(https://blog.naver.com/chairman888)를 적극 활용해 인성교육, 전인교육, 환경교육 등에 주력해왔으며, 2007년 자랑스런 동문상(성산효도대학원대학교) · 청소년 무궁화장 훈장(청소년연맹총재)등을 수상했다. 지난 2월 성산효도대학원대학교에서 효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의 교육관에 감명을 받은 중국 호북성 효감시 효감대학교 부총장은 그에게 강의를 요청하기도 했다.
김 교장의 학위 논문은 ‘효자인증 프로그램 개발 및 효과 연구’로, 효행장려법과 조례 제정 이후 각급 학교에서 실시하기에 적합한 새로운 효교육 프로그램을 논의하고 있어 교육계 및 언론으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3. 3년째 이어 온 '효자인증제 , 60%가 효자배지 달아
3년째 이어온 효자인증제는 인천광역시는 물론 전국적으로도 벤치마킹의 대상이 될 만큼 교육적 효과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행사는 해를 거듭할수록 인기가 높아 학생들이 앞 다투어 효자 인증을 받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효자인증제‘는 효행기록장에 학생들이 생활하면서 실천한 효행 내용과 증빙자료를 첨부하고,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효행 관련 행사에 참여한 소감을 기록하여 보관하고 있다가 효자인증을 위한 심사를 받게 된다. 효행기록장에는 자신의 뿌리 및 가훈 알기, 부모와의 대화, 효행 덕목 실천 자기 평가, 개인별 효행 설정과 실천 등이 담겨 있다고.
“그동안 학생의 60%가 효 배지를 달 만큼 학생들의 참여도가 높습니다. 중학교 시기는 질풍도노의 시기이면서 순수함을 간직한 꿈 많은 시기로 학생들이 이 시기에 형성한 효관념을 40~50대가 되어도 간직할 것입니다.”
김 교장은 “효자인증제를 통한 '효자 만들기 교육‘은 현대사회에서 갖추어야 할 정의적 영역의 인간상, 공동체 생활에서의 유연한 감성과 타인을 배려하는 이타적이고 성숙한 시민의식, 자신과 가족의 자존감을 높이고 서로 사랑하는 고운 심성을 함양시킨다.”며 “자칫 사라질 위기에 있는 효(孝, HYO; Harmony of Young & Old) 사상을 되살리고 웃어른 공경과 이웃 사랑, 사회에 대한 봉사, 나라 사랑과 자연 환경 보호에 이르기까지 효경의식을 확장하고 강화하는데 이 프로그램의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4. 세안 - 세족 · 동전모으기 운동, 인성교육의 요람으로 떠올라
구월중학교의 또 다른 특색사업은 세안(洗眼), 세족식(洗足式)이다. 효자인증제를 통한 효자만들기의 다양한 프로그램 중 하나인 세안, 세족식은 올해로 3년째다. 세안식은 부모가 자녀의 눈을 씻어주는 의식으로 밝은 눈으로 세상을 보고 환한 얼굴로 다른 사람을 대하라는 부모님의 마음을 담은 '효' 소통의식의 하나이며, 세족식은 부모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또 다른 표현 방법이다.
구월중은 지난 5월 부모 섬김과 자녀 사랑을 표현하는 세안식 및 세족식 행사를 실시했다. 5월 14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실시된 이 행사는 부모님의 희생적인 사랑을 담은 '한쪽 눈이 없는 어머니’ 동영상 감상, 부모님의 헌신을 마음에 새기는 ‘어머니 마음' 합창, 부모님께 드리는 편지 낭독, 세안 및 세족, 아들들이 부모님을 꼭 안아드리면서 '부모님, 사랑해요! 라고 속삭이는 Let's hug our parents’ 등의 내용으로 진행되었다.
“세안 세족식에 참여한 부모들은 모두 감동의 눈물을 흘립니다. 학교에서 말썽꾸러기로 소문이 자자한 녀석들도 세족식에 참석하고 나면 마음가짐이 바뀌지요."
김 교장은 “행사에 참여한 학부모님들로부터 고맙다는 메일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구월중의 효교육은 학교의 전통으로 자리 잡아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크게 함양함은 물론 인근 학교에 대한 파급효과도 크다. 인성교육의 요람으로 불리는 구월중은 생태숲 · 영어도서관 · 환경개선사업 · 운동부 훈련장 개설 · 강당건립 등 학교 환경 개선으로 교육 인프라를 강화해 왔으며, 인천동부교육청 중등 학교평가 우수학교(2008), “2009년 자율화교육과정 100대 과제 우수사례” 로 선정되었다.
그 외에도 구월중은 지난 3월부터 오는 12월까지 ‘1원짜리와 10원짜리의 눈부신 세상나들이’ 동전모금운동을 실시한다. 김 교장은 ‘하찮게 여겨 서랍 속이나 구석에 넣어 두고 사용하지 않는 동전을 모은 후, 연말에 자매결연기관인 양로원과 어려운 이웃을 도울 예정' 이라며, 이 운동을 통해 학생들에게 녹색성장교육, 경제교육, 이웃사랑교육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5. “교육은 가장 아름다운 철학이며 하나님의 은총”
법대 출신인 김 교장은 색소폰·피아노·전자기타 등을 연주하는 것을 즐기며, 35년 동안 테니스로 건강을 다져오고 있다. 효 교육을 통해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깨우친 김 교장의 꿈은 앞으로 선교활동을 다니며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효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효 전도사‘로 활동하는 것이다.
“학창시절 법대를 졸업하고 판·검사가 되겠다는 꿈을 꾸기도 했지만, 교육자의 길을 걸어 왔습니다. 교육은 가장 아름다운 철학입니다. 정성을 쏟은 만큼 잘 자라 준 학생들을 볼 때면 ‘이 길이 천직이구나' 하는 걸 새삼 느껴요. 강화도 서도면에서 초임 교장시절을 보낼 때도 얼마나 즐거운 마음으로 학생들과 함께 했는지 모릅니다."
부천 온누리 교회 집사인 김 교장은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총"이라며 “순백의 도화지와 같은 학생들을 아름답게 칠해 주는 교직은 가장 명예로운 직책” 이라고 말했다. 수필가인 김 교장은 건강관리사 자격증을 갖춰 교사, 학생들에게 이침요법, 홍채분석학, 건강한 먹거리 등으로 건강을 체크해 준다. 그는 70여 명의 교사들에게 "하얀 도화지 같은 아이들의 영혼이 노랗고 하얗게 물들 수 있도록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가르쳐 달라."며 “1,230여 명의 학생을 사랑하고 절대 긍정의 힘을 믿자"고 강조해 왔다.
매월 첫째 주, 셋째 주 수요일에는 교직원들의 동아리 활동, 둘째 주 수요일에는 학부모 상담의 날 운영, 넷째 주 수요일에는 전직원 체육대회 및 단합대회로 구월중학교만의 독특한 학교 경영으로 교직원간의 화합과 행복한 직장 만들기로 근무 의욕의 활성화와 학부모와의 긴밀한 협조와 학부모 교육 등 많은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
혼자 힘으로 아름답게 피는 꽃은 없다. 그는 학생들의 마음속에 고운 꽃 한 송이를 피워 놓았다. 교직을 천직으로 알고 32년 동안 묵묵히 한 길을 걸어 온 그는 학생의 인격을 사랑한 이 시대의 진정한 사표(師表)다. 끝. (2009년 위크리 피플 잡지에 등재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