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암중모색, 암을 이긴 사람들의 비밀 4 - 현미밥의 기적

hope888 2022. 6. 5. 16:52

 

 

  

보통 암 치료가 끝난 후 암 예방 식탁을 꾸릴 때는 몸에 좋은 영양분이 듬뿍 들어 있는 현미밥과 채소로 만든 심심한 반찬으로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때는 까끌까끌한 식감과 누리끼리한 색 때문에 백미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하다가, 근래 들어 웰빙 건강식으로 각광받고 있는 현미. 과연 현미의 어떤 점이 항암식탁을 이끄는 중대한 역할을 맡게 한 것일까? 이제부터 현미를 통해 암 치료 후 건강 회복에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의 사례를 중심으로 현미의 놀라운 비밀을 밝혀보자.

 

1. 나는 현미잡곡죽으로 암을 이겼다

 

한 친목회의 모임이 있는 날, 여느 친목회처럼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전과 고기에 각종 해산물까지, 상 위에는 식욕을 자극하는 맛있는 음식이 펼쳐져 있다. 하지만 이런 풍경과 어울리지 않게 한상 가득 펼쳐진 산해진미를 마다한 채 집에서 싸온 특별한 죽 한 그릇을 묵묵히 먹고 있는 사람이 있다. 간암과 싸움을 시작한 지 10여 년이 넘은 윤익현(63) 씨다. 윤익현 씨가 살아서 이 자리에 앉아 있다는 자체가 친목회 친구들 사이에선 놀라운 일이다.

윤익현 씨의 외로운 식사가 시작된 것은 6년 전, 간암이 폐로 전이되면서부터다. 간암이 폐로 전이됐을 때 윤익현 씨의 심경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제는 정말 끝이구나, 이제는 정말 죽는구나라고 생각하니까 두려움이 몰려오면서 막막했어요."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두려움과 막막함 속에서도 희망을 꺾지 않고 암과의 사투를 시작했다. 그러나 항암치료의 후유증으로 통 식사를 하지 못해 체중은 13kg이나 줄었고, 기력을 잃은 얼굴에는 병색이 완연했다.

고심 끝에 윤익현 씨의 아내가 생각해낸 것은 현미를 이용해 만든 특별한 죽이었다. 현미와 검은콩, 율무를 씻어 불린 뒤 거칠게 갈아서 죽을 쑤고, 검은 깨를 넣어 고소한 맛을 살렸다. 소금은 전혀 넣지 않았다. 이 현미잡곡죽이 6년 동안 윤익현 씨의 유일한 주식이었다.

신나는 음악에 손으로 장단을 맞추면서 식사하고 있는 윤익현 씨, 그의 식사시간은 언제나 즐겁다.

"처음엔 혼자서 죽을 꺼내 먹는 것이 보기에도 안 좋고 좀 쑥스러웠는데, 먹다보니까 익숙해졌어요. 저는 병원에 갈 때도, 서울에 갈 때도 차 안에서 혼자 이렇게 먹어요. 꼬박꼬박 싸서 다니면서요.”

현미잡곡죽을 먹을 때 윤익현 씨가 지키는 세 가지 식사지침이 있다.

먼저 신나는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면서 기분 좋게 먹을 것. 두 번째는 싱거운 곡물 자체의 맛을 즐길 것. 마지막으로 비록 씹히는 것 없는 죽이라도 100번 이상 씹어 완전히 소화시킬 것. 이런 식사지침을 가진 그의 식사시간은 느리지만 늘 신나고 행복하다.

"그냥 빨리 먹는 음식은 전혀 이로운 게 없고 안에 들어가서 썩기만 한다. 저는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150번에서 200번씩 꼭꼭 씹고 있어요."

그러길 몇 해, 윤익현 씨의 몸속에서 암세포가 사라지고, 간수치도 몇 년째 정상을 유지하고 있다. 윤익현 씨가 건강을 되찾으면서 부부의 얼굴에도 웃음이 돌아 왔다.

 

2. Doctor Says: 현미는 해독작용을 한다

 

암은 전이가 많이 일어나며 암세포는 독성물질을 유발시킨다. 현미의 씨눈에 포함된 피틴산 등의 성분은 몸에 쌓인 중금속을 배출하는 데 매우 강력한 작용을 한다. - 하시모토 쓰요시 박사(일본 슈난병원)

 

3. 인스턴트식단은 버리고 현미콩밥으로

 

전남 광양의 백운산 자락에서 암환자들을 위해 쉼터를 운영하고 있는 강석진(49) 원장, 강석진 원장의 몸에는 담낭암과 담도암으로 수술을 받은 날카로운 자국이 여러 군데 나 있다.

"제가 91년에 담낭암, 94년에 담도암으로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우리 가족은 저뿐만이 아닙니다. 어머니는 췌장암, 큰형은 대장암, 셋째 형은 비인강암과 갑상선암, 그리고 제 여동생은 자궁경부암에 걸렸죠. 참 아픈 가족이지요. 마음이 아픈 가족.“

강석진 원장의 가족은 직계 가족 여덟 명 중 무려 다섯 명이 암에 걸렸다. 강석진 원장은 자신의 가족이 암에 많이 걸린 것은 비슷한 음식을 먹고 비슷한 환경에서 생활했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저는 암이란 게 유전적인 면도 있지만 생활습관, 그중에서도 특히 식습관이 주원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암 진단 후에 생활습관을 바꾼 사람은 지금 살아 있거든요. 저를 포함해서 두 사람은 아주 건강하게 살아 있습니다.”

강석진 원장은 항암치료를 끝낸 뒤 이곳 백운산으로 들어와 새 삶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토록 좋아하던 육식과 인스턴트식품 위주의 식습관을 과감히 끊었다. 흰 쌀밥과 설탕, 소금과 화학조미료에 익숙했던 입맛을 완전히 버린 것이다.

고기는 콩과 견과류로 만든 콩불고기로 대신하고, 현미에 콩, 조, 율무 등 다섯 가지 잡곡을 섞은 현미콩밥을 주식으로, 청국장찌개, 산나물과 버섯요리, 아침마다 사오는 두부와 묵 등으로 식단을 꾸렸다. 한 가지 음식에 집착하기보다 자연에서 나오는 여러 곡물과 신선한 채소를 골고루 먹으며 암과의 싸움을 이겨낸 것이다.

요즘 강석진 원장은 그와 처지가 비슷한 열 명 남짓한 암환자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그전까지 흰 쌀밥이나 설탕, 소금과 화학조미료에 익숙했던 환자들도 강 원장과 지내며 현미콩밥에 신선한 산나물과 채소를 먹으면서 조금씩 몸이 좋아지는 것을 느낀다고 한다.

10개월 전 3기 난소암으로 항암치료를 마치고 이곳으로 왔다는 정혜경 씨는 "현미에 콩, 조, 율무, 보리 이렇게 다섯 가지 오곡으로 현미밥을 먹으니까 몸도 건강해지고 변비에도 좋다."며 현미의 체력 회복 효능을 얘기했고, 직장암이 온몸으로 전이되어 치료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최정관 씨도 현미와 채소 위주의 식생활로 바꾼 뒤로는 암으로 인한 고통이 많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강석진 원장은 자신이 암과의 싸움에서 이겨낸 것에 대해, "음식 하나만 가지고 암이 없어졌다고 하기는 솔직히 어렵지만, 그래도 투병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역시 올바르고 균형 잡힌 음식이라고 생각한다."며 현미 위주의 식생활 개선이 암의 재발을 예방하고 암을 이기게 한 가장 큰 요인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4. Doctor Says: 감마오리자놀이 암을 억제한다

 

현미에 들어 있는 감마오리자놀 성분이 암을 죽이는 면역세포의 활성을 가장 높이 끌어올린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항산화 활성과 더불어 면역세포 활성화시키는 능력, 이것이 암을 억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남석현 교수(아주대학교 자연과학대학)

 

5. 기적을 불러오는 현미밥의 비밀

 

과연 현미의 어떤 성분이 윤익현씨와 강석진 원장의 암 재발을 막은 것일까? 이제 과학적으로 현미밥의 비밀을 추적해보자.

일본 도쿄에서 차로 여섯 시간 거리에 위치한 일본의 야마구치(山)현, <생로병사의 비밀> 제작진은 야마구치 현의 한 병원에서 아주 특별한 암환자를 만날 수 있었다. 이곳 슈난병원 병원장인 하시모토 쓰요시 박사. 그는 암을 치료하는 의사인 동시에 스스로 악성 임파선 종양과 신장암, 위암을 가진 암환자다.

"현대의학의 암 치료에는 외과적 수술, 방사선치료, 약물치료 등이 있습니다. 외과적 수술은 분명히 효과가 있지만 다른 치료 방법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심하게 전이된 경우 생명을 연장시키고 증상을 가라앉히는 건 가능하겠지만, 결국 근본적인 치료는 되지 못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여러 방법 중에서 하시모토 박사가 선택한 것은 식이요법. 그 중심에는 현미가 있었다. 하시모토 박사는 하루 세끼 현미밥을 먹되, 오래 씹고 천천히 먹는 식습관을 들여 결국 암이라는 끈질기고도 무서운 질병을 떨쳐냈다. 스스로 현미의 효과를 경험한 하시모토 박사는 자신의 병원에 입원한 암환자들에게도 현미식을 처방하고 있다.

현미는 볍씨에서 왕겨만 벗겨낸 상태의 쌀을 말한다. 즉, 재배하면 바로 싹이 돋는 살아 있는 씨앗 상태의 쌀인 셈이다. 현미는 씨앗 상태의 쌀이기 때문에 영양분은 많이 함유하고 있지만, 백미에 비해 밥맛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백미는 현미의 쌀눈과 속껍질 등의 쌀겨를 벗겨 하얀 속살을 드러내 시각적으로 깨끗하며 씹기에 부드럽고 밥맛도 좋지만 영양분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그렇다면 백미에는 없는 현미의 영양분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는 것일까?

현미의 영양성분을 분석해보면 식이섬유를 비롯하여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데, 특히 항산화 성분으로 잘 알려진 비타민 E도 네 배 이상 많다. 이 중에서 항암효과로 가장 먼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백미의 두 배에 달하는 풍부한 식이섬유다. 식이섬유는 몸에서 소화작용을 할 때 인체에 누적된 당이나 발암물질 등을 같이 체외로 가져가기 때문이다.

식이섬유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현미의 성분 중에서 감마오리자놀이라는 물질에 주목하고 있는 연구팀도 있다. 아주대학교 남석현 교수팀은 임상실험을 통해 현미의 항암성분인 감마오리자놀에 대한 귀중한 연구 결과를 얻었다. 암을 유발한 두 부류의 쥐 중에서 한쪽은 현미와 흑미의 쌀겨를 먹이고 다른 한쪽의 쥐는 일반 백미를 먹인 후 사육했더니 의미심장한 결과가 나왔다.

일반 백미를 먹인 쥐에 비해 현미와 흑미의 쌀겨를 먹인 쥐의 종양이 현격하게 줄어들어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남 교수팀은 현미의 감마오리자놀이 면역세포인 NK세포(Natural Killer Cell, 자연살해세포)를 활성화시켜 암을 억제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일본 류큐의대 명예교수인 이토 에쓰오 박사는 RBF와 RBA라는 현미의 신성분이 암세포를 억제하고 파괴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현미에 들어 있는 다당류의 일종인 RBA와 지질성분인 RBF는 임상실험 결과 무려 60~70%의 암을 억제하는 강력한 항암효과를 나타냈다. 특히 놀라운 것은 RBF를 자궁내막암 세포에 처리했을 때 암세포가 스스로 파괴되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토에쓰오 박사는 임상결과에 대해 “현미 속의 RBA는 우리 몸속의 면역세포를 늘려 면역력을 증가시킴으로써 암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RBF는 암세포의 에너지 대사에 작용해서 에너지를 열로 변환시켜버림으로써 암세포의 성장을 멈추게 한다."라고 설명했다.

누렇고 까끌까끌한 한 그릇의 현미밥, 무심코 봐왔던 이 한 그릇의 현미밥 안에 암의 재발을 예방하는 기적의 항암성분들이 가득 담겨 있었던 것이다. (허완석 엮음 / 『암중모색 암을 이긴 사람들의 비밀 <생로병사의 비밀> 제작팀』 / 비타북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