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덕해수욕장
비만이 우리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알고 있지만, 최근에는 비만이 암의 발생은 물론, 재발과 전이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심각한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실제 미국 암학회에서 고도비만인 사람들을 16년 간 추적 조사한 뒤, 정상체중인 사람에 비해 남자는 52%, 여자는 62%나 더 많이 암으로 인해 사망했다는 충격적인 결과를 내놓았다. 특히 남성 비만자는 대장암과 간암, 여성 비만자는 유방암과 자궁내막암 같은 특정 암에 더 많은 연관성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암환자들 중에는 암의 재발과 전이를 막고 건강한 삶을 위해 운동으로 체중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많다. 과연 체중을 관리하는 것이 암의 재발과 전이를 막을 수 있을까? 이제부터 비만과 암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 비만한 사람들에게 암의 발병과 재발, 그리고 전이가 많은 이유가 무엇인지 하나씩 밝혀보도록 하자.
1. 운동으로 체중 관리하는 암환자들
작년 3월 유방암 진단을 받은 이묘향(50) 씨는 현재 암 치료를 위해 병원 근처 유방암 환자들의 쉼터에 머무르고 있다. 그녀는 함께 지내는 환자들 중에서도 다소 체격이 좋은 편에 속한다. 치료 때문에 1년 넘게 집을 떠나 있는 이묘향 씨. 이묘향 씨가 마음 놓고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이유는 계속되는 암의 발생 때문이다.
작년 3월 오른쪽 가슴에서 암 덩어리를 제거했다. 하지만 2개월 후 갑상선에서 추가로 1cm의 결절이 발견되었다. 새로 생긴 종양이었다. 이묘향 씨는 올 초에 갑상선암 수술을 다시 받았다. 하지만 불행은 계속 찾아온다고 했던가? 또다시 폐에서 결절이 발견돼 다시 조직검사에 들어간 상태다. 만일 암이 재발한 것이라면 이묘향 씨는 또 다시 고통스러운 항암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재발이 아니기를 바라며, 이묘향 씨는 매일 두 시간씩 걷기 운동으로 체중 관리에 힘쓰고 있다.
박종래(70) 씨 역시 건강을 위해 하루에 두 시간 정도 자전거타기와 걷기 등의 운동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적당한 유산소 운동과 근육 운동을 병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이렇게 운동을 열심히 하게 된 것은 2년 전 대장암 판정을 받은 후부터다.
암 진단을 받기 전 박종래 씨의 몸 상태는 어떠했을까? 젊어서부터 술자리를 즐기던 박종래 씨는 서서히 살이 찌기 시작해 체중이 10kg이나 늘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검사를 위해 찾았던 병원에서 뜻밖의 암 선고를 받았다. 박종래 씨의 항문에서 20cm 위, S자 결장에 위치한 암 덩어리는 대장의 3분의 1을 막고 있었다. 제거 수술을 받고 그것으로 끝인 줄 알았지만 종양을 제거하고 나서 1년 뒤, 이번에는 대장의 암세포가 간으로 전이되었다.
박종래 씨는 대장절제 수술 후 습관이 된 운동 덕분에 힘든 항암치료를 거뜬히 견뎌낼 수 있었다.
운동하기 전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변화는 눈에 띄게 들어간 뱃살이다. 예전에는 한 움큼 잡혔던 뱃살이 지금은 거의 잡히지 않는다. 박종래 씨는 체중 관리를 위해 식습관도 신선한 채소 위주로 모두 바꾼 상태다. 아직도 몸속에는 재발한 암세포가 그대로 남아 있지만, 박종래 씨는 암이 더 이상 커지지 않게 하려면 지금의 체중을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고 있다.
2. Doctor Says: 비만은 전립선암을 늦게 발견하게 한다.
전립선암 환자가 비만하면 악성도가 높은 암이 생기거나, 암 진행이 많이 된 상태에서 진단이 된다. 전립선암은 PSA라는 검사를 통해 암 진단을 해야 하는데, 비만인 사람들은 실제보다 이 수치가 10~20% 낮게 나온다. 그러다보니 암이 꽤 진행되고 나서야 발견이 되는 것이다. _박동수 교수(포천중문의대 분당차병원 비뇨기과)
3. 비만세포는 염증을 만들고, 염증은 암을 일으킨다
비만은 우리 몸에서 쓰고 남은 잉여 지방들이 지방세포에 모여서 축적되고, 그 지방세포 하나하나의 크기가 커져서 뚱뚱해지는 것이다. 그런데 지방세포가 비만해져서 뚱뚱해지면 단순히 보기에만 좋지 않은 것이 아니라 우리 몸에도 엄청난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
비만으로 뚱뚱해진 지방세포는 만성염증을 일으키는 화학물질을 분비하는데, 비만 환자에게 흔한 당뇨나 고혈압, 심장병 같은 성인 만성질환도 이런 이유에서 시작된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지방세포가 만들어낸 염증이 심지어 암의 발생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염증이란 사실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켜내는 하나의 면역반응이다. 외부의 공격에 의해 손상된 세포 조직은 염증이라는 면역 반응에 의해 서서히 복구된다. 하지만 염증이 수년 이상 지속되면 세포의 유전자는 오히려 손상을 입게 된다.
문제는 뚱뚱해진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면역반응물질들이 염증을 장기화시킨다는 데 있다. 결국 염증으로 유전자에 손상을 입은 정상세포들은 암세포로 발전하고, 지방조직에서 보내오는 성장신호는 다시 암세포의 숫자를 늘리게 되어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때 특히 복부를 둘러싸고 있는 지방세포는 염증을 키우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보통은 비만한 사람들의 뚱뚱한 뱃살을 보고 피하지방층이 두껍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 뱃속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피하지방보다 내장지방이 훨씬 두터운 것을 알 수 있다. 장기 주변을 둘러싼 내장지방에서 분비되는 물질은 혈액 속으로 쉽게 녹아드는 특성이 있어서 염증 반응을 장기간 지속시킨다.
그렇다면 특별한 질환 없이 비만하기만 해도 염증 정도가 높아지는 것일까? <생로병사의 비밀> 제작진은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을 걱정하고 있는 참가자들을 모집해 뚱뚱한 사람들의 염증 정도를 측정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참가한 지원자들의 체질량지수는 평균 30.7. 한국비만학회 기준으로 모두 고도비만에 속했다. 특히 복부 둘레를 확인한 결과, 남성의 경우 평균 99cm로 복부비만이 모두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들의 복부 둘레 역시 91cm로, 세계보건기구에서 정한 비만으로 인한 질환이 시작되는 기준치를 모두 초과했다.
참가자들의 염증 정도를 분석한 결과, 일반인들에 비해 비만인 사람들의 염증 정도가 심했다. 만성염증으로 암의 발병이 현실화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번에는 혈액 분석을 통해 좀 더 정밀한 검사를 해보기로 했다. 특히 염증을 줄이고 암세포의 성장과 전이를 차단하는 물질로 알려진 아디포넥틴의 양을 확인해보기로 했다. 검사 결과, 참가자들의 혈액 속에서는 일반일들에 비해 8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아디포넥틴의 양이 검출되었다. 비만한 사람들은 암이 발병할 확률은 높은 반면, 암의 성장과 전이를 차단하는 능력은 현저히 떨어진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4. Doctor Says: 암을 막으려면 복부비만을 피하라
복부비만이 심해지면서 몸 안에 여러 가지 염증 반응, 즉 암 발생에 관련된 여러가지 기전이 작동해서, 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따라서 복부비만을 조절하는 것은 당뇨병, 심장병뿐만 아니라 암 예방에 아주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다. _오상우 교수(동국대일산병원 가정의학과)
5. 비만은 암을 빨리 자라게 한다
비만이 암에 미치는 영향은 이것만이 아니다. 비만은 암을 빨리 자라게 하기도 한다. <생로병사의 비밀> 제작팀은 숙명여자대학교 분자세포생물학 연구실의 도움을 받아 지방 섭취에 따른 암세포의 성장을 살펴보는 실험을 했다. 먼저 쥐들에게 암세포를 주입하고 모든 조건은 동
일하게 하되 한 그룹은 정상적인 식이를, 다른 한 그룹은 체지방면적을 늘리기 위해 고지방식을 섭취하게 했다.
실험 2주째, 과연 지방은 암세포의 증식에 영향을 미쳤을까? 겉으로 보기에도 정상식이를 한 쥐들에 비해 고지방식을 한 쥐들은 행동도 굼뜨고 외관도 더 뚱뚱해 보였다. 또한 표면으로 드러난 종양의 크기 역시 큰 차이를 보였다. 정상식이를 한 쥐들에 비해 고지방식을 한 쥐들의 종양이 확연히 컸다.
실험에 사용된 총 열 마리의 쥐를 대상으로 각각의 종양 크기를 재본 결과, 고지방식을 해 뚱뚱해진 쥐들의 경우 정상식이를 한 쥐들에 비해 종양 크기가 두 배 가까이 컸다. 이번에는 현미경을 통해 각각의 지방세포를 확인해보았다. 정상식이를 한 쥐보다 고지방식이를 한 쥐의 지방세포가 더 크고 뚱뚱한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로 지방이 종양의 성장과 활동을 촉진시키는 것일까?
우리 몸의 모든 세포는 외부에서 보내오는 성장신호에 의해 일정한 속도로 성장과 분열을 한다.
지방조직에서 분비되는 물질 중 일부도 세포에 성장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하는데, 비만할 경우 이 체계가 혼란을 일으켜 성장신호가 비정상적으로 많아진다. 계속해서 성장하라는 신호를 받게 된 세포들은 성장을 계속하게 되는데, 이때 다른 세포에 비해 암세포는 더 빠르게 증식해 무서운 속도로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비만이 암에 미치는 악영향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암과 비만의 위험한 동행을 더 따라가 보자.
6. Doctor Says: 지방세포와 암의 상관관계
지방세포는 원래 잉여에너지를 저장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비만인 경우에는 너무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게 되고 그 결과 지방세포의 크기가 커진다. 지방세포의 크기가 커지면 지방세포가 정상적으로 조절하던 인체 대사작용이 혼란스러워지고 망가져서 암이 더 빨리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는 것이다. _양영 교수(숙명여대학교 생명과학부)
7. 암세포를 키우는 지방대사물
무서운 속도로 혈관을 증식하는 암세포도 세포다. 세포가 성장하고 분열하는데는 상당히 많은 지방대사물이 필요한데, 지방대사물은 세포의 골격인 세포막을 만드는 재료가 되며 커나가는 데 중요한 에너지원이 되기도 한다. 결국지방조직이 많을수록 암세포의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을 제공하는 기회도 많아지는 셈이다. 암 예방과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체중 관리가 꼭 필요한 것이다.
8. 복부비만과 자궁암
2007년 영국암연구소와 메디컬 리서치 카운슬이 유럽 10개국의 여성 22만 명의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허리 사이즈가 34인치 이상인 여성은 31인치 이하의 여성보다 자궁암에 걸릴 확률이 두 배 이상이라고 발표했다.
9. 뚱뚱하면 암 치료마저 어렵다
비만 환자가 급증하면서 암 수술을 할 때 집도의를 방해하는 골칫거리가 하나 생겼다. 바로 비만 환자의 복부를 가득 채우고 있는 지방 덩어리다. 이 지방 덩어리는 수술을 할 때 집도의의 시야를 방해하고 혈관을 찾는 데 어려움을 준다.
김춘자(70) 할머니는 얼마 전 대장암 3기 진단을 받았다. 다른 곳보다 복부를 중심으로 살이 많이 찐 상태였다. 하지만 비만 때문에 암에 걸릴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김춘자 할머니는 결국 대장의 5분의 1을 잘라내야 했다. 수술 당시 김춘자 할머니의 뱃속은 장 사이사이의 혈관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두터운 지방 덩어리들로 가득 차 있었다. 수술진은 지방 덩어리 속에서 대장을 막고 있던 종양을 어렵게 찾아냈다.
복부비만이 심한 환자는 수술도 쉽지 않다. 혈관과 임파선을 찾는 과정에서 많은 양의 지방조직을 제거해야 하는데, 이때 출혈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치료 후의 성적도 좋지 않다. 뱃속을 가득 메우고 있는 지방 때문에 수술 자체의 성공률도 떨어지지만, 설사 수술이 성공적이라고 해도 종양이 모두 제거되지 않았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외과 수술과 항암치료를 통해서도 제거되지 않은 암세포들은 혈관이나 림프절을 타고 우리 몸의 어느 곳이든 옮겨가 다시 재발하거나 전이되어 자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비만 환자의 암은 수술을 했다고 해도 다시 재발할 위험성이 크다. 실제로 국립암센터의 2007년 자료에 의하면, 대장암과 비뇨생식기암에 걸렸던 암환자 중 비만인 암환자는 일반 암환자보다 2차 암에 다시 걸릴 확률이 세 배 이상 높았다.
결국 비만한 암환자들은 암이 발병할 확률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암의 성장과 전이를 차단하는 능력은 오히려 현저히 떨어지고, 지방 덩어리가 암 수술마저 방해해 재발과 전이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이중, 삼중고를 겪게 된다. 따라서 비만한 암환자들에게는 무엇보다 체중 관리가 강력하게 필요하다.
이제부터는 운동과 체중 관리로 암을 이긴 암환자들의 사례를 살펴보고, 그들에게 운동과 체중관리가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자세히 알아보자.
10. Doctor Says: 비만은 암 수술의 성패까지 좌우한다.
비만 환자의 경우 혈관과 임파선을 분리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워 재발률이 높다.
일본에서는 대개 위암이나 대장암의 경우 수술하면 5년 생존율이 70~80%인데 비해 비만 환자가 많은 미국에서는 5년 생존율이 40~50%밖에 되지 않는다. _장인택 교수(중앙대병원 외과)
11. 체중 관리로 암의 성장을 늦춘다.
최근 국내에도 암환자의 체중 관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병원들이 늘고 있다. 박경자(43) 씨도 체중 관리를 위해 병원을 찾았다. 6년 전 유방암 수술을 받고 지난해 이미 완치 판정까지 받았지만 근래 갑자기 불어난 체중 때문에 마음이 불안해서다.
“요 근래 갑자기 10kg 정도가 확 불어났어요.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이 오니까 직장생활도 잘 안 되고, 아무것도 안 되더라고요. 유방암이 다시 재발하지나 않을까, 반대쪽 유방에 다시 암이 생기지 않았을까 그게 가장 염려되죠."
현재 그녀의 체질량지수는 28로 비만 상태다. 무엇보다 비만한 환자의 내장지방은 암의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위험하다. CT검사로 박경자 씨의 내장지방 정도를 파악해보니, 내장지방의 양만 무려 3kg에 가까웠다. 박경자 씨가 정상체중이 되려면 17kg을 감량해야 하는 상태다.
하지만 암을 겪었던 환자의 무리한 체중감량은 오히려 면역력을 저하시킬 수 있기 때문에, 우선 6개월간 5kg 감량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박경자 씨를 위해 맞춤처방이 내려졌다. 하루 세끼는 절대 거르지 않되, 밥의 양을 현재의 3분의 2 수준으로 줄이고 하루 40분, 유산소 운동과 스트레칭 위주로 운동을 해야 한다는
12. Doctor Says: 살이 찌는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환자들은 수술 후 어떤 생활습관이 살을 찌우는지 체크해야 한다. 체크한 후 그 요인들을 하나씩 바꿔야 한다. 바꾸더라도 평생 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굶으면 누구나 살이 빠지겠지만 평생 굶을 수는 없으니 말이다. _김열 교수(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처방이 내려졌다. 몸무게보다 지방량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운동은 식이만큼 암 예방에 중요한 요소다. 그렇다면 운동으로 체중을 관리하면 이미 발병한 암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세계적인 암 치료 병원인 미국의 MD 앤더슨 암센터에서 이런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실험을 진행한 적이 있었다. 실험의 내용은 대장암을 유발한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누고, 한 그룹에게만 운동을 시키고 다른 그룹의 쥐는 운동을 시키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두었다가 100일의 시간이 지난 후 두 그룹을 비교해본 것이었다.
실험 결과는 두 그룹에 확실한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운동을 시키지 않은 쥐 그룹의 대장 내 폴립(용종)은 평균 26개가 관찰되었지만 운동을 시킨 쥐 그룹의 대장 내 폴립은 21개에 그쳤다. 더 큰 차이는 두 그룹의 100일 생존율을 비교했을 때 확연히 드러났다. 운동을 시킨 쥐들의 생존율이 100%였던 것에 반해 운동을 시키지 않은 쥐의 생존율은 겨우 62%였다.
이 실험을 통해 쥐에서는 운동이 이미 발현한 암세포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종내에는 생존율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13. 체중 관리로 생존기간과 생존율도 높인다
이른 아침, 유방암 환자들의 모임인 비너스 회원들이 관악산 입구에 모였다. 비너스 회원들이 등산모임을 가진 지도 벌써 6년째.
매주 화요일마다 있는 산행이지만 늘 높은 출석률을 자랑한다. 산에 오르는 동안 서로의 아픔을 나누고 투병의지도 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이 등산을 최고로 꼽는 데는 또 한 가지 이유가 있다. 체중감량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다른 암에 비해 유방암은 비만과의 관계가 비교적 명확하다. 그렇기 때문에 유방암을 겪어본 환자들은 체중을 조절하는 것이 곧 암을 관리하는 길임을 잘 알고 있다.
체중 관리에 운동만큼 중요한 것은 식단이다. 비너스 회원들은 각자 집에서 준비해온 잡곡밥에 쌈 채소까지 한상 가득 차려냈다.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되 칼로리를 최대한 낮추는 것이 비너스 회원들의 식사 원칙이다. 하지만 늘상 이런 식단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항암치료 중에는 이 식단이 예외가 된다. 비너스 모임에 참가 중인 최영선(55)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항암치료 기간에 고기를 먹지 않으면 백혈구 수치가 안 올라가서 항암제를 잘 맞지 못했어요. 그 기간에는 잘 먹는 수밖에 없어요. 평소에는 고기를 즐기지 않았는데 항암제를 맞으면서 고기를 더 먹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더 많이 먹었어요.
항암치료 끝나고 나서는 다시 체중 관리 때문에 완전 살과의 전쟁이에요, 전쟁,"
이렇게 비너스 회원들이 등산과 식이요법을 통해 체중 관리를 하는 것이 암 치료에 정말 효과가 있는 것일까?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25년 추적 조사한 결과, 비만한 유방암 환자들은 정상체중의 유방암 환자들에 비해 생존기간과 생존율이 모두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살기 위해서는 체중 관리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셈이다.
14. Doctor Says: 재발과 전이를 막는 체중 관리
비만이 유방암 발병의 요인이기도 하지만 유방암이 이미 발병한 사람을 대상으로 연구를 했을 때도 비만인 사람의 예후가 더 나쁘다는 결과가 나온다. 비만 환자들은 재발도 더 잘 되고 사망할 확률도 높다. 그래서 환자들에게 항상 열심히 운동해서 체중을 빼고, 지방질 많은 음식은 먹지 말고 가능하면 소식하면서 채식위주로 식사를 하라고 처방하곤 한다. 이 방법이 유방암 재발과 전이를 막는 환자가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_한원식 교수(서울대병원 외과) (허완석 엮음 / 『암중모색 암을 이긴 사람들의 비밀 <생로병사의 비밀> 제작팀』 / 비타북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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