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건강
버선에는 솜버선, 홑버선, 누비버선, 타래버선 등이 있는가 하면 틀버선이라는 게 있었다. 여자 아이 일곱 살만 되면 발에 맞는 버선이 아니라 한결 작은 버선을 신겨 발의 발육을 억제시켰다.
이 틀버선을 신기 시작하면 반년은 울어야 하고 1년은 비틀걸음을 걸어야 했었다.
"여자와 오이는 작을수록 맛이 있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의 버선이 그랬고, 신데렐라의 유리구두가 그래서 작았던 것이요, 중국에서는 '금련'이라는 예쁜 이름으로 전족을 미화했던 것이다.
전족을 만들려면 4단계를 걸쳐 3년여라는 시간이 필요했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발은 겨우 10cm에 불과하였고, 포소저는 발이 너무 작아서 사람이 안아주지 않으면 걷지도 못할 정도였다고 하며, 황후였던 조비연은 손바닥 위에 올라서서 춤을 출 정도였다고 한다. 이쯤 되면 발등이 둥글게 휘어서 발바닥 중앙부에 깊은 도랑이 패이게 된다.
발뒤꿈치 뼈가 수평에서 완전히 수직으로 선다. 발은 크고 작은 26개의 뼈가 조합, 근육과 인대로 연결되어 있는데, 이게 완전히 기형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물론 좁은 구두, 특히 하이힐을 오래 신었을 때 외반모지라는 변형을 일으키기도 한다. 염좌를 일으켜 변형되는 수도 있다.
그런데, 한방에서는 오래 전부터 발을 매우 중요시하고 있다. 우리 몸의 발바닥에는 신체 모든 장기와 연결된 신경이 분포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신체에 이상이 생기면 발에 그 증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발바닥에는 중요 기관과 연결된 경락이 흐르고 있으며 비장, 위장, 신장, 방광, 담도계 등이 집결되어 있다. 한방 물리 요법의 한 갈래인 지압도 발을 중요시하기는 마찬가지다.
요통이 있을 때는 발등의 해계열과 발바닥의 용천혈을 눌러주고, 콩팥이 안 좋으면 발뒤꿈치에 있는 실면혈과 복사뼈 안쪽에 자리잡고 있는 내고혈을 눌러 치료한다.
위장병은 둘째, 셋째 발가락을 눌러 치료한다. 또한, 발뒤꿈치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체중이 발끝에 몰려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는다. 특히, 여성들의 하이힐은 너무 아름다움만을 강조하다보니 앞닫이가 좁은데다 뒤꿈치는 지나치게 높아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굽높은 하이힐은 단순히 건강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전신의 건강에 영향을 준다. 하이힐은 골반의 변형을 가져오고 발가락을 압박하여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키며 근육과 신경에도 압박을 가한다. 특히 물리적인 자극으로 처음으로 발가락, 발바닥, 발등에 가해지는 압박이 시간이 지날수록 다리를 통해 허리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더욱이 여성들은 발의 안정감 부족으로 인해 발 앞부분의 자극이 다리를 통해 골반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골반에 이상이 생기면 골반에 의해 보호를 받고 있는 자궁도 압박을 받게되어 결국 자궁 위치가 비정상적으로 뒤틀릴 위험이 있다. 자궁의 위치 이상은 여성의 생리 상태나 임신, 출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와같이 여성들의 발은 남자들의 발과 달라 자궁의 위치 이상이나 월경상태, 생리통 등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가급적 발을 차게 하지 말고 따뜻하게 보호해주는 것이 신체를 위하는 길이다.
또한 발의 염좌는 뒤꿈치와 발목 바깥쪽에 많이 나타나는데, 인대가 늘어나는 것에서부터 관절인대가 단절되는 중증까지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경증의 경우에는 안정하면서 냉습포하면 좋고, 치자가루를 밀가루에 걸쭉하게 반죽해서 차게 붙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울러 '신맥' 경혈과 '조해' 경혈을 가볍게 지압한다. 신맥은 바깥 복사뼈 바로 아래 움푹한 곳에 있으며, 조해는 안쪽 복사뼈 바로 아래 움푹한 곳에 있다. 물론 염좌가 없더라도 평소에 신맥, 조해 두 경혈을 지압해 주는 게 좋다. 명의 편작이, 인체 기능을 전반적으로 조정하는 기막힌 특효 급소로 정한 13개 경혈 중에 바로 이 경혈이 포함되어 있을 정도이므로, 평소에 이들 경혈을 지압하면 인체 기능이 균형을 이루어 숙면을 취하게 되고 전신에 활력이 솟게 된다. 그야말로 만병을 다스릴 수 있는 신비의 급소다.
발에는 이처럼 전신기능을 바로 잡아주고 활력을 주는 신비의 급소가 많다. 그래서 발만 잘 다스려도 만병을 다스릴 수 있고 건강, 장수할 수 있다는 말까지 있다. 예를 들어 발바닥의 사람 '인'자 모양의 오목한 곳 중앙에 있는 '용천'경혈을 지압해 주면 체내 수분대사가 잘 되고 혈액순환이 원활해지면서 정력이 강화된다. 안쪽 복사뼈와 아킬레스건 중앙에서 2cm 아래의 '수천'경혈도 같은 효과가 있으며, 바깥 복사뼈와 아킬레스건 중앙에서 3cm아래의 '복참'경혈도 같은 효과가 있다. 발뒤꿈치에서 안쪽 복사뼈 사이를 잇는 선의 중앙이 전립선, 고환, 자궁의 반사구역이며, 발뒤꿈치에서 바깥 복사뼈 사이를 잇는 중앙이 고환, 난소의 반사구역인 것과 일치한다. 아울러 발바닥 전체를 주먹으로 자주 두드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한편 걸음을 올바르게 걸어야 발이 건강하고, 그래야 전신 건강도 유지할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인 걸음걸이는 첫째 '신직적일'이요, 둘째 '적폭중내'다. 용어가 어렵지만 쉽게 표현하면 첫째는 바른 직립자세로 발자국이 일직선이 되게 걸으라는 것이요, 둘째는 적당한 보폭으로 발안쪽에 몸무게를 실 듯 걸으라는 얘기다. 적당한 보폭이란 골반부터 발끝까지 길이의 6분의 1 정도를 말한다.
내 친구는 테니스를 매우 좋아하는데, 테니스 경기를 하다가 아킬레스 건이 순간적으로 끊어져 버렸다. 경기 도중에 그대로 풀썩 주저 앉아 버린 것이다. 아킬레스 건이 끊어지면 끊어진 아킬레스건이 무릎 부위까지 위로 올라 붙어 버린다. 마치 고무줄 처럼. 병원에서 아킬레스를 서로 연결시키려고 도구로 잡아 당겨 끌어 내리는 데 죽을 정도로 아팠다고 한다. 어렵게 근허진 부위를 단단히 바느질하여 연결을 한 다음에 는 한쪽 발을 가슴 부위까지 기브스를 하한 상태로 근 1년이라는 인고의 세월을 기다렸다고 한다. 그래야 연결이 된다고 한다. 그 세월동안 엄청난 고통 속의 나날이었을 것이다. 그 친구는 그렇게도 좋아하는 테니스를 지금은 아예 하지 않고 가벼운 등산 정도로 만족하면서 건강을 챙긴다. 아킬레스 건이 끊어진 사람은 또 다시 끊어지기 쉽다고 한다. 배드민턴 선수 생활을 했던 어떤 체육 선생님은 아킬레스 건이 두 번이나 끊어졌고, 엄청난 고통을 견뎌야 했다고 한다. 배드민턴이나 테니스 등, 급격하게 순발력을 필요로 하는 운동에 그런 불상사가 자주 일어난다.
또 한 친구는 족부근막염으로 한 동안 고생을 하는데, 그 친구도 절룩 거리면서도 테니스를 치곤 했다. 병원에 자주 가서 주사를 맞고 마사지를 받는 등 치료를 받고 있지만 아직도 정상이 아니다.
테니스 등을 하는 도중에 근육이 파열되는 경우도 많다. 경기 도중에 갑자기 딱 소리가 나면서 마치 누가 조그마한 돌덩이를 자기 발 뒷꿈치를 때리는 것 같은 느낌에 뒤돌아 보면서 누가 그런 짓을 했는지 찾아 보지만 어무도 없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발을 지탱해주는 강력한 근육 몇 가닥이 끊어진 것이다. 이때에는 조심하면서 한 달 정도만 잘 관리하면 낫는다. 내 주변에 자기 발을 잘 관리 하지 않아서 고생하는 친구들이 많이 있다.
발을 편안하게 고장나지 않게 하려면 정성스럽게 관리를 해야 한다. 발 고장은 무척 괴로운 일이 된다. 내 몸무게를 지탱해 주며 가고자 하는 곳이면 어디 든지 갈 수 있는 발 건강이야 말로 매우 중요하다.
그런 중요한 벌을 위하는 제일 좋은 방법은 체중을 줄여 주는 것이 첫 번째이고 탈이 나지 않도록 미리미리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시간을 내어서 발 마사지를 해 주고 모관운동, 발가락 끝 부분을 양 발로 자주 부딛쳐 주는 운동을 해 주면 부상을 예방 할 수 있다.
잠 자기 전이나 잠자리에서 일어나기 전에 누워서 두 발과 두 손을 높이 올리고 한자의 말 마(馬 )자를 쓰는 운동을 모관 운동이라고 한다. 나는 이 운동을 매일하는데 우두둑 소리가 발목과 팔목에서 난다.
건강을 위해서 니시건강법을 배우면 좋겠다. 잠을 잘 때 옷을 벗고 잠을 자는 풍욕운동으로 암을 예방하고 붕어 운동으로 장을 활발하게 하며 합장 합척법으로 심신을 편안하게 하는 운동이 니시의학이다.
요즈음 스마트 폰이나 컴퓨터 작업 등으로 손목 터널 증후군으로 고통 속에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병도 예방이 가능할 것이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사소한 발의 병으로 인해 걷는데 지장을 받아 본 사람만이 발의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게 된다.
발병이 나기 전에 미리 미리 발 건강에 많은 신경 써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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