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조병식의 자연치유 15 - 식이요법으로 암을 극복한 사람들

hope888 2022. 5. 13. 21:00

 

 

1. 10일간의 휴가

 

"영묘한 피부는 폐의 기능을 하며…” 귀에 익은 풍욕 테이프 소리와 함께 자연의원, 오월의 어느 하루가 시작됨을 알린다.

한겨울 같지는 않아도 오월 새벽의 냉기는 풍욕의 맛이 여전함을 느끼게 한다.

항상 그렇듯이 풍욕 후 밀려오는 약간의 피로감과 무력감에, 누워서 한참이나 멍하니 천장을 응시한다. 이제는 제법 환해진 오월의 또 다른 아침에 정신을 차려 어제 한 일을 반추해 보고, 또 오늘 할 일을 생각해 본다.

아무리 생각해도 특별할 것 없는 반복되는 일상, 끝이 안 보일 것 같은 투병 생활, 현실과 동떨어져 신선놀음을 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계곡물 소리인지, 빗방울 소리인지. 규칙적인 소음이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하다. 14개월 전 어느 날, 종합병원 진료실….

회사 종합검진에서 발견된 간암 이후 내 인생의 모든 것이 한순간에 바뀌었다. 암이란 나하고는 전혀 관련이 없는 다른 세계의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에게 닥치다니, 내가 선택되다니, 믿을 수가 없고,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한 차례 색전술 후 6개월의 휴직과 8개월째의 회사 생활, 참으로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전쟁과도 같은 투병 기간이 지나가고 있다. 마라톤 42km가 목표라면 이제 겨우 1.4km를 뛰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평생을 그렇게 해야 할 것이다.

그날 이후 나의 모든 것은 180 바뀌었다.

전도가 양양하고 잘나가던 대기업 연구 책임자에서, 회복 기약이 불확실한 암환자로 전락했고, 현실세계에서 낙오됐다. 모든 것을 바꾸어야 했다. 음식도, 술도, 친구도 그리고 사고방식마저도… 모든 행위의 우선순위는 오로지 투병에 맞춰졌다.

 

시중의 많은 정보들이 투병 방법의 결정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공기, 물, 음식, 마음가짐, 특정 약초나 건강식품, 마음이 약한 환자에게는 고통스러운 선택과 결정의 연속이다.

양의학적 이외의 투병 방법은 성공적으로 투병하고 있는 사람을 실제 만나서 육성으로 들어보고, 그중에서도 자기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일본 니시가즈오 박사의 자연건강법에 기초해 나름대로의 병 원칙을 세워 철저하게 시행해 나갔다.

철저한 채식, 집에서 정성을 다해 만든 건강 식품, 풍욕, 냉온, 커피 관장, 평지 위주의 등산, 신앙생활, 성격 고치기 등….

 

두 자녀와 아내가 있는 가장으로 투병을 위해 장기간 요양이나 휴직을 지속할 수 없는 형편이었기에 내가 처한 환경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선택해 실행하는 수밖에 없었다.

발병한 지 일 년여가 지난 지금, 느슨해진 투병 의지를 다지고, 집에서 병수발에 지쳐 있는 처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 자연의원으로 10일 간의 휴가(?)를 결정했다. 짧은 시간이나마 공기 좋고 프로그램이 확실한 장소를 찾아 알차게 투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아침 식사 후 오전이면 항상 오르는 자연의원의 앞산과 뒷산, 아침 식전이나 오후에 수시로 다녀오는 쉼터, 수암사. 오월의 푸르른 신록과 새소리, 바람소리 등이 눈에 선하다. 물소리밖에 없는 깨끗한 환경에서 다시금 샘솟는 삶에 대한 정열과 투병 의지를 가다듬는다.

이러한 청정하고 스트레스 없는 생활은 오히려 나에게는 사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고, 이런 깨끗한 곳에서 한 3개월만 모든 것을 잊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라는 생각도 해 보았다.

인상 좋고 확신에 찬 원장님, 기체조를 담당한 노총각 수련 부장님,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밝은 표정의 간호 과장님, 그리고 식당 아주머니들.

맨발로 뛰어다니고 신명이 많은 32번 아지매, 고스톱 잘 치는 화자 씨, 약간 게으르나 예전 기백이 그대로인 대대장님, 섬세한 성격이며, 용기 있는 결단을 내린 김 선생, 전자공학도 장 선생, 환우 반장 천 선생, 그리고 미남 박 선생 등 짧은 10일간의 만남과 경험이었지만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고, 저의 투병 방식에 확신을 심어주었다.

 

암이란 '만성적 자극 chronic iritation'에 의해 세포 내의 정상 유전자가 병들고 망가지는 것이라 한다. 즉 병은 오랜 기간 동안 스스로 자초한 것이며, 따라서 자기 스스로의 노력에 따라 건강이 회복될 수 있는 것이다. 양의학에 면역요법, 식이요법, 정신요법 등 보완 요법을 가미한 통합의학은 암 퇴치를 위한 세계적 추세다.

자연의원의 프로그램은 꾸준히 따라 하기에 그리 쉽지 않은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으나, 어느 방법이든 확신을 가지고 6개월 이상 꾸준히 실천하면 변화와 효과를 느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암 진단을 받고 투병을 시작한 이래 다음과 같은 나만의 다짐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있다.

"초심을 잃지 않는다.

오늘 하루를 산다.

처, 자식, 가족을 위해 살아남는다.

건강이 예전보다 더 좋아진다.

더 행복해진다.”

풍욕이나 붕어 · 모관운동을 할 때나, 커피 관장을 하며 거꾸로 매달려 있을 때나, 산에서 스트레칭 후 명상을 할 때나, 냉온욕을 할 때나, 그냥 슬퍼서 눈물 흘릴 때나, 항상 이 다짐을 되뇌고 있다.

무슨 방법이든 꾸준히 ‘독심' 먹고 '실행' 하십시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습니다. (조병식 / 『조병식의 자연치유』 / 왕의 서재).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