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천국의 모든 것은 사람과 상응(相應)한다.
상응(correspondence)이란 무엇인지 알 필요가 있다. 어떤 사물이 다른 사물을 암시적으로 나타내는 것을 상징이라고 하는데, 상응은 상징과 비슷한 뜻이지만 두 사물 간의 연결이 좀 더 긴밀하다.
예를 들면, 사람의 꾸밈없는 얼굴에는 마음속의 생각이 그대로 들어난다. 즉 마음에서는 생각을 품고, 얼굴은 그 생각을 나타낸다.
이럴 때 마음과 얼굴이 서로 상응한다. 또 사람이 자기의 의지를 행동으로 나타낼 때, 그 행동에는 의지가 들어있다. 그럴 때 행동과 의지가 상응한다. 이 사실을 좀 더 확대하면 겉사람과 속사람의 상응도 알 수 있다. 속사람이 마음속에 의도하는 것을 겉사람이 행동으로 나타내기 때문이다.
상응의 가장 뚜렷한 예는 태양과 하나님의 상응이다. 태양은 단 하나이고 지상의 생물들을 존속하게 한다. 하나님은 단 한 분이고 우주의 삼라만상을 존속하게 하신다. 즉 태양과 하나님은 구조와 역할이 같다. 차원만 다를 뿐이다. 이렇게 두 가지 사물이 차원은 다르지만 구조와 역할이 같은 것을 상응이라 한다.
이 상응 현상에서 놀라운 것은 천국과 사람의 정확한 상응이다.
천국의 공동체들은 사람의 신체와 같은 구조로 배치되어 있어서 천국 전체는 사람의 모습이라는 것은 앞에서 말했다. 그래서 천국의 각 부위의 특성은 사람의 같은 부위와 상응한다.
즉, 천국의 머리 부위의 천사들은 지혜와 총명이 특성이어서, 사람의 머리에 상응한다. 가슴 부위의 천사들은 유달리 따뜻한 사랑이 특성이어서, 사람의 가슴과 상응한다. 허리와 생식기 부위의 천사들은 유달리 아름다운 부부애가 특성이어서, 사람의 허리와 생식기에 상응한다.
발 부위의 천사들은 천국의 가장 낮은 선 안에 있어서 사람의 발과 상응한다.
좀 더 이야기하면, 천국의 팔과 손 부위의 천사들은 일하는 능력 안에 있어서 사람의 팔과 손에 상응한다. 또 눈 부위의 천사들은 사고력, 귀 부위의 천사들은 순종, 코 부위의 천사들은 지각, 입과 혀 부위의 천사들은 대화 능력, 신장 부위의 천사들은 분별 능력, 간장과 췌장과 비장 부위의 천사들은 선과 진리의 정화능력 안에 있어서, 각각 사람 몸의 해당 부위와 상응한다. 이런 방법으로 천국이라는 거인의 모든 부위는 고유한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 특성이 지상에 있는 사람의 같은 부위와 상응하는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천국의 각 부위의 특성이 사람의 같은 부위에 그대로 유입된다는 것이다. 즉, 천국 머리 부위의 지혜가 사람의 머리에 유입되어 사람을 지혜롭게 만들고, 천국 가슴 부위의 사랑이 사람의 가슴으로 유입되어 사람을 따뜻한 성품으로 만들고, 천국 허리 부위의 부부애가 사람의 허리에 유입되어 아름다운 부부애를 만드는 것 등이다. 즉, 서로 상응하는 부위로 유입되는 것인데, 물론 이런 유입은 사람이 주님을 향해서 마음을 열어야 한다. 천국의 유입은 비처럼 누구에게나 내리지만(마 5:45) 우리가 마음의 그릇을 열어야만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천국의 특성이 사람에게 유입되는 사실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해야겠다. 그 유입은 천국과 사람의 긴밀한 연결을 위한 것인데, 그것이 천국행을 위해서 근본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먼저 천국 머리부위의 특성인 지혜가 사람에게 유입되는 경우는 이렇다. 사람이 스스로 하나님을 깨닫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람의 이해력은 유한하고 하나님은 무한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이 하나님을 올바로 깨닫는 것은 오직 계시로만 가능한데, 그 계시가 바로 천국에서 오는 지혜의 유입이다. 즉 어떤 사람이 하나님을 올바로 깨닫기를 간절히 원할 때, 천국 머리 부위의 지혜가 그의 머리에 유입된다. 그 지혜의 빛 속에서 그는 하나님을 올바로 깨닫기 시작한다. 그렇게 깨달은 만큼 그는 하나님을 순종하게 되며, 순종하는 만큼 그의 마음은 천국과 연결이 되는 것이다.
천국 가슴 부위의 특성은 사랑인데, 그 특성이 사람의 가슴에 유입되는 경우는 이렇다. 사람은 본래 이기적이다. 매사에 자신을 먼저 위한다. 간혹 다른 사람을 위한다 해도 그 숨은 동기는 결국 자신을 위한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 마음은 대부분 차갑다. 그러나 사람이 천국을 향해서 마음을 열 때는 다르다. 천국의 사랑이 그의 가슴에 유입되어 그를 따뜻한 사람으로 만든다. 이기적인 동기가 없이 순수한 사랑을 베푸는 사람들은 이런 사람들이다. 이기심은 천국과 상극이어서, 천국행을 위해서는 반드시 벗어나야 한다.
천국의 사랑이 사람에게 유입되어 차가운 이기심을 벗어나게 해주는 것이다.
천국에서 오는 사랑의 유입은 부부의 경우에 더 특별하다. 어떤 부부가 주님에게 순종하며 서로 사모하는 마음으로 살 때, 천국의 사랑이 그들의 가슴에 유입된다. 그렇게 유입된 사랑으로 그들은 참 사랑이 어떤 것인지 깨닫는다. 그것은 어떤 이기심도 결코 범접할 수 없는 사랑이다. 그 사랑으로 넘칠 때 그들은 서로에게서 이제까지 몰랐던 참 사랑의 아름다움을 본다. 그 아름다움 속에서 그들 부부는 이 세상에서도 천국의 사랑을 나누며 산다.
그 사랑 안에서 그들은 두 마음이 온전히 하나가 된다. 그러다가 마음으로 느끼는 사랑을 몸으로도 느끼고 싶어진다. 그러면 간절한 포옹으로 몸도 자연스럽게 하나가 된다. 그렇게 사랑의 갈망으로 한 몸이 될 때, 천국 허리 부위의 특성인 부부애가 그들의 허리로 유입된다. 그리고 그 사랑으로 그들을 더 간절히 밀착시킨다. 그렇게 해서 그들은 몸과 마음이 온전히 하나가 되는데, 실은 그 때 그들의 영혼까지 하나가 된다. 그리고 계속 유입되는 천국의 사랑 속에서 그들은, 에덴동산의 아담과 이브처럼 사랑의 희열 속에 끝없이 잠긴다. 천국의 부부애가 유입되어 그들을 그렇게 지순한 사랑의 희열로 이끌어가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부부애이다.
진정한 부부애에 관해서 좀 더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지금 함께 살고 있는 부부들도 그 사랑을 너무나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부애를 통한 천국과의 연결은 더욱 모르기 때문이다. 천국이라는 거대한 사람의 허리 부위는 아름다운 부부애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전술했다. 그 특성이 주님을 순종하는 부부에게 유입되어 그들의 사랑을 또 그렇게 아름답게 이끌어준다는 것도 이야기했다. 그럴 때 그들에게 가장 먼저 나타나는 현상은 몸과 마음의 정화현상이다.
사람의 마음은 옳지 않은 욕망으로 불순해지기 쉽다. 그런 마음이 허리와 연결되면 사람의 허리도 그렇게 된다. 천국의 부부애가 사람의 허리로 유입될 때 먼저 나타나는 현상은, 그런 불순한 것들을 '눈처럼 순결하게 정화시켜 주는 것이다. 욕심과 이기심으로 불순해진 몸과 마음을, "생수의 강물”로 깨끗이 씻어주고(사 1:18, 요 7:38), 순결의 옷을 입혀준다.
그렇게 몸과 마음이 정화된 부부가 서로에게서 그 순결한 모습을 볼 때, 그들은 서로의 아름다움에 감동한다. 그 아름다움을 좀 더 가까이 느끼고 싶어서 다시 손을 뻗고 포옹하고, 더 깊이 한 몸이 된다. 그럴 때 천국의 부부애가 그들에게 넘치게 유입되어, 온전히 하나가 된 몸과 마음을 가없는 희열 속으로 이끌어 가는데, 그때 그들이 느끼는 기쁨은 이 세상의 기쁨이 아니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부부들만 누리는 천국의 기쁨이다.
그 기쁨 너머로 그들의 내면에서 더 깊이 느껴지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주님의 신성 자체이다. 천국의 부부애, 그 신비한 희열 속에서 그 근원인 주님의 신성이 느껴지는 것이다. 즉, 이제까지 몰랐던, 뭐라고 말할 수 없이 맑고 순수한 사랑이 그들의 내면 깊은 곳으로 계속 흘러 들어온다. 그리고 그 사랑이 상대방에게 간절히 쏠린다. 마치 동트기 직전의 새벽하늘처럼 맑고, 거기에 떠있는 새벽별처럼 신비한 감동을 주면서, 그 사랑이 계속 흘러 들어와서 또 상대방에게 계속 흘러가는 것이다. 사랑의 흐름으로 나타나시는 주님의 신성을 그들은 그렇게 느낀다. 그때 그들은 내면뿐만 아니라 온 몸의 감각까지도 순화되어, 그 순수함 속에서 지상에서도 천국의 희열을 느끼는 것이다.
주님의 신성에서 발원하는 천국의 부부애, 그것이 세상 부부의 이기적인 사랑을 천국의 깊은 사랑으로 변화시키는데, 그렇게 이기와 자아가 없이 천사의 순수함으로 변화된 사랑이 진정한 부부애이다.
누구를 진정으로 사랑해 본 사람은 이런 사실을 조금은 이해할 것이다.
그러나 남녀의 진정한 사랑이 어떤 것인 지도 모르고, 남녀관계를 함부로 비하 하거나 또는 이기적 욕망으로 취급하는 경우, 그런 수준에서는 이런 사실을 결코 이해할 수 없다. 삼차원 수준에 있는 사람은 사차원의 신비한 세계를 모르는 것과 같다. 그들에게 천국적 사랑은 전혀 다른 세계인 것이다.
부부애는 원래 이렇게 고결하고 신성한 것이다. 그러나 많은 부부들이 이런 부부애의 고결함을 모른 채, 타고난 이기심과 거기에서 나오는 원망과 불평만을 끓이며 사는데, 그들은 천국의 부부애와는 거리가 멀다. 그렇게 해서 원래 고결했던 부부애가 끝없이 오염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그러나 천국에서 유입되는 부부애는 오염된 인간의 생각으로는 상상도 이해도 할 수 없이 아름답고 신성한 것이다. 그 사랑은 천국의 유입이 어떤 것인지 아는 사람만 깨달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유입은 주님을 향해서 마음을 여는 사람만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부부가 천국에서 오는 사랑의 유입을 받아서, 그 지순한 사랑의 기쁨 속에, 이 세상에서도 천국과 연결되어 사는 것, 이것이 결혼의 원칙이다. 그것은 천국의 유입을 받을 때에만 이루어지는데, 그 유입의 중요성은 단지 부부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실은 우리 모두에게 해당된다. 우리도 천국의 유입을 받아서 천국과 연결되어 사는 것, 주님께서 간절히 원하시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이렇게 사람 몸의 각 부위가 그것과 상응되는 천국 부위의 유입을 받아서 그 특성대로 아름답고 쓸모 있게 되는데, 이런 놀라운 일은 주님이 사람이기 때문에 가능하며, 또 천국이 사람 모습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즉 하나님이 사람이 되셨기 때문에 가능하다.
주님의 성품은 하나님과 사람의 성품이 합일된 것, 즉 신성과 인성이 합일된 것이라고 앞에서 말한 바 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쉽게 유입되기 위해서이다. 즉 하나님이 사람의 성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람에게 유입하실 수 있는 것이다. 그 유입이 없으면 사람도 천사도 있을 수 없다. 이것을 보아도 하나님이 왜 사람이 되셨는지 분명해 진다. 천국과 사람의 상황에 따라 이루어지는 천국의 모든 유입은 하나님이 사람이 되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주님으로 말미암아 사람과 천국이 있다.
상응현상은 천국과 사람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천국들 사이에도 있다. 삼층 천국은 이층 천국과, 이층 천국은 일층 천국과 일층 천국은 또 사람의 사지백체와 상응한다. 따라서 천국의 유입이 최종적으로 끝맺는 곳, 즉 천국이 마지막으로 완성되는 곳은 바로 사람의 몸이다. 사람의 겉모습까지도 천국의 모습이 될 때 그 사람에게서 천국이 완성되는 것이며, 지상의 사람들이 그렇게 되는 정도만큼 지상에 천국의 기초가 확립된다. 주기도문에 "나라가 임 하옵소서" 라는 구절이 바로 그 뜻이다. 그 나라가 바로 천국이고 그 천국이 지상에 확립되기를 기도하라는 뜻이다.
이 모든 사실은 사람이 그 마음의 시선을 조금만 올린다면 분명히 볼 수 있다. 즉 자연계의 모든 것은 그 근원이 영계이며, 자연은 단지 영계의 겉옷이며, 영계와 상응으로 연결된 물질적 형태임을 깨달을 수 있는 것이다. (엠마누엘 스베덴보리 / 『천국과 지옥』 / 한새회). 끝.
'신앙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나님 마음에 꼭 드는 사람 5 – 위로부터 오는 평안 (0) | 2022.06.27 |
---|---|
천국과 지옥 2 - 천국은 무수한 공동체들로 이루어진다. (0) | 2022.06.13 |
천국과 지옥 1 – 천국 (0) | 2022.06.13 |
은혜가 다스리는 삶 2 – 이천 년 후 (0) | 2022.06.13 |
성령세례 받는 법 8 - 성령세례를 받으면 어떤 증거들이 나타나는가? 1 (0) | 2022.06.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