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슈퍼유산균의 힘 2 - 건강의 90%는 장내 유익균이 결정한다.

hope888 2022. 4. 24. 22:31

1. 자연분만으로 세균 샤워를 시켜라

 

사람이 세상에 나오기 전, 태아인 동안에는 무균상태인 자궁에 있다. 엄마 뱃속에 있을 때는 태아의 장내에 미생물이 하나도 없다는 뜻이다. 그러다가 태어나기 2개월 전부터 태아에게 좋은 균이 공급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자연분만을 하면 태아가 밖으로 나오는 길인 산도를 통해 세균과 접촉하며 면역력이 저절로 생긴다. 엄마의 세균을 그대로 전달받으면서 면역력도 길러지는 것이다.

핀란드 투르쿠 대학 Turku University 중앙병원에서 이를 입증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자연분만으로 출산한 아기에 비해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의 대변에서 유익균인 락토바실러스와 비피도박테리아의 수가 낮게 나왔고, 유해균인 클로스트리듐 퍼프린젠스가 상대적으로 많이 검출되었다는 것이다.

제왕절개로 태어나면 어머니의 질에 있는 미생물을 받을 수 없다. 미국 워싱턴 의과대학에서 발표한 연구에 의하면,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는 산도를 지나지 않기 때문에 엄마의 피부에 사는 포도상구균이나 병원 환경에 사는 균을 일차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고 한다. 그런데 만약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가 모유 수유를 받지 못하고 분유를 먹으면 그나마 산모 피부에 있는 미생물조차 얻을 수 없다. 또 모유에 있는 항체도 받지 못해 기본적인 면역계 형성에 변화가 생긴다.

아이가 태어나면 6개월 내에 면역의 70%가 결정된다. 그만큼 태어난 지 얼마 안 됐을 무렵에 좋은 미생물이 자리를 잡는 게 평생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한 출생 후 아이가 먹는 우유가 모유나 분유냐에 따라 장내 미생물의 종류가 달라지고 이후 면역 유전자 활동도 달라진다. 그리고 자라면서 먹는 음식, 그 음식에 붙어 있는 다른 미생물들, 장내의 환경에 따라 평생 살아갈 미생물의 종류와 양이 결정된다.

몸속 미생물들은 우리 몸 곳곳에 있지만 그중에서도 소화기관 속에 가장 많다. 특히 장 속에는 엄청난 수의 세균들이 있어서 몸속 세균을 말할 때는 주로 장내세균'이라 부른다. 이 책에서도 주로 장내세균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2. 우리 몸은 세균들이 세 들어 사는 집이다.

 

우리 몸의 주인은 우리 자신이다. 그러나 우리는 집주인일 뿐 몸속은 세균들에게 세를 준 것과 같다. 우리 몸을 조절하는 것은 세균이기에 세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세균을 세 들게 하느냐는 자신이 선택할 수 있다.

장내에서는 수많은 세균들이 몸속에 들어오는 음식물을 놓고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적자생존 논리가 이곳에서도 적용된다. 하지만 잘 먹고 잘 자라는 놈만이 무조건 대표 균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좋은 균들을 유지하기 위해 인체는 맘에 드는 놈들을 공들여 선택해야 한다.

태어나면서 어머니에게 받는 미생물은 면역을 이루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미생물의 분포는 후천적으로도 바뀔 수 있다. 음식을 통해 들어오는 균들이 해로운 것이면 유해균과 만나 증가하고 이로운 것이면 유익균을 만나 세력을 키운다.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몸이 바뀌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발효식품인 된장이나 김치, 식이섬유가 많은 채소나 현미 등을 먹으면 유익균이 증가한다. 반면 밀가루 음식이나 인스턴트식품을 많이 먹으면 유해균이 증가한다.

같은 사람이라도 식습관이 변하면 세균의 종류도 따라서 변하며, 오래 반복된 식습관은 미생물의 유형을 결정한다. 탄수화물, 지방, 아미노산, 콜린, 식물성섬유 등을 섭취하는 경향에 따라 미생물 군집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은 보통 30년에 한 명이 태어난다고 볼 수 있다. 한 사람이 태어나서 자리나 서른 살 정도가 되면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생물은 20분에 하나가 생겨난다. 누가 더 적응력이 빠르겠는가? 미생물은 사람의 생명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빠른 속도로 자라고 급변한다. 결국 이들을 잘 이용해야 잘 살 수 있다는 의미다.

어떤 미생물, 어떤 세균을 들이느냐는 무엇을 먹느냐가 결정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자기 몸을 스스로 오염시킨다. 분해가 안 되는 음식을 몸속에 밀어 넣으면 그것을 분해하기 위해 내 것을 소비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플라스틱처럼 분해되지 않는 것을 마구 버리면 언젠가 그 부작용은 고스란히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3. 유익균, 유해균, 중간균의 목숨을 건 영토전쟁

 

장내세균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 이들이 우리 몸에서 삼국을 이루고 목숨을 건 영토전쟁을 한다. 하나는 인간에게 이로운 유익균, 다른 하나는 인간 입장에서는 해로운 유해균이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눈치를 살피다 우세한 쪽으로 변하는 중간균이다.

한 개의 세균은 증식해서 집단을 이루게 되는데 이것을 '콜로니colony'라고 부른다. 유익균과 유해균의 콜로니들이 상호 조절과 견제를 통해 균형을 이뤄야만 우리 몸은 건강한 상태가 된다. 그런데 이들 세균들의 조화가 깨지면 문제가 발생한다. 면역계에 변화가 일어나거나 상처를 통해 세균이 혈류 내로 들어가는 등 여러 원인으로 균형이 파괴되는 순간, 위험이 시작된다.

균형이 파괴되면 무해한 박테리아는 치명적인 폐렴이나 패혈증을 일으키는 박테리아로 바뀐다. 또 특정 세균이 강력한 콜로니를 형성해 다른 세균의 번식을 막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를테면, 유산균은 아세트산이나 유산을 배출해 장 속을 산성으로 만드는데, 산성은 유산균이 살기에는 좋은 환경이지만 유해균에게는 척박한 환경이다.

유해균 중에는 산성 환경에서 살 수 없는 것이 많아서 장 속에 유산균이 많으면 유해균이 살아남기 힘들다. 반대로 유해균은 단백질을 부패시켜 독성 물질을 배출하기 때문에 유익균을 해치고 만다.

흥미로운 것은 유익균과 유해균이 이처럼 서로를 견제하면서도 공생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건강한 장은 85%의 유익균(주로 유산균)15%의 유해균(곰팡이, 대장균)으로 균형을 이루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장내세균 중 유익균의 세력이 크면 병을 일으키는 균이 침투하더라도 물리쳐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유해균의 세력이 커지면 면역력이 저하되고 병원균의 활동을 돕게 되어 위암이나 대장암 등 각종 질환을 유발한다. 따라서 유익균과 유해균의 적정선을 지키는 것이 건강 유지의 비법이라 할 수 있다.

유해균도 완전히 사라져서는 안 되고 적당히 공생해야 건강하다.

유익균과 유해균은 무조건 흑과 백으로 나누어지지 않는다. 이제껏 우리는 세균을 악한 존재로 생각하고 박멸의 대상으로 삼았지만 자연에는 선악도, 흑백도 없는 것이다. 유익균이 좋다고 해서 유익균만 100% 남기고 유해균은 몰살해야 할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할뿐 더러 결코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 생물학에서 가장 초반에 배우는 개념이 '균형'인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몸매를 가꿀 때는 살을 빼는 것 못지않게 균형 있는 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상체는 우락부락한데 종아리는 얇다거나, 상체는 빈약한데 하체가 굵으면 결코 아름답게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몸속에서도 균형이 중요하며 제대로 된 균형을 이루는 것이 건강의 핵심이 된다.

이런 몸속 생태계는 우리 사회의 모습과 참 닮아 있다. 학연, 혈연, 지연과 같은 콜로니를 이루고 자기 집단만 살아남으려는 이기주의를 보인다면 사회의 균형을 무너뜨리게 된다. 정치권에서 만약 한 정당만 남는다면 견제와 균형이 사라지면서 독재가 된다. 지역 간의 불균형이 일어나면 사회의 분열이 시작되고 전체의 발전을 저해한다.

이러한 콜로니의 폐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견제와 균형이 필요하다. 콜로니 간에 배타적인 관계만으로는 변화하는 환경에 충분히 대응할 수 없기 때문에 상생과 협력도 필요하다. 인간은 자연이다.

인간의 몸속도 자연의 생태계이고, 상생과 균형을 기본으로 한 자연의 섭리를 따르고 있다.

세상일에도 이런 자연의 섭리를 적용하면 어려울 것이 없다. 세상에 좋은 일, 좋은 음식, 좋은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쁜 일, 나쁜 음식, 나쁜 사람도 같이 존재해야 한다. 나쁜 것이 있어서 좋은 것을 좋다고 느낄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상극이 함께 존재할 때 비로소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고 건강한 사회로 성장할 것이다.

 

4. 몸속 균형을 맞추는 '밀당의 기술

 

밀고 당기기'의 줄임말인 '밀당'은 주로 연애 상담을 할 때 등장하는 단어다. 남녀 간의 관계에서 자신이 마음먹은 대로 상대를 밀었다 당기고 조였다 풀어주는 연애의 기술을 갖고 싶어 하는 이들이 많다.

그런데 이 밀당의 기술은 단지 남녀 간의 관계에서만 적용되는 것은 아닌 듯하다. 어찌 보면 인생사의 모든 관계에서 밀당이 필요하다.

부모와 자식, 상사와 부하, 친구 사이까지, 모든 인간관계에서 너무 밀기만 하거나 당기기만 하면 분명 문제가 생긴다.

이는 몸속 세균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몸속 유익균과 유해균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밀당의 기술은 필요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시소를 떠올려 보자, 우리 몸은 시소와 같다.

시소처럼 유익균과 유해균이 서로 상극을 이루며 양쪽 끝에 있고 가운데에는 지지대가 있다. 이 시소의 균형을 맞추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양쪽 끝에 동일한 무게를 올리는 것, 다른 하나는 지지대를 이동해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일반적인 시소는 지지대가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동일한 무게를 올려야 균형을 이룰 수 있다. 그러나 우리 몸의 시소에서는 다르다.

우리 몸이 이상적인 상태를 이루려면 양쪽 끝의 무게가 달라야 한다.

유익균이 80%, 유해균이 20%여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시소라면 유익균 쪽으로 한참 기울어질 것이다. 이때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지지대를 이동해 조절해줘야 한다.

우리 몸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어서 어느 한쪽이라도 무너지면 몸 전체가 무너진다. 그래서 우리 몸속에는 균형을 유지하는 장치가 있다. 이를테면 심장박동이 계속 빠르게 증가하다 터져버리지 않도록 어느 순간 조절자'가 막게 되는데, 이를 피드백 원리'라고 한다. 이런 조절자의 역할이 붕괴되면 우리 몸은 기관 과부하로 터져버리고 말 것이다. 우리 몸에서 마치 시소의 지지대와 같은 조절자의 역할을 하는 것은 '조절 T 임파구' 라는 세포다. 이 세포는 어떤 균을 늘릴지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컴퓨터가 고장 났다고 가정해보자. 고장의 진짜 원인은 시스템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시스템을 복구해놓으면 컴퓨터를 고치는 것은 오히려 쉬운 일이다. 따라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먼저 봐야 한다. 그런데 우리 몸의 시스템을 점검하기 위해서는 조절자들을 먼저 보내야 한다. 조절자들이 문제의 원인 속으로 들어가서 균형을 맞추면 그 단계에서 이미 병이 호전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조절자를 먼저 보내서 몸을 평형 상태로 만든 다음 부족한 것이 있으면 그때그때 채우는 것이 순서다. 몸에 좋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들이부어 봤자 드러나는 효과는 미미하다. 굶고 있는 사람에게 무턱대고 돈을 왕창 주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일까? 그 사람이 단순히 돈이 없는 건지, 근본적으로 능력이 부족한 건지 모르지 않는가. 정말 도와주고 싶다면 그 사실을 먼저 파악해서 돈이 없다면 돈을, 능력이 없다면 능력을 만들어줘야 진짜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몸을 위한 조절자를 어떻게 몸속으로 보낼 수 있을까? 지금까지는 울금(강황)이나 적포도주, 땅콩 등을 섭취하면 조절자를 늘리는 데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왔다. 하지만 가장 좋은 조절자 역할을 해주는 것은 바로 유산균이다. 그러므로 유산균을 증가시키는 것이 몸속 균형을 이루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5. 비겁한 중간균을 내 편으로 만드는 법

 

이제는 우리 몸에 유익균과 유해균이 있다고 해서 세균의 세계가 선과 악, 흑과 백으로만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건강에 좋은 음식이나 성분을 생각할 때 우리 몸에 좋은 것과 나쁜 것, 두 가지로만 나누어 생각해버린다. 장내세균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로 유익균은 살리고 유해균은 죽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세균은 그 두 가지 부류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는 바로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은 중간균들이다.

중간균은 인간 세상에도 꼭 있는 박쥐 같은 존재다. 유익균이 우세해지면 중간균도 원래 지니고 있는 병원성을 발휘하지 않지만 반대로 유해균이 우세해지면 중간균은 갑자기 태도를 바꿔 유해균에 붙는다. 몸에 좋은 것이 들어가면 좋은 것에 적응하는 균들이 많아지면서 유익균 세력이 우세해진다. 하지만 큰일을 당하기 전에는 사람을 제대로 알 수 없는 것처럼 중간균도 마찬가지다. 절체절명의 순간이 되어야 본모습을 드러낸다. 중간균은 안 좋게 말하면 비겁한 균이다.

하지만 좋게 말하면 '잠재적인 우리 편'이기도 하다. 그러니 유익균이 아닌 것은 모두 죽여 없애야 한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그보다는 유익균을 늘려 중간균을 우리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세상의 이치가 그렇다. 남을 밟거나 죽이며 일어서야 내 세력이 확장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더 발전하면 자연스럽게 내 세력이 늘어난다. 보통 회색분자'라고 하면 나쁘게만 생각하지만, 실은 세균계의 회색분자인 많은 중간균들이 알게 모르게 우리 몸을 보호하고 질병을 막아주는 방패가 되고 있다.

사람도, 미생물도, 모든 생명은 살아 있는 한 멈춤이란 없다. 한 순간이라도 심장이 멈춘다면 큰일이 날 것이다. 우리 몸속 세균들 역시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 한시도 쉬지 않고 일하며 변하고 작용한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 안에서 우리는 느끼지 못하더라도 자동차는 항상 달리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좋은 길과 나쁜 길, 두 갈래 길에서 우리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만약 유익균이 늘어나는 길을 가고 있다면 다행이다. 그러나 유해균이 늘어나는 길로 가고 있다면 어느 순간 중간균들은 적으로 돌아설 것이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는 모두 정상으로 보이고 시험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모두 공동 1등이 아닌가. 얼마나 많은 중간균들이 유익균으로 돌아섰을지 알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나쁜 길로 들어섰다는 것을 눈치챈 순간, 얼른 가속 페달을 밟고 다른 길을 살펴야 한다. 중간균을 우리 편으로 만들기 위해 꾸준히 유익균들을 늘려야 한다.

생명을 이어가는 동안이라면 멈출 수는 없어도 속도 조절을 할 수는 있다. 그리고 속도를 조절하는 가장 유능한 페이스메이커pacemaker는 바로 유산균이다. (서재걸 / 서재걸 슈퍼유산균의 힘/ 위즈덤하우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