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칼로리와 체중의 은밀한 관계
우리는 중국 연구를 통해 체중 감량과 관련된 놀라운 결과를 얻었다. 중국 연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 나는 중국이 미국과는 반대의 문제를 갖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중국은 자급자족할 수 있는 식량이 충분하지 않아 빈곤이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한다고 들었다. 한마디로 사람들이 칼로리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비록 중국이 지난 50년 동안 영양에 문제를 겪기는 했지만, 칼로리 섭취에 대한 우리 생각은 완전히 잘못되었다.
중국과 미국의 칼로리 섭취를 비교하고 싶었지만, 여기에 함정이 있었다. 중국인은 미국인보다 활동적이었다. 기계 없이 노동으로 농사를 지어야 하는 농촌지역에서는 특히 심했다. 신체적인 활동이 많은 노동자를 미국의 보통 사람과 비교했다가는 잘못된 결론에 이르기 십상이다. 힘들게 육체노동을 하는 노동자와 사무직에 종사하는 회계사를 비교하는 꼴이었다. 두 집단 사이에는 열량 섭취량이 분명 다를 것이고, 노동자가 활동적이라는 사실만 알 수 있을 뿐 그 차이가 어떤 의미인지 모를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인을 신체 활동 수준에 따라 다섯 집단으로 나누었다. 미국의 사무실 근로자와 활동량이 비슷한 중국인 중에서 신체 활동이 가장 적은 사람의 칼로리 섭취를 계산했다.
그 다음 미국의 보통 사람과 중국 사람들의 칼로리 섭취를 비교했고, 그 결과 알아낸 사실은 놀라웠다.
체중 1킬로그램 당 평균 칼로리 섭취는 미국인보다 신체활동이 적은 중국인에서 30퍼센트 높았다. 하지만 체중은 20퍼센트가 적었다.
신체활동이 적은 중국인이 칼로리를 많이 섭취하면서도 체중이 덜 나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명백한 모순에 대한 가능한 설명은 두 가지가 있었다. 첫째, 사무실 근무자라 해도 중국인은 보통 미국인보다 신체적으로 활동이 많다는 것이다. 중국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사무실 근무자들이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칼로리를 많이 소비한다. 그렇다 해도 얼마나 많은 칼로리가 신체활동에 쓰이는지, 그것이 음식에서 비롯된 것인지 구별할 수 없었다.
사람들은 음식을 통해 섭취한 칼로리를 저마다 다르게 소비한다.
어떤 사람들은 대사율이 높거나 원래 유전자가 그렇다고 말할 수도 있다. 아마 당신도 그런 사람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먹고 싶은 대로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 사람들은 보통 그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많지만, 이는 사실 너무나 간단한 해석이다.
우리는 사려 깊은 연구들을 기반으로 종합적인 해석을 내렸다. 칼로리 섭취를 제한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때 고지방, 고단백질 음식을 먹는 사람들은 당연히 필요한 양보다 칼로리를 많이 섭취한다. 남은 칼로리는 체지방으로 저장되고 근섬유 안에 들어갈 것이다. 또한 엉덩이나 허리, 얼굴, 허벅지처럼 빤히 보이는 곳에 저장될 것이다.
여기 확실한 증거가 있다. 우리 몸은 아주 적은 양의 칼로리만 섭취해도 체중에 큰 변화를 일으킨다. 예를 들어 하루에 50칼로리씩 여분의 에너지를 축적한다면 1년에 4.5킬로그램의 체중이 늘게 된다.
이 정도면 그리 많은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겠지만 5년 후에는 22.5킬로그램의 체중이 늘어난다.
이 말을 들으면 하루에 50칼로리를 적게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이론적으로 큰 차이를 나타내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날마다 정확하게 섭취하는 칼로리를 추적하기란 불가능하다. 식당에서 식사를 한다고 생각해보자. 매끼마다 열량이 몇 칼로리나 되는지 알 수 있을까? 찜 요리는 어떨까? 스테이크는? 음식마다 함유된 칼로리를 알 수 있을까? 물론 그렇지 못하다.
진실은 이렇다. 우리가 칼로리 제한 처방을 따른다고 해도 얼마나 많은 칼로리를 섭취해서 그것으로 무엇을 할지 결정하는 것은 우리 몸이다. 칼로리 섭취를 제한하려는 시도는 오래 가지 못할 뿐 아니라 정확하지도 못하다.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건 지방 섭취를 제한하건 마찬가지다.
우리 몸은 매우 섬세하고 균형 잡힌 상호작용을 통해 섭취한 칼로리를 어떻게 사용할지 결정한다. 우리가 좋은 음식을 먹어 몸을 잘 대우하면 체지방을 쌓아 놓지 않고 몸을 따뜻하게 하거나 신체 대사 활동을 하는데 사용한다. 또는 바람직한 일에 열량을 사용하거나 남은 열량을 별도로 처분하기도 한다.
단백질과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칼로리를 체지방으로 저장한다. 이와 반대로 단백질과 지방이 적은 음식을 먹으면 칼로리가 체열로 소모된다. 연구에 의하면 지방으로 저장하는 것이 체열로 잃어버리는 것보다 효율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당신은 비효율적이라도 체지방보다 체열로 칼로리가 소모되기를 바랄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단지 지방과 단백질이 적은 음식을 먹는 것만으로 그렇게 할 수 있다.
중국인이 칼로리를 많이 섭취하는 이유는 신체적으로 활동적이기 때문이고 또한 저지방, 저단백질 음식을 먹으므로 체지방에서 체열로 칼로리 전환이 빠르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신체 활동량이 가장 적은 사람에게도 해당되었다. 체중을 늘게 만드는 칼로리는 하루에 아주 적은 량, 단 50칼로리면 된다는 것을 기억하라.
저단백질 음식을 투여한 실험동물에서도 같은 현상을 보았다. 실험동물들은 칼로리를 많이 섭취했지만 체중 증가는 덜했고 여분의 칼로리가 체열로 소비되었으며 자발적으로 운동을 많이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준 음식을 제공한 동물보다 암의 발생은 훨씬 줄어들었다. 또한 저단백질을 먹은 동물은 산소를 많이 소비하면서 칼로리가 빠른 비율로 소진되면서 체열로 전환되는 사실을 발견했다.
칼로리가 체중에 큰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은 꼭 이해해야 할 중요하고 유용한 개념이다. 현실적으로 단백질과 지방이 적은 무가공 식물성 식품을 먹는 사람들이 체중 문제를 훨씬 덜 겪는다. 이런 사람들은 조금 많은 칼로리를 섭취해도 체중이 덜 나간다.
2. 유전자와 체격 조건
이제 과일과 채소에 많이 함유된 복합 탄수화물에서 얻는 저지방, 저단백질 식이요법이 체중감소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체중을 늘리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능하면 큰 신체조건을 갖추고 싶어 하는 바램은 모든 문화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많은 식민지를 갖고 있던 유럽인들은 체구가 작은 사람들이 덜 문명화되었다고 간주했다. 신체의 크기는 용맹함과 남자다움, 그리고 지배력을 의미했다.
사람들은 단백질이 풍부한 동물성 음식을 먹으면 몸이 커지고 강해진다고 생각한다. 이런 믿음은 신체적인 파워를 키우기 위해 단백질(또 다른 이름은 고기)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나왔다. 이는 오래 전부터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생각이었다. 중국 정부는 올림픽 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체격이 좋은 선수를 육성하여 단백질이 많은 음식을 권장했다. 동물성 식품에는 많은 단백질이 들어 있고, 단백질은 좋은 식품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동물성 식품을 먹는 것이 몸을 키우는 데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에는 문제가 있다. 동물성 단백질을 많이 먹는 사람들은 심장질환, 암, 당뇨병에 가장 많이 걸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연구에서 동물성 단백질 섭취는 큰 키와 무거운 체중과 연관성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높은 수치의 콜레스테롤을 보여주었다. 또한 동물성 단백질 섭취는 많은 암과 관상동맥, 심장질환에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 크거나 좋은 것은 그 대가도 크게 치러야 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질병의 위험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최대의 성장 잠재력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중국 연구에서는 성인의 키와 체중을 측정했다. 이런 정보에서 나온 결과는 놀라웠다. 단백질을 많이 섭취할수록 체격은 커졌다. 그러나 이런 결과는 일차적으로 식물성 단백질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왜냐하면 중국에서 전체 단백질 섭취의 90퍼센트를 차지하는 것이 식물성 단백질이었기 때문이다. 동물성 단백질의 섭취도 사실 큰 체중과 연관성이 있고, 단백질이 풍부한 우유를 섭취하면 체중이 늘어난다. 신체 성장은 동물성과 식물성 단백질 모두 효과적이다.
이는 식물성 식품을 먹어도 성장과 체격에 있어 유전적인 잠재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면 동물성 식품을 적게 섭취하는 개발도상국 사람들은 왜 서구인보다 키가 작을까? 그 이유는 빈곤한 지역에서 식물성 식품이 충분히 다양하지 못하고, 양적으로나 질적인 측면에서 부족하며, 아동 질환이 만연하고 공중위생이 불량하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다.
이런 상태에서는 성장이 저하되어 유전적으로 가능한 체격에 도달할 수 없다. 중국 연구에서 작은 키와 적은 몸무게는 결핵, 기생충 질환, 폐렴, 장폐색, 소화기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은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이런 결과는 빈곤병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면 저지방, 식물성 음식을 먹는 것만으로 충분히 신장의 잠재력을 키울 수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풍요병(심장질환, 암, 당뇨병 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 비만 예방에 도움이 되는 저단백질, 저지방 다이어트는 경이로운 효과를 보여주는 동시에 성장 잠재력을 최대한 달성할 수 있게 해준다. 식물성 다이어트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조절하고 심장질환을 비롯한 여러 가지 암을 예방한다.
3. 단백질은 암을 조절하는 방아쇠
처음 연구를 시작했을 때는 간암의 생화학적 과정에 집중했다. 그 결과 알게 된 사실은 우유 단백질을 비롯한 모든 동물성 단백질은 암을 유발하는 물질이었다. 우유 단백질의 양을 조절하면 암의 성장을 유발하거나 중지시킬 수 있었고, 그 효과는 매우 강력한 발암물질인 아플라톡신의 암 유발 효과를 능가했다. 하지만 이런 결과를 실제로 확인했더라도 여전히 실험동물에만 적용되었다.
따라서 나는 간암의 원인에 대한 근거를 알아보려는 기대감을 가지고 중국 연구를 시작했다. 간암의 발생율은 중국 농촌지역에서 무척 높았고, 일부 지역에서는 특히 높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중요한 원인은 만성 B형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인 것으로 보였다. 평균적으로 연구 대상자의 약 12~13퍼센트가 바이러스 감염을 보였다.
일부 지역에서는 인구의 절반이 만성적인 감염자였다. 미국에서 만성 B형 바이러스 감염자는 단 0.2~0.3퍼센트에 불과하다.
바이러스가 간암의 원인이지만 식생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런 사실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중요한 암시를 주었다. 간암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함에 따라 많아졌다. 우리는 이미 콜레스테롤 증가가 동물성 식품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생쥐에게 우유 단백질을 많이 공급할 때 암이 성장했고, 혈중 콜레스테롤도 올라갔다. 이런 관찰은 인간에서 얻은 결과와도 완벽하게 맞아 떨어졌다. B형 간염바이러스에 만성적으로 감염되어 있고 동물성 식품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은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았으며 간암의 발생율도 높았다. 바이러스가 총을 제공하면, 나쁜 영양이 방아쇠를 당기는 꼴이었다.
이런 사실은 암에 대항해 싸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매일 먹는 음식이라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몇 년 간의 동물 실험은 간암에 대한 영양소의 영향을 설명할 수 있는 생화학적인 근거를 제공했고, 이것은 인간에게도 타당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연구 결과를 보면 간암의 위험성을 높여주는 B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이 되었더라도 동물성 식품을 많이 먹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고 간암에도 많이 걸렸다. 실험동물의 연구와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는 완벽하게 일치했다. (콜린 캠벨 · 토마스 캠벨 지음 / 『건강·음식·질병에 관한 오해와 진실』 / 열린과학).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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