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성밖 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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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 30년 동안 흔히 발생하는 대부분의 만성 질환이 부분적으로 나쁜 영양 탓일 수 있다는 상당한 근거를 확보했다. 정부 전문 위원들이 그렇게 말했고, 의사들, 학계의 과학자들도 그렇다고 했다.
흡연, 사고, 생활방식이나 환경적인 요소보다도 우리가 먹는 음식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 비만증과 당뇨병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가운데 우리는 건강을 잃어가고 있으며 그 원인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바로 우리가 먹는 음식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정부가 우리를 건강으로 이끌어 가야 하지 않을까? 고통과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동물성 음식을 덜 먹고, 식물성 식품도 고도로 정제한 식품보다 자연적인 식물성 식품을 많이 먹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것은 광범위한 과학적 근거에서 나온 메시지이며, 정부는 담배 문제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런 사실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담배가 사람들을 죽이는 것처럼 나쁜 음식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런 일을 실천하기는커녕 정부는 식사에 들어 있는 동물성 식품, 유제품과 육류, 정제된 당류와 지방이 건강에 좋다고 말하고 있다. 영양과 관련된 질병으로 고통 받는 수백만의 미국인들이 그런 것처럼 정부도 눈을 감고 있다.
1. 영양소 권장량
미국국립과학원 의학연구소의 식품 및 영양위원회는 5년마다 영양소 섭취 권장량을 검토하고 업데이트하는 일을 한다. 위원회는 1943년부터 영양소 권장량을 만들었다. 2002년 위원회 보고서에는 영양소 권장량이 그전까지 발표되던 것과는 다르게 수치가 아닌 범위로 제시되었다. 좋은 건강을 위해 이제 칼로리의 45~65퍼센트까지 탄수화물로 섭취하라는 조언을 하고 있다. 또한 지방과 단백질도 범위로 제시되었다.
보고서 보도 자료에 나오는 몇 마디가 900페이지가 넘는 말을 모두 대변하고 있다. 그 보도 자료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되어 있다.
만성 질환의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하루에 필요한 에너지와 영양소를 얻기 위해서 성인은 칼로리의 45~65퍼센트를 탄수화물에서, 20~35퍼센트를 지방에서, 그리고 10~35퍼센트를 단백질에서 얻어야 한다.......
보고서의 내용은 계속해서 이렇게 이어졌다.
... 가당류는 전체 칼로리의 25퍼센트를 넘지 않아야 한다. 가당류는 음식과 음료에 첨가되는 당이고, 중요한 원천으로 사탕, 탄산음료, 과일주스, 페이스트리, 그리고 단맛이 나는 과자류가 포함된다.
이 권고사항에 담긴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자세히 살펴보자. 보도자료는 만성 질환의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표라는 말로 시작된다. 그런데 이 보고서는 칼로리의 35퍼센트까지 지방으로 섭취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이전 보고서에서 제시된 30퍼센트보다 높은 것이다. 또한 이 보고서는 칼로리의 35퍼센트를 단백질로 섭취할 수 있다고 권고한다. 이 숫자는 다른 조직이 제안한 것보다 훨씬 높다.
게다가 말도 안 되는 보고서의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권고사항은 칼로리의 25퍼센트를 가당류로 섭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분은 탄수화물 중에서 고도로 정제된 형태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 보고서는 칼로리의 45퍼센트를 탄수화물로 섭취해야 한다고 권고하지만, 절반 이상(즉 25%)을 사탕류, 탄산음료, 페이스트리에 들어 있는 설탕으로 섭취해도 된다고 한 것이다.
보고서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미국인이 먹는 음식은 최고일 뿐 아니라 심지어 부담 없이 풍성한 식사를 해도 만성 질환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 보고서에서 주의를 요한다는 말은 잊으라. 날마다 이런 식생활을 하면 굳이 말하지 않아도 만성 질환을 향해 전속력으로 내달리는 꼴이 된다. 서글픈 사실은 우리 대부분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2. 단백질 섭취 권장량
가장 충격적인 숫자는 단백질 섭취의 한계치일 것이다. 인체가 정기적으로 소모하는 단백질 양은 전체 칼로리에서 단 5~6퍼센트면 된다. 그러나 과거 50년 동안 권고되던 단백질 섭취량은 약 9~10퍼센트였다. 이 수치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1일 권장량과 같은 양이다.
하지만 거의 모든 미국인이 9~10퍼센트의 권장량을 초과해서 단백질을 섭취한다. 우리가 보통 섭취하는 범위는 약 11~21퍼센트이며, 평균 약 15~16퍼센트다. 단백질을 21퍼센트 이상 섭취하는 사람들은 비교적 소수이고,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멋진 몸매를 만들려는 사람들인데, 근래 고단백질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이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정부가 후원한 2002년 위원회의 권장량이 암과 심장질환 같은 만성 질환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백질을 지극히 높은 수준인 35퍼센트로 섭취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 과학적인 근거를 고려할 때 이런 일은 믿기조차 어려운 코미디다. 이 책에서 제시한 근거를 보면 단백질을 약 10~20퍼센트 범위 내로 늘리더라도, 특히 동물성 식품에서 얻었을 때, 여러 가지 건강 문제가 야기되었다.
이 책의 앞부분에서 살펴본 것처럼 동물성 단백질이 많이 함유된 다이어트는 만성 질병들을 일으켰다. 그 가운데 몇 가지만 거론해도 높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와 경화증, 암, 골다공증, 알츠하이머병과 신장 결석이 있다.
또한 위원회는 10~35퍼센트의 권장 범위가 이전 보고서와 같은 수준이라고 말하는 대담성을 보였다. 그들은 "단백질 섭취 권장량은 이전 보고서와 같은 양이다.” 라고 언론에 말했다. 나는 이처럼 높게 권고한 보고서는 본 적이 없다.
내가 처음 단백질 권장량을 보았을 때 솔직히 오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나는 이 보고서를 작성한 위원을 몇 명 알고 있었으므로 전화를 해서 알아보기로 했다. 오랫동안 알고 지내는 위원에게 먼저 전화를 했지만, 그는 35퍼센트 단백질 한계치는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라고 했다.
그는 보고서를 준비하던 마지막 날에 단백질 권고량이 작성되었을 거라고 했다. 또한 앳킨스에 동의하는 위원들이 일부 있지만 이렇게 높은 단백질 권장량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놓고 논의한 기억이 없다고 했다. 사실 그는 단백질 연구를 해본 적이 없으므로 그런 논문에 관해서 알지도 못했다. 권장량은 위원들이 별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사이 위원회의 보도자료 첫 문장을 장식하고 말았다!
내가 두 번째로 전화를 한 위원은 오랜 친구이자 동료로 소위원회의 의장을 맡고 있었다. 그는 영양학자도 아니었고, 내가 단백질 섭취 한계치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자 깜짝 놀랐다. 그도 이 주제로 논의한 기억이 별로 없다고 했다. 그는 내가 동물성 단백질을 많이 함유한 다이어트와 만성 질환의 연관성에 대한 근거를 상기시켜주자 처음에는 좀 방어적인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근거들을 토대로 냉엄한 비판을 계속하자 그도 결국에는 “콜린, 있잖아, 나는 정말이지 영양소에 대한 것은 아무 것도 모르네.” 하고 말했다.
그러면 어떻게 그가 소위원회의 의장은 물론이고, 위원이 될 수 있었을까? 문제는 심각해진다. 권장량을 평가하기 위한 상임위원회의 의장은 임기가 끝난 후 거대 식품 회사의 임원이 되었다. 새로운 권장량에 군침을 흘리는 회사였다.
3. 사탕발림 보고서
가당류에 대한 권고량도 단백질 권고량 만큼이나 어처구니없다. 이 보고서가 나올 때 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식량농업기구(FAO)가 조직한 전문가 그룹이 다이어트, 영양, 그리고 만성 질환의 예방에 관한 새로운 보고서를 완성했다.
내 친구인 필립 제임스(Phillip James) 교수도 이 그룹의 위원이었고, 가당류 권고량에 대한 그룹의 위원이기도 했다. 보고서 결과를 놓고 처음 들려온 소문은 WHO와 FAO가 가당류에 대한 한계치로 10퍼센트를 권고하려 한다는 것이었다. 미국 식품 및 영양위원회가 수립한 25퍼센트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가당류에 대한 이전 보고서와 마찬가지로 정치가 개입되었다. WHO 사무총장의 사무실에서 나온 보도자료에 따르면 사탕수수 재배자와 제당업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미국제당협회와 세계당류 연구기구는 WHO 보고서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보도자료를 배포하지 못하도록 강력한 로비활동을 펼쳤다. 그들은 그처럼 낮은 한계치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미국의 제당 산업은 세계보건기구가 가당류에 대한 지침을 철회하고 무릎을 꿇을 때까지 위협을 가했다.
WHO 사람들은 이러한 위협을 '담배 산업이 가한 협박에 버금가는, 아니 그보다 질이 나쁜 위협' 이라고 묘사했다.
미국 제당 산업은 한계치를 10퍼센트로 유지하겠다고 고집피울 경우 미국의 WHO 지원금을 4억 6백만 달러 삭감하도록 의회에 압력을 가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보건복지부 장관 토미 톰슨(Tommy Thompson)에게 편지를 보낸 후 실제로 부시 행정부는 제당산업 편에 서는 경향을 보였다. 나와 많은 다른 과학자들은 미국의 제당 회사들이 벌이는 어처구니없고 폭력적인 수법을 멈추도록 의원들을 만나야 한다는 촉구를 받았다.
우리에게는 지금 두 가지의 가당류 한계치가 있다. 국제 사회에서는 10퍼센트 한계치가 안전하다고 하고, 미국에서는 25퍼센트 한계치를 두고 있다.
어째서 이런 엄청난 차이가 생겼을까? 제당 산업이 미국에서 나온 식품 및 영양위원회 보고서를 통제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WHO와 FAO의 보고서 통제에는 실패했을까? 이것이 새로운 단백질 권고량을 추진하는 식품 및 영양위원회 과학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추정치는 학문적인 해석의 문제가 아니었다. 노골적인 정치적 협박에 지나지 않았다.
제임스 교수와 WHO에서 일하는 동료들은 이러한 압박에 분연히 들고 일어났고, 식품 및 영양위원회는 몸을 도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전문가 집단은 앰앤앰 마스 제과회사와 탄산음료 회사들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았다. 결국 식품 및 영양위원회는 제당 산업에 우호적인 권장량을 내놓았고, 제당 산업은 WHO 보고서에 반대되는 주장을 펴기 위해 다른 권장량을 사용했다.
4. 기업의 영향력
기업이 어떻게 가공할 영향력을 미쳤느나는 의문이 아직 남아 있다.
기업체는 학계의 몇몇 영향력 있는 인물과 관계를 맺고, 그들은 학계 밖의 정책에서 요직을 얻는다. 그러나 기업체 컨설턴트는 여전히 교수직을 유지한다.
그들은 좌담회와 워크숍을 조직하고, 위임 받은 리뷰를 작성하며, 전문가 정책 집단을 이끌고, 주요 전문가 협회의 의장이 된다. 그들은 중요한 정책과 홍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조직에서 CEO 자리를 차지한다.
일단 요직을 차지하면, 위원회를 구성하고 좌담회 연사를 선택하거나 직원을 뽑을 때도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들로 팀을 조직한다. 식품 및 영양위원회의 경우 낙농산업과 개인적인 유대를 맺고 있는 학계 인사의 지휘 아래 위원들이 선정되었다. 그 자리에 적격인 사람들을 선택하는 데도, 가장 중요한 역할인 보고서 의제를 설정하는 데도 그들의 입김이 작용했다. 낙농산업이 보고서를 위한 자금지원을 한 것이 그리 놀라운 사실일까?
학계의 과학자들이 정부가 지원하는 공공사업에서 일하는 동시에 기업체에서 보수를 받는다는 사실에 놀랐을 것이다. 더욱 놀랄 일은 기업 단체와 관계를 맺어서는 안 되는 정부 조직의 기관장들도 이들이 선정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공익과 사욕의 절충‘ 이란 허점을 이용해 기업이 학계라는 견문을 통해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만든다. 실제로 시스템 전체가 기업의 통제 하에 있다. 정부와 학계는 기업을 위해 각자 맡은 역할을 한다.
식품 및 영양위원회의 기업 후원자는 마스 회사를 비롯해 높아진 단백질과 당분 허용치로 이득을 보는 주요 식품회사와 제약회사들이었다. 자사 제품의 영양 정보를 홍보하는 유제품 컨소시엄인 다농연구소와 약 50개의 식품, 보충제, 제약 회사들을 대변하는 국제생명 과학연구소도 위원회에 자금을 지원했다.
기업에서는 코카콜라, 타코벨, 버거킹, 네슬레, 화이자, 로쉐 비타민이 나섰다. 일부 제약회사는 국제생명과학연구소를 통해서 직접적으로 후원했다. 내가 일했던 국립과학원 그룹에 금전적인 지원을 제공했던 사기업 집단은 없었다.
이런 이야기에는 끝이 없다. 식품 및 영양위원회 의장은 몇몇 주요 유제품 관련 회사에서 주요 컨설턴트로 일했다. 그는 전국 학교 급식 프로그램, 푸드 프로그램, 그리고 여성, 유아, 아동 영양공급 프로그램에 영향을 미치는 다이어트 가이드라인 위원회 의장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식품 산업과의 금전적 관계는 연방법이 요구하는 대로 공개되어야 했지만 밝혀지지 않자, 결국 의사위원회가 나서서 법원의 명령에 의해 강제로 식품 산업과의 관계를 밝혀야 했다. 의장뿐 아니라 11명의 위원들 중 6명이 낙농산업과 관계를 맺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내가 한때 몸담았던 공공영양정보위원회의 예에서 보았듯이 공공영양 정보를 개발하는 전체 시스템이 오염되었고, 이런 일로 이익을 얻는 기업 집단이 공중을 위해 영양정보를 선택하는 실정이 되었다. 이들이 학계와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몇몇 거물을 매수하여 쇼를 주관한 것이다.
정부 과학자들은 개인적으로 대가를 받아서는 안 되지만 학계에 있는 과학자들은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의아하게 느껴질 것이다. 이런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정부에서 일하는 과학자들과 협력하여 일을 벌인다. 그러나 학계 전문가들에게 기업의 컨설턴트 일을 금지시킨다고 해서 해결될 일은 아니다.
그런 조치로는 지하로 숨어드는 결과 외에 얻는 일이 없다. 그보다 기업체와의 결부를 대중이 알도록 하는 것이 상황을 가장 잘 처리하는 일이 될 것이다. 우리는 학계와 기업과의 검은 내막을 알아야 한다. 공개와 투명성은 모두를 위한 일이다. (콜린 캠벨 · 토마스 캠벨 지음 / 『건강·음식·질병에 관한 오해와 진실』 / 열린과학).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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