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가지 씨앗의 비밀
The Secret of the Seven Seeds / David Fishman/John Wiley & Sons
1. 경고 신호
이그나시오는 40대 중반의 사업가이다. 그의 회사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종업원의 사기는 땅에 떨어져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불같이 화를 내는 성격 탓에 항상 심장마비가 생길 위험을 안고 살지만, 일이 바쁘다 보니 건강을 돌볼 시간이 없다. 처음에 그는 이러한 문제를 무시했다. 그냥 더 열심히 일하면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삶은 점점 통제 불능의 상태에 빠지게 되었고, 결국 심장마비로 쓰러져서 병원에 실려 오게 된다. 의식이 회복된 그에게 의사는 생활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생명에 위험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스트레스를 다스리고 삶의 균형을 찾는 방법으로 명상을 해보라고 권유한다. 별로 내키지는 않았지만 이그나시오는 명상을 가르치는 마스터를 찾아가서 가르침을 청한다.
마스터가 물었다. "이그나시오, 당신은 행복한가요?" "아니오. 나는 행복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행복하지 않습니다." "이그나시오, 행복은 성취한 것, 소유한 것, 다른 사람과의 관계, 사회적 지위 등을 논리적으로 합산한 것이 아닙니다. 행복은 느낌이지 생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마스터가 말을 계속했다. "당신이 직면한 스트레스는 문제의 증상일 뿐입니다. 증상을 다루는 것으로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물탱크에 난 구멍으로 물이 새어 마루가 젖었다고 합시다. 증상을 다루는 것은 스펀지로 마루에 있는 물을 닦는 것과 같습니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구멍을 막아야 하는데 말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그나시오가 물었다. 마스터는 상자에서 씨앗을 꺼내 그에게 주면서 말했다. "집에 가서 심으세요. 싹이 나면 씨앗에 대해 얘기해 봅시다."
2. 첫 번째 씨앗에 물 주기
이그나시오는 4주 동안 씨앗에 물을 주었지만, 아무것도 자라지 않았다. 그는 땅을 파헤쳐 씨앗을 꺼내 보았다. 씨앗은 땅에 심을 때 모습 그대로였다. "뭐가 잘못된 거지?" 그는 마스터의 집으로 달려갔다. "당신 때문에 시간만 낭비했소! 4주 동안 물을 주었는데 아무 일도 없었소! 더 이상 날 놀리지 말고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방법이나 가르쳐 주시오." 마스터가 말했다. "그 씨앗은 망치로 내려 친 것이기 때문에 결코 자랄 수가 없습니다." "그럼 왜 나에게 이 씨앗을 준 것이오?"
"이그나시오" 마스터가 말했다. "아이들은 씨앗과도 같습니다. 사람은 어릴 때 큰 나무로 클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부모가 씨앗을 부수어 버린다면 자랄 수 없거나, 약한 나무로 성장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어린 시절이 현재의 나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해해야 합니다." 마스터는 말을 계속했다. "부모가 아이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면, 우리는 파괴적 감정으로 가득한 무의식적인 기억을 갖게 됩니다. 이러한 감정은 일생동안 지속되며, 무의식중에 현실 생활에 나타나면서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마스터가 말했다. "어린 시절의 정신적 상처는 감성이라는 물 위에 뜬 얼음과 같습니다. 상처를 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얼음을 물밑으로 누르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얼음은 아무리 눌러도 다시 물위로 떠오릅니다. 결국 정신적 상처를 근본적으로 없애려면 물의 온도를 올려 얼음을 녹여야 합니다. 이처럼 당신은 자신의 감성적인 면과 이성적인 면을 이해하고 감성의 온도를 올려 그것을 하나로 통합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그나시오는 회사에서 있었던 일을 마스터에게 말했다. "고객이 전화를 해서 물품배달이 3주나 늦었다고 불평하더군요.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운송담당에게 '무능한 놈! 한번만 더 이런 일이 생기면 해고할 거야'라고 버럭 소리를 질렀지요." "매우 공격적이군요." "난 항상 이런 식으로 행동합니다. 아버지가 어릴 때부터 잘못에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가르쳤거든요." 이그나시오는 조그마한 잘못에도 서슴없이 매를 든 엄격했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마스터에게 들려주었다. "이그나시오, 당신이 사무실에서 소리 지른 것이 이해되는군요. 누군가 잘못하면 당신은 아버지가 어린 당신에게 했던 대로 행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더 나쁜 것은 당신이 아버지 역할을 하고 종업원들이 어린 시절 당신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그나시오는 마스터의 말이 옳다고 생각했다. 마스터의 이야기에 그의 마음을 억누르고 있던 이성의 얼음이 녹기 시작한 것이다.
"이그나시오" 마스터가 말했다. "감정을 그냥 표출하세요. 처음에는 흙탕물이 나오겠지만 곧 깨끗한 물이 흘러나올 것입니다. 그리고 그 깨끗한 물로 인생의 농사를 풍요롭게 지으세요." 이그나시오가 물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첫째, 감정을 표출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고통과 두려움도 자신의 일부입니다. 그것을 일속에 파묻지 마세요. 둘째, 객관적으로 자신을 살펴보세요. 분노를 느낄 때마다 자신의 감정을 관찰하고, 그것이 무의식속의 감정이 표면에 떠오른 것은 아닌지 자문해 보세요. 당신이 무의식속의 감정을 느끼고 이해하게 될 때 얼음은 녹기 시작할 것입니다." 말을 끝마친 마스터가 상자에서 두 번째 씨앗을 꺼내 이그나시오에게 건네주었다."이 씨앗을 심으세요. 싹이 나면 두 번째 지혜에 대한 설명을 해드릴 테니까."
3. 예민한 씨앗
이그나시오는 한 달 동안 매일 씨앗에 물을 주었다. 이번에는 초록색 잎을 가진 작은 싹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동안 그는 자신의 감정을 파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공격성을 통제하는데는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 이런 이그나시오에게 마스터가 말했다. "첫 번째 씨앗의 교훈은 자기 자신을 아는 것입니다. 이것은 시간이 걸립니다. 어린 시절의 정신적 상처는 문제만 생기면 활활 타오르는 불쏘시개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불쏘시개가 물에 젖는다면, 감정이 불타오르지 않습니다." "좋은 생각이군요! 어떻게 정신을 젖게 만들 수 있나요?" "두 번째 씨앗의 이름은 미모사 푸디카입니다. 이 식물은 주변이 시끄러우면 자신을 숨기고 내적 평화를 찾는 특성이 있습니다. 우리도 하루에 한번은 이런 것을 해야 합니다. 활동을 중단하고 자신의 내적 에너지와 접촉을 하는 것이지요." "어떻게요?" "우리 내부에는 평온함이라는 거대한 보물이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이라는 것이 이것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생각하는 것을 중단해야 합니다. 그래야 평화와 행복을 느낄 수 있으며 정신적 불쏘시개를 젖게 만들 수 있습니다."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물론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하루에 단 몇 분만이라도 생각을 중단하면 훨씬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낮에는 별을 볼 수 없습니다. 태양이 눈부시게 비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별을 보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별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인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생각의 밝음 때문에 마음속의 우주를 보지 못하지만 그것은 우리 내부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마음속의 우주가 무엇입니까?" "영혼 속에 있는 필수 에너지 같은 것입니다. 마음속의 우주와 접촉하면 많은 일들이 일어납니다. 첫째, 평화와 엄청난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느낌이지요. 둘째, 정기적으로 필수 에너지와 접촉함으로써 선천적인 성격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보다 조용하고 기쁨을 느끼면서 사랑을 주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셋째, 정신적 불쏘시개를 충분히 젖게 만들어서 더 이상 불이 붙지 않도록 할 수 있습니다. 즉 당신이 어려운 상황에 봉착해도 통제할 수 없는 분노를 터트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생각하지 않는 테크닉이 바로 명상이라고 하는 것인가요?" "맞습니다. 한번 눈을 감고 1분 정도 생각하는 것을 중단해 보세요." 이그나시오는 눈을 감고 집중하였다. "생각을 중단할 수 있나요?" "불가능 합니다. 너무 많은 생각이 떠오르는군요." "한 젊은이가 램프를 문질렀더니 램프의 거인 지니가 나와서 모든 소원을 다 들어주겠다고 했습니다. 단, 소원을 말하는 것을 중단하면 지니가 그를 죽일 것이라는 것을 조건으로 말입니다. 젊은이는 집, 마차, 보석 등 원하는 것을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그는 더 이상 소원을 생각할 수 없었고 지니에게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겁이 났습니다. 그래서 그는 긴 장대를 달라는 소원을 말했습니다. 일단 장대를 손에 쥐자 그는 지니에게 별도의 명령이 있을 때까지 막대의 위와 아래를 계속 왕복하도록 했습니다. 이런 방법으로 젊은이는 지니의 위협에서 자유의 몸이 되었고 인생을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스터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이 이야기에서 지니는 인간의 마음입니다. 우리는 지니가 장대를 왕복하는 것처럼 동일한 생각을 반복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마음이 우리를 괴롭히지 않습니다. 평화라는 단어를 선택하고 바르게 앉아서 15분만 반복해 보세요. 한 가지만 생각하는 것이 생각을 중단하는 첫 번째 단계입니다."
"사무실에서는 평화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이그나시오가 말했다. "그곳은 전쟁터예요. 경쟁자, 은행, 종업원, 고객과의 전쟁이에요. 평화롭게 살려면 매출도 올려야 하고 이익도 내야 합니다. 그때까지는 평화롭게 쉴 수가 없어요." "이그나시오, 당신은 비즈니스의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지 모르는군요." "무슨 뜻인가요?" "한 사업가가 랍비에게 왜 가난하게 사느냐고 묻자 랍비가 이렇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여행할 때 어디에 묵습니까?' '누추한 여인숙에 묵습니다.' 랍비가 다시 물었습니다. '왜 누추한 여인숙에 묵습니까?' '왜냐하면 그냥 머물다 가는 곳이니까요' 랍비가 그의 말을 받아 이렇게 말했답니다. '삶도 그냥 머물다 가는 것이랍니다. 그래서 물질적인 즐거움에 삶을 낭비하고 싶지 않습니다.'라고요."
"이그나시오, 우리는 머물다 가는 존재입니다. 죽을 때 우리는 영혼 이외에는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습니다. 인생의 초점을 어디에 맞추어야 할지는 당신에게 달렸습니다. 물질적인 것을 쌓을 것이냐 영혼을 발전시키느냐 하는 것이지요. 회사는 영혼을 키울 수 있는 멋진 환경을 제공합니다. 변화와 위기, 문제로 가득한 회사에서 당신은 영혼을 성장시킬 멋진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맞는 말 같지만, 여기를 나가면 곧 잊어버릴 것 같군요." 말을 마친 마스터가 세 번째 씨앗을 건네었다. "그것을 심으세요, 그리고 꽃이 피면 다시 찾아오세요. 인내를 가지세요. 꽃이 피려면 몇 달 걸릴 겁니다. 매일 명상하고 자신의 행동을 잘 살피세요. 삶과 비즈니스의 진정한 목적을 기억하세요."
4. 세 번째 씨앗이 자라다
몇 개월 뒤 마스터가 준 씨앗은 장미 나무로 자라났다. 그동안 이그나시오는 매일 명상을 하였다. 명상은 정신적 안정을 가져왔고 인간관계에도 도움이 되었다. 특히 고객관계가 좋아져서 이그나시오 자신이 회사에서 가장 높은 판매성과를 올리게 되었다. 하루는 이그나시오가 직원들에게 자신의 판매성과를 자랑하면서 더 열심히 일할 것을 당부하였다. 그런데 기대와는 달리 직원들의 얼굴에는 불만스런 표정이 묻어났다. "회사는 잘 돌아가는데 직원들은 왜 행복해 하지 않을까?" 궁금해진 그는 차를 몰고 마스터에게 달려갔다. "무엇이 잘못되었나요. 나는 단지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기를 바랐는데." "내가 준 씨앗은 잘 심었나요?" "물론입니다. 장미꽃이 활짝 피었어요." "장미는 아름답지만 멀리서 보아야 합니다. 가까이 가면 가시에 찔리니까요. 사람으로 치면 장미는 자아(Ego)가 강한 사람입니다. 자신의 자아로 다른 사람을 찔러버리지요. 내가 장미 씨앗을 준 이유는 자아를 잘 통제하라는 것입니다." "자아(Ego)가 무엇입니까?" "어린 시절 부모가 잘못 다룬 아이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습니다. 그리고 그걸 감추려고 열등한 성격, 즉 자아를 형성합니다."
마스터는 말을 계속했다. "오늘 직원들과 이야기 한 것은 당신이 아니라 당신의 자아입니다. 당신은 직원들에게 자기 업적을 자랑하고 그들에게 당신만큼 일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꼭 그렇게 해야 할 정도로 자기 확신이 없었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단지 그들이 뭔가 배우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렇게 말한 것 뿐입니다." " 그게 목적이었다면 차라리 당신의 판매전략을 겸손하게 가르치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 아니었을까요?" "이제 알겠습니다." 이그나시오가 고통스럽게 말했다. "어렸을 때 받지 못한 사랑을 구하려는 행동을 이끈 것이 바로 나의 자아군요." "그렇습니다. 당신이 진정으로 추구하는 것은 사랑과 인정이지만 당신은 인간관계를 훼손하는 행동으로 그것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지요."
"펑크 난 타이어에 펌프로 공기를 넣어 보십시오. 아무리 애를 써도 타이어는 팽팽해지지 않습니다. 자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항상 자아라는 타이어에 공기를 불어넣으려고 합니다. 사람들이 우리를 칭찬하고, 인정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문제는 타이어가 펑크났기 때문에 공기를 계속 넣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결국 우리는 자아의 노예가 되는 것입니다." 마스터의 말을 들으면서 이그나시오는 마음의 짐들이 하나씩 사라져 감을 느꼈다. "마스터, 나의 행동을 이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사업가로서 동기부여를 해온 것도 나의 자아였습니다." "자아가 경제적으로 강력한 동기부여 요인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인생의 성공은 행복할 때 얻어지는 것입니다. 무엇을 원하나요? 목표 달성인가요 아니면 행복인가요?" "둘 다 원합니다." "좋습니다. 이렇게 정리합시다. 우리는 목표를 추구하는 동안 행복하다. 물론 여기서도 자아는 배제되어야 합니다."
"자아를 없앨 수 있나요?" "자아를 없애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우리가 할 일은 그것을 통제하고, 줄이고, 그것이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항상 인식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마음속에 사랑이라는 것을 갖고 있음에도 항상 밖에서 사랑을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오직 명상만이 그것을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명상을 통해 발견한 사랑이라는 고무조각을 가지고 자아라는 타이어의 펑크 부분을 수리해야 합니다. 그러면 더 이상 공기를 불어넣을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마스터는 이그나시오에게 네 번째 씨앗을 건네면서 말했다. "이것을 심으세요. 그리고 그 식물이 무엇인지 알게 되면 찾아오세요."
5. 네 번째 씨앗의 메시지
씨앗은 긴 초록색 잎을 가진 망고나무로 자라났다. 이그나시오는 이번 교훈은 열매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매일 명상을 했다. 명상을 통해 그는 삶에 행복을 얻었고 화를 잘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 어느 날 월간회의에서 임원들이 영업부실의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자 이그나시오는 이렇게 말했다. "서로를 비난하는 대신 각자의 생각을 솔직히 말해봅시다." 그러자 영업담당 임원이 말했다. "문제는 사장님입니다. 우량고객을 독차지한 사장님 때문에 직원들 사기가 말이 아닙니다." 순간 이그나시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멍청이들! 회사를 위기에서 구한 게 누군데 감히 나를 공격해!" 한 바탕 소리친 후, 그는 자아가 자신을 다시 지배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스터를 찾아간 이그나시오는 임원회의에서 일어난 일을 털어놓았다. 마스터가 말했다. "자아를 이기려고 하기 때문에 자아가 행동하는 것입니다. 자아를 이기려는 목표에 자신을 던지지 마십시오. 인생의 목표는 삶의 여정을 즐기는 것입니다. 그런데 내가 준 씨앗에서 무엇이 생겼습니까?" "망고나무였습니다." 마스터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장미꽃이 망고나무에게 말했다. "나는 아름다움과 향기를 인간에게 주기 때문에 내가 최고다." 망고나무가 대답했다. "나는 큰 그늘로 가까이 오는 사람들을 햇빛으로부터 보호한다. 그들이 돌을 던져도 그들에게 사랑이 담긴 과일을 제공한다. 그러나 장미 당신은 사람들이 가까이 오면 날카로운 가시로 찌르지 않는가?"
마스터가 말했다 "이그나시오, 망고나무는 대가를 바라지 않는 봉사에 대한 메시지를 주고 있습니다. 자아는 우리를 항상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대가를 바라지 않는 봉사는 자아를 초월하여, 우리가 타인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가를 발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스터는 이야기를 하나 더 들려주었다.
사람들이 배를 타고 항해를 떠나려 하는데 그 중 한 사람이 드릴로 자신의 의자 밑에 구멍을 내려고 했다. 승객들이 무슨 짓이냐고 소리치자 그 사람은 자기 의자 밑에 구멍을 뚫는데 무슨 상관이냐고 했다. 그때 한 사람이 말했다. "물이 구멍으로 들어오면 당신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가라앉기 때문이오." 이것은 인간 세상에도 마찬가지다. 자기만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의 행동이 인류전체를 물 속으로 가라앉히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봉사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나요?" 이그나시오가 물었다. "봉사는 삶에 대한 태도입니다. 자신을 생각하지 말고 타인을 생각하십시오. 직장이나 가정에서 사람들의 잘못을 꾸짖는 대신 그들의 문제에 공감하고 그들의 발전을 생각하십시오. 모든 인간은 인생의 사명을 갖고 있는데 봉사는 이러한 사명과 일치합니다." "그렇다면 나의 사명은 무엇인가요?" "살아온 환경과 자신의 능력과 적성을 관찰함으로써 사명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당신은 드물게도 명상을 실천하는 비즈니스맨이기 때문에 이것을 주제로 사람들과 의사소통하는 것이 사명이 될 수도 있겠지요. 다시 말해 당신의 사명은 개인적 성장, 명상, 자아통제, 봉사의 씨를 기업체 임원들이나 사업가들에게 뿌리는 것입니다." 이그나시오는 마스터의 권유에 따라 비즈니스맨을 상대로 한 명상 강연에 도전해 보기로 하였다. 두 달 동안에 걸친 철저한 준비와 마스터의 가르침에 힘입어 그의 첫 번째 강연은 대성공을 거두었다. 그리고 마스터에게서 다섯 번째 씨앗을 건네 받았다.
6. 해바라기 씨앗
하루는 마케팅 임원이 정부계약을 따내기 위해 관행대로 공무원에게 뇌물을 줄 것을 제안했다. 이그나시오는 이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계약을 놓칠 수도 없었기 때문에 마스터를 찾아가서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마스터는 다음과 같이 답변하였다.
"인생의 산에 오르는 방법은 다양하다. 위험한 지름길도 있고 느리지만 안전한 길도 있다. 어떤 길을 택할 것인가는 산을 오르는 목적이 무엇이냐에 달렸다. 뇌물을 주고 빨리 올라가려고 하다가 추락하는 것보다는 올라가는 길을 평화롭게 즐기면서 가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다."
이그나시오가 말했다. "뇌물은 도덕적으로 떳떳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으면 회사의 손실이 너무 큽니다." "뇌물을 주더라도 회사에 엄청난 손실이 발생할 것입니다." 마스터가 말했다. "우선, 뇌물을 준 것이 언론에 실린다고 합시다. 이것은 업계에서 당신의 이미지를 결정적으로 손상시킬 것입니다. 운이 나쁘면 감옥에 갈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뇌물을 준다는 것은 회사 전체에 '우리 회사의 가치는 부정과 속임수이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직원들이 뇌물을 받고 저질 원료를 사들이길 바라시나요?" 이그나시오는 마스터의 심오한 윤리적 사고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마스터의 말은 비즈니스와 윤리는 양립할 수 없다고 믿었던 그에게 새로운 발견이었다.
이그나시오는 자신이 안고 있는 또 다른 딜레마를 마스터에게 털어놓았다. 그것은 인원감축을 직원들에게 미리 알려야 할 것인지에 관한 것이었다. 마스터는 대답 대신 이렇게 말했다. "내가 준 씨앗에서 무엇이 자랐나요?" "해바라기입니다." "맞습니다. 우리는 해바라기처럼 항상 빛(절대자)을 지향하면서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모든 도덕적 딜레마에서 우리는 정신의 본질에 가장 가까운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그러나 직원들에게 해고통보를 미리 하면 생산성이 떨어집니다." "운전을 하는데 돌이 날라 와서 엔진오일 통을 손상시켰습니다.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계속 달린다면 얼마 못 가서 엔진은 멈출 것입니다. 그러나 차를 멈추고 엔진오일 통을 수리하면, 자동차는 얼마든지 멀리 갈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 신뢰는 엔진오일 같은 것입니다. 이것이 없으면 마찰과 충돌만 생길 것입니다. 해고대상 직원들을 속이면 당신은 남아있는 직원에게 거짓말, 조작, 이기심 같은 가치만 가르치는 셈이 됩니다. 눈앞에 보이는 생산성을 걱정하느라고 신뢰의 결핍이 가져올 엄청난 비용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지요."
마스터는 말을 계속했다. "처음 네 가지 씨앗은 당신을 영혼과 연결시켰고 당신이 평화와 행복을 느끼도록 해 주었습니다. 이번 해바라기 씨앗은 한 단계 나아가 당신이 각각의 행동에서 삶을 자신의 본질에 통합하는 것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이그나시오, 삶의 가치와 일치하지 않는 결정은 내리지 마십시오. 그리고, 윤리적 삶의 과실을 수확하십시오." 마스터는 상자에서 여섯 번째 씨앗을 꺼내어 이그나시오에게 건네주었다.
7. 균형의 씨앗
이그나시오는 해바라기의 비밀을 삶에 적용하려고 노력했다. 그는 의사결정을 내릴 때 경제적인 측면만 고려하지 않고 윤리와 가치를 먼저 생각하게 되었다. 이그나시오는 강연활동도 계속했다. 그의 강의는 기업체 임원들에게 대단한 인기를 끌었으며, 그는 비즈니스 세계에 영성을 전하는 것이 자신의 삶의 사명임을 자각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그나시오는 할 일에 비해 시간이 항상 부족했다. 기업경영, 강연, 인터뷰, 기고, 가족과의 시간, 비즈니스 미팅 등 모든 일정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게 된 그는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주말에도 나와서 일하곤 했다. 6개월만에 마스터를 방문하면서 이그나시오는 자신이 꼭두각시 인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스터, 나는 사람들에게 평화를 얻기 위해 명상을 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정작 나 자신은 시간이 모자라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마스터는 대답 대신 그에게 물병을 주었다. "이 물병에 물을 채워 나무에 물을 주십시오." 그러나 물병에는 구멍이 있어서 나무에 물을 주기도 전에 물이 모두 새고 말았다. "마스터, 물병이 깨져있습니다. 다른 것은 없습니까?" "모든 인간은 인생이라는 물병을 갖고 있고,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지 자신이 결정합니다. 어떤 사람은 무의미한 일에, 또 어떤 사람은 생존을 위한 활동에 사용합니다. 문제는 시간낭비라는 구멍 때문에 정작 중요한 일에는 쓸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이지요. 그러다 보니 나무에 물을 주기도 전에 물이 다 새버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있습니다. 문제는 할 일은 많은데 시간이 모자란다는 것입니다."
"깨진 물병을 가지고 열 두 시간을 일해도 나무에 물을 줄 수는 없습니다. 일한 시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사용했느냐가 중요합니다." "제가 시간을 낭비했다는 겁니까?" "당신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의해 봅시다. 당신은 현세에서의 삶이 끝날 때 무엇을 얻고 싶습니까?" "비즈니스 세계에 영성을 전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기 자신은 정신 없이 바쁘게 살면서 사람들에게 평화와 행복을 가르칠 수 있습니까?" 이그나시오는 자신이 아직도 배울 것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마스터가 말을 이었다. "제가 지난번에 준 씨앗에서 무엇이 자랐습니까?" "소나무입니다." "소나무의 가지는 대칭입니다. 이것 때문에 나무가 엄청나게 자라더라도 균형을 잡을 수 있습니다. 또한 각각의 가지는 서로 가리지 않기 때문에 태양에너지를 최대한 흡수할 수 있으며, 겨울에는 눈이 쌓이지 않도록 하기 때문에 눈의 무게로 나무가 무너지는 것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소나무의 메시지는 삶의 완벽한 균형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소나무처럼 삶에서 각각 다른 역할을 하는 가지를 갖고 있습니다. 당신은 회사의 경영자이지만 아버지, 남편, 친구, 연설가, 작가이기도 합니다. 인생의 이러한 역할들 간에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그래야 중간에 무너지지 않고 소나무처럼 크게 자랄 수 있습니다." "맞는 얘기이긴 한데, 무엇부터 시작해야 합니까?" "정말 중요한 일에 당신의 시간을 투자하시기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하들을 믿고 권한을 위임해야 합니다."
8. 여섯 번째 씨앗 복습하기
이그나시오는 회사에서 일상적인 과업을 직원들에게 위임하고 보다 중요한 일에 몰두하기 위해 혼자 보내는 시간을 늘렸다. 이것은 쉬운 일은 아니었다. 자신의 의견을 묻지 않고 일련의 의사결정들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서 그는 자신이 더 이상 중요한 존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희생을 요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이런 투자가 보상을 받으리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주말에 그는 더 이상 회사에 나오지 않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숙제 안 한 아이처럼 마음이 불편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편안함을 느꼈다. 그는 아이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는 멋진 경험을 하면서 기쁨과 사랑의 감정을 느꼈다. 몇 달 후 이그나시오는 마지막 씨앗을 받기 위해 마스터를 찾아갔다가 마스터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그동안 정신적으로 마스터에게 많은 것을 의지해 온 그에게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9. 일곱 번째 씨앗
마스터에 대한 고마움과 마지막 가르침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안고 집으로 돌아온 그는 명상에 더욱 몰두하면서 강연활동에 집중하였다. 이것이 마스터가 그에게 준 모든 것에 대해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느 날 밤 강연을 마치고 돌아온 이그나시오는 테이블 위에서 이상한 봉투를 발견하였다. 봉투 안에는 씨앗 몇 개와 편지가 있었다. 그는 편지를 읽기 시작했다.
"이그나시오, 당신이 이 편지를 받을 때면 나는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닙니다. 이제 죽음이 가까이 왔음을 느끼면서 당신에게 마지막 가르침을 전하고자 이 편지를 보냅니다. 일곱 번째 씨앗은 갈대이고 이것은 자유의 씨앗입니다. 갈대는 몸을 수평으로 눕힐 수 있을 정도로 유연하기 때문에 태풍에도 끄덕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유연성은 갈대에게 완전한 자유를 주고 있습니다. 갈대의 몸에서 유일하게 움직이지 않는 부분은 뿌리밖에 없습니다. 갈대의 뿌리는 몸 전체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지탱하는 중심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다른 씨앗과 달리 갈대는 우리에게 많은 지혜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 유연함에 대한 교훈을 줍니다. 우리는 인생에서 변화의 바람에 자신을 적응시켜 나가는 자유를 가져야 합니다. 갈대가 뻣뻣하다면 강한 바람에 부러졌을 겁니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자연도 변하고 신체도 변하고 비즈니스와 문화도 변합니다. 유일하게 변하지 않는 것은 영혼입니다. 물은 얼음이나 수증기처럼 여러 형태로 변화하지만 결국 물은 물입니다. 당신의 영혼도 마찬가지입니다. 갈대같이 행동하고 뻣뻣한 삶을 살지 마십시오. 기꺼이 변하고 유연하게 처신하십시오. 진정한 본질은 결코 변하지 않으며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두 번째는 집착을 버리는 것입니다. 땅 위에서 갈대는 아무 것에도 붙어 있지 않으며, 바람에 저항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뿌리는 튼튼하게 땅에 붙어 있습니다. 우리 인간도 이와 같아야 합니다. 물질적인 것에 집착하지 않아야 합니다. 집착은 가장 중요하면서도 변하지 않는 정신에만 있어야 합니다. 물질의 영역에서 우리는 절대자가 꾸민 연극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각자의 배역이 있지만 모든 것은 진짜가 아닙니다. 이것은 삶이 끝날 때 끝나는 연극이며, 진정한 삶은 연극이 끝날 때 시작됩니다. 우리는 이것을 깨닫고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 즉 내부에 있는 절대자의 작은 조각을 찾아야 합니다. 절대자는 피조물이 자신을 찾음으로써 행복을 경험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명상을 할 때 엄청난 행복과 평화를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순간이 자신의 진정한 본질을 느끼는 순간입니다.
이그나시오, 내가 준 씨앗들을 잘 돌보세요. 그리고 마음속에 심어진 각각의 씨앗들의 지혜를 잘 돌보아 주세요. 삶 속에서 가르침을 실천함으로써 물도 주고 비료도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그 지혜들은 당신 속에서 자라서 크게 꽃을 피울 것입니다. 자신의 소명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에게 정신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자신을 헌신하시기 바랍니다. 당신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있고 나도 항상 당신과 함께 하겠습니다. 당신의 마스터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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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ecret of the Seven Seeds / David Fishman 지음 / John Wiley & Sons / www.bookcosmos.com
저자 데이비드 피쉬맨(David Fischman)은 신문 칼럼니스트이자 작가로 미국 조지아 공대를 졸업하고 보스톤 대학에서 MBA를 취득하였다. 그는 UPC(페루응용과학대학: The Peruvian University of Applied Sciences)를 공동 설립하였으며 현재 미국 및 중남미 국가의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경영 컨설턴트 및 리더십 교육가로 활동하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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