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몸이 되살아나는 장습관 2 - 명의가 알려주는 대장암의 모든 것

hope888 2022. 4. 26. 12:47

1. 명의가 알려주는 대장암의 모든 것

 

대장암 초기에는 대부분 별다른 자각증세를 느끼지 못한다.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지 않은 사람이라면 대장암이 꽤 진행된 상태에서 알게 되기도 한다. 눈에 띄지 않는 장 출혈에 의해 빈혈이 생기기도 하고, 기타 암과 비슷하게 식욕부진이나 체중 감소가 나타나기도 한다. 대장암이 진행된 경우, 배가 아프거나 설사 또는 변비가 생기는 등 배변습관의 변화가 나타난다. 또한 직장출혈 등으로 변에서 피가 보이기도 한다.

우측 대장은 내강(내부 공간)이 크고 변에 비교적 수분이 많아 걸쭉한 액체 상태로 존재한다. 따라서 암이 충분히 커지기 전까지는 대장이 막히는 경우가 드물다. 개인이 느끼지 못할 정도의 배변습관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변비보다는 설사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체중 감소와 식욕부진, 빈혈 등의 증상으로 피곤하고 몸이 약해졌다는 느낌이 든다.

반대로 대장의 좌측으로 갈수록 변의 수분이 줄어들어 변이 농축되고 내강 지름이 좁아지기 때문에 좌측 대장암은 변비와 통증을 동반한다. 잔변감을 느끼고 변 굵기가 감소하는 등 배변습관의 변화가 발생한다. 우측 대장암보다 혈변이 흔하게 나타나며 암이 진행될수록 오줌을 누는 데 불편함을 느낀다. 배변습관의 변화, 혈변 또는 빈혈 등이 있는 경우 대장 내시경을 꼭 받아야 한다.

나는 대장암 전문의로 지난 30년 넘게 수많은 환자들을 치료해 왔다. 이번 파트에서는 의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대장암을 예방하고 조기에 발견하는 방법을 살펴본다.

 

1) 어쩌면 나도 대장암일까?

 

서양에서 가장 많이 발병되는 소화기관 암인 대장암,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다른 소화기관 암보다 치료 성적이 상대적으로 좋다. 또한 암의 전구병변(암으로 이행되는 전단계의 병변)인 샘종성 폴립을 제거하면 암을 예방할 수 있다. 이번 파트에서는 대장암 발생 부위와 원인, 증상, 진단 방법, 치료 방법과 치료 후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큰 범주에서 대장암은 결장과 직장의 점막에 악성 종양이 발생하는 결장암과 직장암을 포함한다. 대부분의 대장암은 대장 점막에서 발생하며, 이외에도 림프 조직에서 발생하는 림프종, 육종, 전이성 병변 등이 있다.

대장암은 결장과 직장에서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에스결장이나 직장에서 발견된다. 부위별 암 발생률을 자세히 살펴보면 상행결장에서 20%, 횡행결장 5%, 하행결장 및 에스결장 32%, 직장에스결장 이행부 10% 그리고 직장이 가장 높은 발생률인 33%.

 

2) 대장암의 원인

 

가장 주목하는 대장암의 원인으로 과도한 동물성 지방 섭취가 있다. 과거 포화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나라에서 대장암 발병 빈도가 높았던 점에 착안해 대장암의 원인에 대한 연구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동물성 지방을 많이 먹으면 체내에 콜레스테롤이 증가하고, 콜레스테롤에서 만들어지는 담즙산이 증가한다. 분비된 답즙이 대장으로 이동하면 장내 세균은 담즙산을 분해하면서 2차 담즙산, 콜레스테롤 대사산물, 독성 있는 대사산물을 생산한다. 결과적으로 이것들이 대장 점막 세포를 손상시켜 발암률(대장암 발생률)을 높인다.

섬유질 부족이나 운동 부족은 발암물질과 장 점막과의 접촉 시간을 늘려준다. 따라서 수분과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대변이 장을 통과하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식품 섭취에 의한 원인 외에는 질병이나 유전적 요인이 있을 수 있다. 염증성 장질환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을 앓고 있는 경우 대장암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 일반인과 비교했을 때 염증성 장질환을 가진 사람은 4~10배 이상 대장암 발병 위험이 높다.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주기적으로 대장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유전적 요인도 영향을 미친다. 대장암이나 대장 선종을 가진 환자의 가족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

대장암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가족 내 유전질환으로는 가족성 용종증과 유전성 비용종증 대장암이 있다. 가족성 용종증은 대장에 수백 개에서 수천 개의 선종이 생기게 되는데, 원인은 APC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밝혀졌다. 성인이 되면 거의 100% 암으로 진행하는 병이다. 유전성 비용종증 대장암은 젊은 나이에 발병하는 질환으로 상염색체에 우성으로 유전된다. 암은 DNA 변이가 지속적으로 일어나면서 발병된다. 유전성 비용종증 대장암은 DNA가 망가졌을 때 이를 고치는 역할을 하는 유전자간 변이된다. 유전성 대장암 환자의 가족들은 유전자 검사와 상담을 통해 관리를 하는 것이 최선이다.

 

3) 저는 대장암 몇 기인가요?

 

대장 내시경으로 대장암을 진단받은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이 병기다. 수술을 하지 않은 환자가 저는 대장암 2기에요' 라고 말하는 것은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하다. 대장암의 병기는 수술 후에 정확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수술 전, 환자에게 알려주는 것은 대략적인 병기다.

대장암 병기는 종양의 침윤도, 주변 림프절의 전이 정도, 간이나 폐 등 원격전이 유무에 따라 결정되며 1, 2, 3, 4기로 구분된다. 대장 벽은 내강으로부터 점막층, 점막하층, 근육층, 장막층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특히 골반하부에 있는 중하부 직장은 장막층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중앙암등록본부 통계에 의하면, 2011년부터 2015년 사이의 대장암 환자의 완치율(5년 생존율)이 평균 76.3%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대장암 치료 수준은 세계적이다. 2018년 의학저널 란셋)에 발표된 연구에서 한국은 대장암 생존 1위 국가로 꼽히기도 했다.

대장암 0기는 종양이 점막층에만 있는 경우로 점막암이라고도 한다. 이 경우, 암인 상태는 아니며 내시경을 통해 점막 내 종양을 절제한다. 대장암 1기는 종양이 점막하층을 침범했거나 근육층에 국한되고 주변 림프절에 전이가 없는 상태다. 이때의 5년 생존율은 대략 90% 이상이다. 대장암 2기는 종양이 장벽 밖으로 나갔으나 림프절에 전이가 없는 상태를 말한다. 5년 생존율은 대략 80% 이상이다. 대장암 3기는 종양이 장벽 내외에 존재하며 원격전이를 제외한 림프절 전이가 있는 경우를 통틀어 말한다. 5년 생존율이 대략 70% 이상으로 보고된다. 대장암 4기는 림프절 전이가 대장에서 장기까지 진행된 상태로 간, , 뼈 등의 원격전이가 있는 경우를 말한다. 5년 생존율은 대략 20% 정도다. 최근에는 원격전이가 있는 대장암 4기로 진단받더라도 간이나 폐로 전이된 병변이 결제 가능한 경우, 생존율이 40% 이상 향상됐다. 따라서 근치적 절제술이 가능한 4기 대장암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수술을 권하고 있다.

 

4) 폴립은 모두 암이 될까?

폴립(용종)이란 대장 점막이 비정상적으로 자란 것으로 장의 안쪽에 돌출된 사마귀 같은 병변을 총칭하는 말이다. 대장 폴립은 육안 형태나 조직검사 소견에 따라서 다양하게 분류된다. 육안으로 목이 있는 경우(유경형)와 목이 없는 경우(무경형)로 구분하며 조직학적으로 크게 신생물성 폴립과 비신생물성 폴립으로 구분한다.

비신생물성 폴립은 과오종성 폴립, 과증식성 폴립, 염증성 폴립 등이 있으며 암으로 발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신생물성 폴립(샘종성 폴립)은 암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조직학적으로 관상형, 융모형, 관상-융모형으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관상형 폴립이 가장 높은 빈도를 보이고 융모형 폴립은 5% 미만으로 빈도가 낮다. 폴립의 크기가 크거나 융모형 폴립인 경우, 암으로 진행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대장 내시경 검사를 통해 폴립이 발견되면 일반적으로 제거하고 조직검사를 한다. 이 결과에 따라 폴립의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있다. 따라서 모든 플립이 암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2. 대장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1) 대변 색이 중요하다.

 

조선시대에는 왕의 대변을 매화, 왕의 변기를 매화틀이라고 했다. 어의는 매화틀에서 왕의 대변 색깔, 모양, 냄새 등을 주로 확인했다고 한다. 대변의 변화는 대장의 이상을 간접적으로 알려주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대변을 살펴보는 습관을 들이게 된다면 보다 빨리 대장의 이상을 발견할 수 있다.

먼저 대변의 색깔을 살펴보자. 정상적인 대변의 색깔은 황색에서 갈색이다. 변 특유의 황색은 소화액인 담즙의 색소(빌리루빈) 때문이다. 빌리루빈은 산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성질이 있다. 산성에서는 오렌지색, 알칼리성에서는 녹갈색이 된다. 장내 산도도 장내 세균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변의 색깔도 황갈색에서 갈색까지 그 차이가 있다.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황색에 가깝고 고기 등 단백질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갈색에 가깝다. 특별한 약을 먹고 있지 않은데 대변이 검게 나온다면 상부 위장관이나 대장, 혹은 소장 출혈이 원인일 수도 있다. 만약 하얀색의 대변을 보았다면, 담즙이 안 나오는 담도 폐쇄인 경우가 있으며 대개 황달이 동반되기도 한다.

변비일 때 검은 빛의 변이 나오는 것은 장 속이 강한 알칼리성이라는 것을 나타내며 이것은 유해균 즉, 부패균이 열심히 활동하며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는 표시다. 변의 색으로 장내 세균의 상태를 알 수 있다. 황색이 강하면 유익균이 우세하고, 갈색이 강하면 부패균이 우세하다고 할 수 있다. 음식물에 따라 색이 변하기는 하지만 황색에서 갈색의 범주 안에 있다면 정상이다. 하지만 변의 색이 흰색이나 빨강색, 검은 타르색이라면 담도 폐쇄나 장출혈 등이 의심되므로 전문의에게 진단받아야 한다.

대변의 상태도 살펴봐야 한다. 설사나 변비가 있는지, 굵기의 변화가 생기는지 말이다. 또한 대변 속에 점액이나 혈액이 묻어나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점액과 함께 고름이나 혈액이 보이면 염증성 장질환이거나 대장암을 의심할 수 있고, 검붉은 대변이 나오거나 혈액이 묻어나오면 꼭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변에서 악취가 나는 경우, 대장암 혹은 궤양일 수 있다. 궤양 부위가 떨어져 나와 냄새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설사와 변비가 반복되는 경우, 장이 거의 막혀 설사 증세로 보일 수도 있고, 심한 경우는 변이 통과하지 못해 변비로 오해할 수도 있다. 잔변감이 있거나 변이 계속 가늘어지는 경우에도 내시경 검사를 추천한다.

 

2) 잠혈 반응 검사

 

육안으로는 대변 내 혈액이 존재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때문에 오래 전부터 면역 화학 반응 검사로 대변 내에 숨어있는 혈액을 찾는 방법이 개발됐고 이 방법이 현재까지도 기본적인 검진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바로 잠혈 반응 검사다. 이 검사의 민감도는 다소 낮지만 비용 대비 효과가 크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1년에 1번 검사를 권하고 있고, 정부에서 검사 비용을 지불하고 있어 무료로 검사받을 수 있다. 요즘에는 기술이 더 발전하여 대변에서 유전자 메틸화 마커를 찾는 검사와 같이 가격이 다소 비싸지만 민감도가 높은 검사들이 개발되고 있다.

미국의 한 보고에 의하면, 잠혈 반응 검사 양성 환자의 74.4%1년에 1번 내시경 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에 방문했고 65.9%가 대장 내시경을 받았다고 한다.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지 않은 환자들 중 절반은 여러 이유로 검사를 회피했다. 실제로 검사 결과 양성으로 확인됐지만 1~2년이 지나고 나서야 내시경 검사를 받기 위해 진료실에 오는 환자분들이 가끔 있다. 그 이유로는 주로 바빠서 또는 검사에 대한 설명과 이해 부족 등이 가장 많았다.

결국, 잠혈 반응 검사 자체만 한다고 해서 조기 진단율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고 이 검사 결과에 대한 충분한 해석과 상담이 추가적으로 꼭 따라와야 한다. 비용이 들더라도 정확한 검사를 진행해야 하고 더불어 검사 결과에 대한 추적과 상담 등이 병행돼야 조기 진단율이 높아질 수 있다.

 

3)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하려면?

 

암은 삶을 뒤흔들 수 있는 무서운 질병이다. 암은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한다. 이 유전자 돌연변이에 초점을 맞춰서 암 발생을 미리 알 수 있는 유전자 정보에 대한 연구가 진행됐다. 일반적으로 암 유전자 검사는 병원에서 검사할 때 사용되는 혈액이나 대변 등에서 유전자를 뽑아서 분석한다.

대변에서 암의 특정 바이오 마커를 확인함으로써 대장암의 조기 진단율을 높이는 기술이 소개돼 국내외에서 실제 시판되고 있다. 메틸화된 DNA를 검출하는 방법으로 DNA 메틸화란 DNA 염기서열의 변화 없이 화학적인 변화에 의해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 유전자의 변형 없이 유전자 특정 부위에 메틸기가 붙어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현상이다. 예를 들어, DNA 메틸화가 암유발 억제 유전자의 특정 부위에 일어나면 결국 암이 발생한다.

최근 한국에서 개발된 진단 방법은 가격이 저렴하고 간편하다.

또한 검사 민감도가 90% 이상으로 기존의 잠혈 반응 검사보다 높은 정확도를 보인다. 향후 기대되는 조기 진단법이다.

 

4) 내시경 검사

 

대장 내시경은 환자 항문으로 튜브를 삽입해 기구 끝에 달린 확대 카메라 렌즈로 대장 점막을 샅샅이 보는 검사다. 대장암의 전구병변인 폴립 제거와 대장암이나 기타 대장질환의 진단 및 치료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검사를 통해 이상이 발견되면 조직검사를 하고 종양 제거나 지혈도 가능하다. 특히 이 검사는 2가지 과정을 잘 이해해야 한다.

첫 번째, 대장 안에 변이 많이 있기 때문에 검사 전에 장 정결 처치를 해야만 대장 안을 잘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장 청소 약을 검사 전날 복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장 청결이 잘 안 되면 검사가 정확히 안 되고 심지어 다시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두 번째, 쭈그러진 대장에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공기를 주입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검사를 받는 사람은 불편감과 복통이 있을 수 있다. 대장 굴곡이 아주 심한 사람이 아니라면 숙련된 전문의가 진행하는 경우 힘들지 않게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수면 내시경을 통해 전혀 통증 없이 검사받을 수도 있다.

최근 증가하는 한국인의 장질환 중 게실은 내시경으로 보면 장점막에 구멍이 나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 모양이 마치 싱크홀 같다. 이 구멍으로 변이 빠져서 염증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어 비교적 쉽게 진단이 된다. 하지만 게실이 보인다고 해서 모두 염증이 있는 것은 아니다. 염증 때문에 장 점막에 발적과 반점이 보이기도 한다.

특히 장 점막이 매끈하지 않고 울퉁불퉁해 움푹 파이는 궤양도 관찰되는 경우에는 염증성 장질환의 가능성이 크며 조직검사가 필요하다. (김남규 / 몸이 되살아나는 장습관/ 매일경제신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