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몸이 되살아나는 장습관 4- 건강한 장을 만드는 식사

hope888 2022. 4. 28. 12:23

우리가 밥을 먹고, 음식을 선택하는 이유는 뭘까? 배가 고파서 혹은 정해진 식사 시간이 되어서 또는 맛있어 보이는 음식이나 맛있었던 음식을 보아서, 습관적으로 먹는 등 이유는 다양하다. 음식의 종류도 가공한 음식, 자연 그대로의 음식, 익힌 것, 날것, 인공 감미료가 첨가된 음식, 발효 음식, 고염도 음식, 매운 음식, 기름진 음식 등 다양하다. 프랑스 미식가 브리야 사바랭은 당신이 먹는 음식을 알려주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줄 수 있다"고 했다. 이렇듯 우

리가 먹은 음식은 내 몸에 그대로 나타나게 된다. 그렇다면 건강한 장을 위해서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할까?

먼저, 다양한 문화권의 식사를 살펴보자. 무슬림은 할랄푸드로 인증된 식품을 조리에 사용한다. 무슬림은 아브라함을 조상이라고 믿기 때문에 구약 성경에 나오는 음식 규정을 철저히 지킨다. 예를 들면 되새김을 안 하는 돼지 등의 고기는 먹지 않으며 비늘이 없는 생선이나 갑각류 등의 음식도 먹지 않는다. 또한 구약에서 피는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도살 시 완전히 피를 빼고 고기를 먹어야 한다.

유대인의 종교적 음식인 코셔푸드는 무슬림의 할랄푸드와 돼지 고기를 먹지 않는 등 비슷한 점이 있다. 하지만 코셔 인증을 받은 소에서 나온 우유, 그 소의 위에 있는 레닛만을 이용한 치즈 등 깐깐한 인증 과정이 필요한 음식이다. 빵을 만들 때도 우유나 유지류를 사용하는 것보다 밀가루, 소금, 물로만 만든 베이글이 유대인의 주식인 것도 이 때문이다. 이렇게 엄격한 가이드라인과 인증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식품이기 때문에 마돈나나 저커버그와 같은 유명인사들이 건강을 위해서 선호하기도 한다.

우리 몸은 음식을 통해 생활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다. 장을 통해 흡수된 영양분은 우리 몸에 에너지를 공급하고 몸을 구성하고 유지하는 데 사용된다. 하지만 하루에 필요한 칼로리보다 지나치게 많이 먹거나 에너지 소모가 안 되면 남은 칼로리는 지방으로 축적된다. 비만은 장 운동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세포를 노화시키는 활성산소와 최종 당화산물을 만들어낸다. 또한 장내 유해균을 증식시켜 장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렇듯 음식은 장 건강에 영향을 준다. 장내 유익균이 적고 유해균이 많아지면 장운동과 소화 배변 기능이 나빠지고, 면역체계가 무너진다.

최근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지중해식 식단이 우울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장 건강이 영향을 주는 범위가 다양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건강한 장은 우리가 먹는 음식, 습관, 시간, 정신 상태, 장내 세균, 장내 면역체계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장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은 삶의 질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데 필수 조건이다.

지난 수십 년간 전 세계 많은 연구를 통해 음식과 영양소 섭취가 대장암과 관련 있음이 밝혀졌다. 예를 들면 칼슘, 섬유질, 우유, 곡물 등은 대장암 위험을 낮추고 붉은 고기와 가공육은 대장암 발병과 관련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칼슘은 대장암 발생 위험을 낮춰준다. 칼슘이 담즙산, 지방산과 결합해서 담즙산이나 지방산이 대장 내막에 유해하게 작용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또한 악성 세포의 증식을 막는다. 일상에서 칼슘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칼슘은 우유 및 유제품, 뼈째 먹는 생선에 많이 들어있고 푸른 채소에도 소량 포함돼 있다. 비타민 D는 칼슘의 흡수를 돕기 때문에 부족하지 않게 섭취해야 한다. 햇빛에 20분 정도 피부를 노출하면 비타민D 결핍은 해결할 수 있다.

오늘날 장 건강을 위한 대표적인 요리로 지중해식과 일식을 꼽을 수 있다. 그렇다면 지중해식 일식이 장 건강에 왜 좋은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1. 지중해식

 

지중해식은 지중해 주변 국가인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모로코의 식단으로 2010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이 지역 사람들은 대부분 오래 살 뿐만 아니라 심혈관 질환과 대장암 발병률이 낮았다. 지중해식 식단이 염증, 인슐린 저항성, 체질량지수를 감소시켜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중해식의 특징은 식물성 식품, 올리브 오일이 많이 들어가고 유제품, 싱싱한 등푸른 생선, 다양한 채소, 닭고기 등을 많이 사용한다는 점이다. 또한 동물성 식품은 일주일 2, 붉은색 고기는 한 달에 3~4번 정도 먹으며 식단에는 한 잔의 와인이 포함된다.

특히 올리브의 폴리페놀, 적포도주의 레스베라트롤, 토마토의 리코펜 등이 대장암 발생을 막는다고 알려져 있다. 지중해 식단에 많이 쓰이는 또 다른 재료로 토마토가 있다. 토마토에는 카로티노이드, 리코펜 등이 많이 함유돼 있어 항암 효과가 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요즘 심심치 않게 식당에서 지중해 음식을 볼 수 있다.

 

2. 일식

 

일식 역시 프랑스 요리, 지중해 요리, 멕시코 요리에 이어 2013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일식은 육지와 바다에서 나오는 다양한 식재료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며, 제철 음식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뿐만 아니라 음식의 외형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눈으로 한 번 입으로 한 번 먹는 음식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일식이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그러나 일식의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모든 일식이 건강식은 아니다. 일식 중 특히 겐로쿠(1688-1704) 시대 이전의 일본 전통식이 가장 건강에 좋다고 평가된다. 그 이유는 곡류와 채소 및 도정되지 않은 통곡물이 식단의 중심을 이루기 때문이다. 메이지(1868~1867) 시대 이후 일식은 육류, 유제품, 마요네즈 등의 음식을 받아들이면서 서구화 되었다.

일식의 식재료는 지리적, 종교적 영향을 많이 받았다. 불교의 영향으로 네 발 달린 짐승의 고기는 먹지 않고,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생선 및 어패류를 이용한 요리가 발달했다. 일식으로 가장 유명한 것은 역시 초밥(스시)이다. 이외에도 일본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고추냉이(와사비)를 활용한 음식, 메밀소바, 낫토, 간장, 미소된장국 등이 있다.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많이 사용하는 우리나라 음식과 달리 일본 음식은 간장을 많이 사용하고 매운 향신료를 거의 사용

하지 않는다.

일본의 대표적인 발효식품인 된장 미소는 대두를 발효한 것으로 식이섬유, 이소플라빈, 사포닌이 풍부해 대장암 예방에 효과적이다. 또한 일본 된장국에는 바위소금이나 천일염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여기에도 대장암 예방에 좋은 미네랄, 칼슘, 마그네슘 등의 성분이 들어있다.

일본서기에는 신선한 생선을 날것으로 먹는 방법이 기록돼 있다. 지금의 회(사시미)나 초밥의 원조를 알 수 있는 기록이다. 참고로 날 생선은 대장암 발병을 낮춘다고 알려져 있는 반면, 말린 생선이나 소금에 절인 생선은 위암 발생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초밥의 형태는 처음과 많이 다르다. 초기 초밥은 절인 생선과 밥을 함께 삭힌 나레즈시다. 이는 더운 환경에서 생선을 상하지 않게 보관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우리가 지금 떠 올리는 초밥의 모양은 무로마치 시대 이후에 발달했다. 오사카와 간사이 지방에서 바쁘게 식사를 해결해야 하는 노동자들에게 판매하던 하코즈시(밥 위에 생선 토막을 올려 눌러서 모양을 만든 것)가 지금의 초밥 형태라고 할 수 있다. 1820년대 이후 동경에서 소금과 식초로 조미한 밥에 신선하고 해산물을 올린 니기리즈시(현재의 초밥)가 등장했다.

 

3. 한식

 

우리의 한국 전통식 역시 건강에 좋은 식단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한국 전통식은 주식과 부식이 뚜렷하게 구분돼 있다. 또한 다양한 식재료를 사용하는 만큼 다양한 조리법이 발달했다. 저장 발효식품으로 김치, 젓갈류, 장류 등이 있고, 이것들은 한국의 대표 음식이다. 또한 음식의 맛과 색을 내기 위해 다양한 양념이 개발됐고, 결과적으로 한식은 화려한 외관과 감칠맛이 특징이다.

한국인의 주식은 쌀이다. 쌀은 100g348kcal로 벼의 도정 정도에 따라 식이섬유 함량에 차이가 있다. 현미는 백미보다 식이섬유가 많아 식감이 거칠고 소화가 잘 안 된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현미에 있는 식이섬유인 헤미셀룰로오스는 체내 콜레스테롤을 낮춰준다. 또한 현미에는 백미에 비해 3배 정도 높은 무기질이 함유돼 있고 인, 칼륨, 칼슘, 마그네슘, 나트륨, 철분 등이 많이 들어있다.

2016년 국립암센터 발표 자료에 의하면, 한국의 전통음식은 대장암의 위험을 60% 감소시킨다는 역학 보고가 있다. 서구식 식사보다 한국식 식단이 대장암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결과였다. 한국의 전통음식은 채소 뿌리, 해조류, 생선, , 버섯류, 된장, 간장, 고추장 등을 이용한다. 반면, 서구식 식사는 적색육, 가공육, 탄수화물, 기름, 설탕 등을 이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고탄수화물과 가공육보다 여러 식재료를 각종 장으로 조리한 한국 전통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장수하는 한국인들에게는 공통된 식습관이 있다. 먼저, 채소, 두부, 해조류 등을 많이 먹는다는 것이다. 또한 쌀밥을 주식으로 하고 다양한 김치, 나물류 등의 채소와 더불어 청국장, 된장국 등의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사를 한다. 이런 식단들은 대두 발효식품, 채소 발효식품, 비타민 B2가 풍부한 해조류를 포함한다.

안타까운 사실은 빠른 경제 성장과 함께 서양의 식문화가 물밀듯이 들어왔다는 것이다. 그 결과, 한국인의 장질환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많은 직장인들이 전통식보다는 간편한 패스트푸드와 기름진 음식을 즐겨 먹는다. 간편한 식사가 장 건강을 망치고 있다. 어떤 식사를 하느냐에 따라 장 건강이 좌우되기 때문에 식생활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다. 다음 장에서 올바른 식사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김남규 / 몸이 되살아나는 장습관/ 매일경제신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