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몸이 되살아나는 장습관 6 -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이유(뚱보균)

hope888 2022. 5. 2. 08:00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이유(똥보균)

 

비만은 여러 대사 질환을 유발하는 것 외에도 각종 암의 발병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먼저, 세브란스 가정의학과 이지원 교수의 연구를 소개하고자 한다. 세브란스에 내원한 대장암 환자 497명과 같은 기간 검진센터에 내원한 건강한 성인 318명을 비교했을 때 대장암 환자의 복부 내장지방 면적이 크게 나타났고, 내장지방의 양이 많을수록 대장암 발생이 증가했다.

분당 서울대병원 소화기 내과 이동호 교수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해 비만과 대장암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408.931 명을 대상으로 2013년까지 9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5,108명의 대장암 환자가 발생했다. 저체중인 여성(BMI 18.5 이하)은 대장암의 위험이 낮았던 반면 비만인 남성(BMI 25 이상)은 위험이 높았다. 대장암의 위험인자로 높은 체질량지수, 당뇨병, 고혈압 등이 발견됐는데, 고도비만(BMI 30이상)인 경우 젊어도 대장암의 위험도는

높다. 또한, 비만이 아닌 남자도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대장암의 위험도가 올라가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 연구는 한국인 대상으로 비만과 대장암이 연관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 뚱보균 때문이다

 

장내 세균은 다방면으로 체내 대사에 영향을 준다. 이는 일반 쥐와 무균 쥐의 비교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무균 쥐는 일반 쥐보다 약 30% 정도의 열량을 더 먹지만, 체지방량 수준은 약 40% 수준으로 낮은 상태였다. 또한 일반 쥐의 장내 미생물을 무균 쥐에 이식했을 때, 체지방량이 60% 이상 올랐고 인슐린 저항성도 증가했다. 이뿐만 아니라 장내에서 다당류 탄수화물을 소화하면서 장에서 에너지를 더 많이 흡수했다. 또한 근육 및 지방조직에서 지방세포에너지원으로 사용할 때 작용하는 지단백질 리파아제의 활성을 억제해 체내 지방이 분해되는 것을 막았다. 세포 내 에너지 상태를 감지하는 '에너지 센서'로 알려져 있는 효소인 AMPK의 활성을 저해시키도 한다. 일반적으로 식사량이 부족할 때 활성화되는 AMPK는 지방의 분해를 촉진하여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미생물에 의해 AMPK가 억제되면 인슐린 분비가 저하되고, 콜레스테롤과 중성 지방 합성을 유도한다. 이 연구를 통해 장내 세균이 비만과 관련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또한 이 세균들은 장내 호르몬을 조절하기도 한다.

세브란스 가정의학과 이지원 교수팀이 과체중인 사람 43명을 대상으로 12주간 유산균을 복용하게 한 결과 복용군에서 복부 내장지방, 복부 피하지방, 체중 감소 등이 관찰됐다. 또 다른 흥미로운 연구 중 하나는 산모가 출산 4주 전부터 수유 기간 6개월간 유산균을 복용했을 때, 향후 10년 후 자녀의 비만예방에 도움 된다는 보고가 있다.

2006년 미국 워싱턴대학교 제프리 고든 박사의 무균 쥐 실험도 장내 미생물과 비만의 관계를 뒷받침해준다. 고든 박사는 무균 쥐에게 뚱뚱한 쥐와 마른 쥐의 대변을 각각 주입해 관찰했다. 같은 양의 먹이를 먹어도 뚱뚱한 쥐의 대변이 주입된 쥐의 체중은 마른 쥐의 대변이 주입된 쥐보다 2배나 늘었다. 장내 미생물이 소화와 흡수를 도울 뿐 아니라 비만에도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연구 결과는 저명한 학술지 <네이처>에 실려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장내 미생물총에 대한 연구가 봇물 터지듯 쏟아졌고 지금까지 미생물이 비만, 당뇨와 같은 대사 질환은 물론 아토피, 류마티스 관절염 같은 면역 질환, 우울증, 자폐증과 같은 정신 질환,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계 질환, , 골다공증, 노화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세계적인 과학 저널 <사이언스>는 장내 미생물총이 암, 당뇨, 비만과 관련 있다는 사실을 201310대 과학뉴스로 꼽기도 했다.

그 후 제프리 고든 박사는 후속 연구로 쌍둥이의 미생물 균총을 무균 쥐에게 이식하는 실험을 했다. 두 쥐의 먹이는 같았지만 쌍둥이 중 뚱뚱한 쪽의 미생물 균총을 이식받은 쥐는 뚱뚱해지고 마른사람의 미생물 균총을 이식받은 쥐는 날씬해졌다. 이 후속 연구를 통해 미생물 균총이 비만과 밀접하게 관련 있다는 사실이 더욱 공고해졌다. 미생물 균총은 게놈Genome 으로도 설명 안 되는 질병의 수수께끼를 풀어줄 열쇠로 기대되면서, '2의 게놈'이라고 불린다.

장내 세균 중에 뚱보균이 많아지면 에너지 대사에 영향을 주어 비만이 될 수 있다. 또한 높은 에너지 섭취와 인슐린 저항성, 운동하지 않는 습관 등은 쉽게 비만을 초래하고 나아가 심혈관계 질환, 당뇨, 암 등의 질환에 걸릴 확률을 높인다. 반면, 운동을 많이 하고 통밀, 과일,야채, 콩 그리고 발효식품 등을 섭취하는 건강한 식생활은 장내 세균총의 비율을 건강하게 만들고 유전자에 우호적 영향을 준다. 건강한 식단과 생활습관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올바른 식단 조절과 습관은 장 운동을 활발하게 해주고, 장내 세균총의 유익균을 증가시켜 체중을 줄이고 비만을 예방한다. 건강한 장은 올바른 식생활과 장내 세균총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이 장내 면역 불균형을 초래하고 질병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굶지 않고 적정한 칼로리를 섭취하면서 운동을 병행한다면 건강한 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고칼로리 음식, 야식, 패스트푸드, 단 음식 등은 음식 자체의 질이 낮을뿐더러 칼로리가 높아 다이어트의 적이다. 아울러 액상과당이 다량 들어있는 음식은 고칼로리 음식을 부른다. 이는 다이어트 실패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김남규 / 몸이 되살아나는 장습관/ 매일경제신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