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좋은 직업

hope888 2014. 9. 22. 14:20

좋은 직업

 나에게는 아주 친한 친구 둘이 있었다. 고교 시절에 우리 3총사가 아주 친하고 재미있게 지냈기 때문에 다른 친구들이 모두 부러워했다.

 고교를 졸업하고 각기 다른 대학으로 진학하여 서로 떨어져 살다 보니 우리 3총사의 사이가 조금 뜸해졌다. 그러다가 20여 년이 지난 어느 날 오랜만에 세 사람은 다시 만나서 술자리를 만들게 되었다. 의사, 검사, 교사 - 이렇게 옛날의 3총사는 직업이 다 달랐다.

 교사인 내가 검사 친구에게 그의 출세를 축하하고 부럽다는 투로 말을 건넸다. 그랬더니 그 검사 친구가 말을 했다. 자기는 자기의 직업인 검사에 대해서 처음에는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근무하며 살았으나 이제 불혹의 나이가 되어 뒤돌아 보니 자기의 직업에 대하여 회의를 느낀다고 했다. 이 세상이 하도 어수선하다 보니 자기가 기소하였던 죄인들이 복역을 마치고 나와서는 자기 집으로 협박전화를 해 오기도 하고 가족들에게 까지 해를 입히려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으니 우선은 불안해서 못 살겠고 자식들을 보호하며 키우기가 너무나 어렵다는 푸념이었다. 또한, 자기는 검찰청에 출근해서는 퇴근할 때까지 항상 인상을 쓰며 험한 얼굴로 범죄 피의자들과 씨름을 해야 하는 직업이라서 자기의 별명이 「....했지?」 라는 말이 되어 버렸노라고도 했다.

  덧붙여서 자기는 교사인 내가 제일 부럽다고 자기와 직업을 바꾸자고 까지 하였다. 순진무구한 애들을 가르치는 신성한 직업에 대해서 자기도 할 수 만 있다면 하고 싶다고 솔직히 말했다. 그래서 나는 이번에는 의사 친구에게 돈을 많이 벌고, 사람들로 부터 인정을 받으니 좋겠다고 했더니 그 의사 친구가 말하기를 자기는 매일 만나는 사람들이 온통 얼굴을 찡그리며 살려 달라고 애원하는 환자들뿐으로 죽음의 늪을 방황하는 사람들을 대하며 지저분한 곳들을 보면서, 만지고, 째고, 꿰매는 일을 하는 통에 술을 가까이 하지 않을 수 없는 고약한 직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검사 친구와 마찬가지로 교직인 나의 직업을 무척이나 부러워했다.

그런데 나는 두 친구가 부러워하는 교직에 몸을 담고 있으면서도 나의 직업에 대해서 불만이 많으니 어찌할 것인가? 사회에서 알아주지도 않고 봉급도 적고 고되고 매력도 별로 없는 직업이지만 우리나라의 기둥들을 다듬어 나간다는 긍지와 자부심 하나만으로 버텨가는 나는, 교직이라는 직업을 매력이 철철 넘친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는데 말이다.

  그러나 이 세상에 자기의 마음에 맞는 좋은 직업이 어디 있겠는가? 누구든지 남이 가지고 있는 떡이 자기 것보다 더 크게 보인다고 하지 않는가?

어디서든지, 어떤 직업이든지 자기의 직업에 만족을 찾고 자기의 위치를 굳건하게 지키며 성실하게 살아가는 태도가 현명한 일이 아닐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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