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양큰엉곶은 평지가 아닌 협곡이 있는 숲을 뜻하며 크게 달구지길과 숲길 탐방로로 나뉘어져 있다. 옛것을 토대로 소와 말이 달구지를 끌고가는 모습도 직접 볼 수 있으며 현대에 맞게 동화속 ‘숲속의 작은 마을’을 재구현하였다. 요정들이 공존할 것만 같은 숲으로 매우 아름답다. 달구지길에는 아이들이 쉽게 갈 수 있는 평탄한 곳으로 아이들과 함께 부모들이 많이 찾는 길이다. 쉴 수 있는 의자 등이 잘 구비되어 있고 야외 학습장과 숲속의 기찻길도 만들어져서 사진을 찍기 좋은 곳이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숲속의 옹달샘도 있다. 길에서 만난 송아지는 매우 순해서 아이도 만지기도 했는데, 커다란 두 눈을 끔벅거리며 가만히 있는 모습을 보았다. 유모차에 있던 아이는 송아지가 유모차 안으로 머리를 들이대니 무서워서 발로 차려는 모습을 주변 사람들이 함빡 웃었다.
사실 산양리는 행정구역상에는 없는 마을이다. 한경면 청수리와 낙천리에 속해 있는 400여 주민들이 더 똘똘 뭉쳐 이 곶자왈을 복원시킨 것도 마을 이름을 되찾고 싶은 간절함에서 비롯됐다. 귀농한 젊은 청년의 반짝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고향사랑이 마을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그 힘이 이젠 마을을 살고 싶은 곳으로 변신시켰다. 그리고 그 중심엔 이 곶자왈이 있다.
숲길 탐방로에 갈 때에 나는 지팡이가 큰 도움이 되었다. 아이들이 가기에는 조금 어렵다. 아내는 지팡이 없이도 다녀왔다.
열대 북방한계와 한대 남방한계의 다양한 식물들이 함께 살아가는 제주의 독특한 숲으로 안에는 싱크홀, 옛 생활터전으로 추정되는 터 등 흔하게 볼 수 없는 자연의 모습과, 가끔 노루와 같은 야생동물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등 자연친화적인 모습을 생생하게 발견할 수 있다. 나무가 우거져 맑은 공기를 느낄 수 있는 숲길은 약 3.5km로 이어져 있다.
무엇보다 이 숲길의 장점은 유모차와 휠체어도 다닐 수 있는, 누구나 다 편하게 걷는 무장애길이라는 점이다. 메인 산책길 중간 중간에는 오롯이 나와 마주하는 호젓한 숲길로도 통한다. ‘자연과 가까울수록 병은 없어지고 자연과 멀수록 병은 가까워진다’는 탐방로 입구 괴테의 팻말처럼 치유의 숲이다.
숲길 바닥은 야자수 멍석이 깔려 있어 걷기도 편하다. 소들과 말들이 먹던 봉천수 ‘엉알물’은 물론, 4.3사건 당시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이 생계용 수단으로 생산했던 숯가마터와 마을주민들이 피신했던 궤(동굴)도 볼 수 있어 산양리 마을과 제주의 아픈 역사도 엿볼 수 있다.
큰엉곳에서 서생하는 식물은 산뽕나무, 빌레나무, 닥나무, 밤일엽, 돌토끼고사리, 산수국, 담팔수, 푸조나무 등이다.
1. 걸음을 멈추게 하는 난초 무리들
이곳에는 다양한 난초들이 서식하는데, 온대 지방에 자라는 난과식물 중에 대형에 속하면서 꽃이 매우 화려한 새우란 무리들이 대표적이다. 또한 섬사철란, 붉은사철란, 옥잠난초, 약난초, 보춘화 등이 울창한 숲의 땅위에 드문드문 자라고 있고, 양지바른 곳에는 타래난초도 볼 수도 있다.
2. 궤(굴)
동굴 입구는 서향으로 트여 있다. 동굴의 총 길이는 현재 육안으로 확인되는 규모보다는
훨씬 길어질 것으로 추정되나, 동굴 내 유적이 형성된 규모는 길이 520㎝, 너비 304㎝, 높이 151㎝ 정도이다.
유물의 종류와 사용 시기는 적갈색 경질토기편(제주도 철기시대-탐라시대 전기), 도자기편(조선시대 후기), 옹기편(근현대시대)으로 확인되고, 제주 4·3사건 당시에 마을 주민들이 피신했던 동굴로 전해지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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