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수시로 다른 사람을 해부한다. 하지만 더 자주 무정하게 나 자신을 해부한다. - 루쉰
세상 사람들은 루쉰을 비평가로 분류한다. 당시에 사회 분위기, 인성의 추악함, 세상의 험악함에 대해서 그가 쓴 글의 관점이 지극히 신랄하고 강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루쉰의 신랄한 비판은 사회에 대한 절망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깊이 있는 반성에서 나왔다.
어떤 사람들은 루쉰이 중국인을 극단적으로 평가했다고 손가락질하지만 사실 루쉰이 가장 극단적으로 평가한 이는 바로 루쉰 자신이었다. 그는 한평생 구시대의 관념과 논쟁을 벌이며 반드시 자신의 관점을 바르게 세운 뒤에 시대의 조류를 좋았다. 그가 자신을 깊이 반성하지 않았으면 사회를 비판하는 글을 못 썼을 것이다. 따라서 루쉰은 비평가인 동시에 자아비판의 대가이기도 하다.
비판은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말이다. 비판은 대부분 다른 사람을 향해 있어서 다른 사람에게 할 땐 입을 열고 줄줄이 말하지만 자신에게 할 땐 선뜻 입을 못 뗀다. 자아비판은 자신을 바르게 알고 싶을 때 스스로를 낱낱이 파헤치고 정확하게 볼 수 있는 수단이다. 시의 적절하게 자아비판을 하지 않으면 자의식이 제멋대로 커져 자신이 항상 옳다는 거만한 태도를 갖게 될 뿐더러 거만한 태도의 부추김에 다른 사람의 비판도 못 받아들이게 된다.
류샤오치(중국의 정치가, 마오쩌둥에 이어 국가 주석이 되었다.)는 63세 생일 때 감명 깊은 시를 썼다.
"한밤중에 나 자신을 반성하니 부끄럽고 후회스러워 잘못을 감추기 어렵구나. 그래도 용기 내어 잘못을 바로잡고 다시 전진하려고 하니, 영혼의 깊은 곳에서 스스로 찾아야 가능하겠구나."
류샤오치 같은 나이 든 혁명가도 진지하게 자신을 비판했다. 그런데 왜 요즘 사람들은 자신을 엄격하게 파헤치고 생각의 때를 씻어 내려 하지 않을까?
비판은 '맛'이 쓸수록 효과가 좋은 약이다. 사람은 의식적으로 수시로 자신을 비판해야 하며 자신에 대해서 침묵할 필요가 없다. 침묵이 반드시 금은 아니다.
1. 수시로 자신을 반성하자
춘추시대 때 송나라 사람인 사마경은 공자를 스승으로 모신 뒤에 유가의 학설을 굳게 믿었다. 어느 날 그가 어떤 사람이 어질고 덕이 있는 사람인지 묻자 공자가 대답했다.
"어질고 덕이 있는 사람은 사람됨이 돈독하고 경솔하게 말하지 않고 말을 삼간다."
사마경은 이해가 되지 않아 다시 물었다.
"사람이 돈독하고 경솔하게 말하지 않고 말을 삼가면 왜 어질고 덕이 있는 겁니까?"
공자가 풀어서 설명했다.
"일을 진지하게 하는 사람이 생각하지 않고 경솔하게 말하겠느냐?"
사마경이 다시 공자에게 물었다.
"군자는 어떤 사람입니까?"
공자가 말했다.
“군자는 걱정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다."
사마경은 여전히 이해가 안 되었다.
"걱정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으면 왜 군자입니까?"
공자가 말했다.
"군자는 수시로 자신을 반성하고 일을 정정당당하게 처리해서 창피한 것이 없느니라. 그래서 두려운 것도 걱정할 것도 없는 것이다."
사마경은 마침내 공자의 말을 이해했다.
공자는 사마경의 성격이 급한 것을 알고 천천히 이해시켰다. 공자가 사마경에게 전하고 싶었던 것은 군자가 되려면 수시로 자신을 반성하여 급한 성격을 고치고 말을 신중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경》에 “말하는 사람은 죄가 없고, 듣는 사람이 경계로 삼으면 된다."라는 말이 나온다. 비판을 듣는 사람은 선의를 갖고 다른 사람의 비판을 받아들여야 한다. 비판은 결코 폄하가 아니다. 비판의 내용을 인정하건 안 하건 간에 모든 비판은 충분히 생각할 가치가 있다.
스스로 자신을 비판할 때에는 “말하는 사람은 자신을 반성하고, 듣는 사람은 경계로 삼는다."라는 말로 적용하면 더 큰 효과가 생긴다. 스스로를 비판하면 자신이 깊게 숨겼거나 일부러 잊어서 다른 사람들이 미처 못 봤던 자신의 결점까지도 발견할 수 있다. 결점을 발견하기만 한다고 해서 위기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반성을 통해서 결점을 없애지 않으면 장차 결점이 위협으로 돌아오게 된다.
스스로 자신을 비판하면 아는 바를 모두 남김없이 말할 수 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아름답고 위대한 점만 보이고 싶어서 종종 자신마저 속인다. 하지만 자아비판은 생각을 통해서 혼자 하는 것이라서 감추거나 거짓된 가면을 쓸 필요가 없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숨김없이 영혼의 문제점을 살펴 치료할 수 있다.
《여씨춘추呂氏春秋》 <진수盡數>에 “流水不腐, 戶樞不囊, 動也(류수불부, 호추부두, 동야)."라는 말이 나온다. "흐르는 물은 악취가 안 나고 수시 여닫는 문은 부식하지 않는다. 움직이는 사물이기 때문이다."라는 뜻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라서 수시로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은 흐르는 물처럼 시종일관 깨끗하고 소리 없이 여닫히는 문지도리처럼 기능이 잘 유지된다.
삶은 끊임없이 자아를 발견하는 과정이다. 발전 없이 조용하게 사는 것보다 내면의 불꽃을 밝혀 루쉰처럼 자신을 관찰하고 비판하며 살아가자.
그러다 보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전망하는 사람으로 변해 있을 것이다. (장샤오헝·한쿤 / 『인생의 품격』 / 글담출판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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